“딱, 천원만 더” 알바생들 최저임금 인상 요구

2010.06.22 18:00 입력 2010.06.22 18:28 수정

결정시한 앞두고 잇단 집회

노동 - 경영계간 990원 차이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시한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노동계와 경영계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노동계가 최저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기로 하면서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b>“10원도 인상이냐”</b> 청년유니온, 21세기한국대학생연합 회원들이 22일 서울 대학로에서 최저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김영민 기자 viola@kyunghyang.com

“10원도 인상이냐” 청년유니온, 21세기한국대학생연합 회원들이 22일 서울 대학로에서 최저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김영민 기자 viola@kyunghyang.com

22일 최저임금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8일 열린 제5차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노동계와 경영계는 내년도 최저임금으로 각각 5110원과 4120원을 제시했다. 이는 당초 양측이 각각 주장하던 26% 인상안(5180원)과 동결안(4110원)에서 거의 변화되지 않은 것이다.

양측은 전혀 다른 논리를 내세우며 서로 물러서지 않고 있다.

경영계는 2000년부터 올해까지 최저임금 평균 인상률이 9.5%로, 같은 기간 물가상승률(3.1%)과 명목임금상승률(5.9%)보다 지나치게 높았다며 이번에는 많이 올리면 안된다는 입장이다. 경영계는 당초 중소영세 사업주들의 부담과 고용창출에 미칠 악영향 등을 내세워 동결안을 고수하다 막판에야 0.2% 인상안을 제시했다.

“딱, 천원만 더” 알바생들 최저임금 인상 요구

반면 노동계는 최저임금을 전체 평균 급여의 절반 수준으로는 끌어올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2008년 우리나라의 평균 임금 대비 최저임금의 비율은 32%로 OECD 21개 회원국 가운데 17위에 그쳤다. 노동계는 지난해 글로벌 경제위기로 인해 물가상승률에 못미치는 2.75%만 인상한 만큼 경기회복세가 두드러진 올해는 대폭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사·공익위원 각 9명씩 27명으로 구성된 최저임금위는 오는 25일과 28일 두차례 더 전원회의를 개최해 막판 이견 조율에 나설 예정이다. 노사가 전원회의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공익위원이 제시한 절충안을 놓고 투표로 최저임금을 결정하게 된다. 내년도 최저임금위의 의결 시한은 오는 29일이다.

노동계와 시민사회단체는 최저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이며 경영계를 압박하고 있다.

청년유니온과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 등 대학생 단체들은 이날 오후 대학로에서 ‘딱, 천원만 더! 알바생들의 최저임금인상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최저임금 현실화를 요구했다. 이들은 “대다수의 대학생들이 등록금 마련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데 현재의 최저임금은 이들에게 턱없이 부족하다. 대학생 알바들의 최저임금 노동은 눈물겨운 수준”이라며 “경영계는 면피용에 불과한 최저임금 10원 인상 입장을 철회하고 노동하는 모든 사람의 최저생계를 보장할 수 있도록 1000원 인상을 수용하라”고 밝혔다.

청년유니온은 이와 함께 대학생 박모씨(23)의 편지를 공익위원 전원에게 발송했다. 박씨는 편지에서 “어려운 집안 사정 때문에 최저임금조차 받지 못하는 사업장에서 일했고, 그나마도 일을 정말 많이 해야 생활비를 조금이나마 채울 수 있었다”며 “하루하루 알바로 허덕이는 삶에서 벗어나고 싶다. 공익위원들이 이 무거운 짐을 조금이라도 덜어달라”고 적었다.

민주노총은 23일 서울 도심에서 최저임금 현실화와 타임오프(유급인정 노조활동) 제도 시행을 규탄하는 대규모 결의대회를 열 계획이다.

제6차 전원회의가 열리는 25일부터는 최저임금위 앞 집회에 이어 밤샘 농성을 벌이고, 결정시한인 29일에는 5000여명의 조합원이 참석하는 최저임금 쟁취 노동자대회를 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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