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휴보 아빠' 오준호 교수, 50억원대 '보은 기부' 10년 만의 결실

2021.10.25 13:04 입력 2021.10.25 14:00 수정

카이스트에 50억원을 기부한 오준호 전 카이스트 교수. 카이스트 제공

카이스트에 50억원을 기부한 오준호 전 카이스트 교수. 카이스트 제공

세계적인 로봇공학자로 로봇 ‘휴보’를 개발한 오준호 카이스트(KAIST) 기계공학과 명예교수(67·사진)가 학교에 50억원을 기부했다. 휴보는 국내 최초로 개발된 휴머노이드 로봇(머리·몸통·팔다리 등 인간의 신체와 유사한 형태를 지닌 인간형 로봇)의 이름이다. 이족(二足)보행이 가능한 이 로봇을 개발한 오 교수에게는 ‘휴보 아빠’라는 별명이 붙어있다.

오 교수의 기부 스토리는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카이스트의 39번째 창업 교수였다. 당시 그는 ‘레인보우 로보틱스’라는 회사를 설립한 뒤 회사 주식의 20%를 학교에 기증했다. 그는 “연구와 창업을 같이 할 수 있도록 배려해준 학교 측에 감사한다는 마음을 표현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오 교수가 기증한 주식은 10년만에 결실을 맺었다. 그는 지속적인 혁신과 기술 개발을 바탕으로 ‘레인보우 로보틱스’는 지난 2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시키는데 성공했다. 10번째 창립기념일을 일주일 앞둔 시점이었다.

창업 당시 200만원 정도로 평가됐던 주식의 가치는 상장을 거치며 50억3900여만원으로 커졌다. 이후 카이스트 측이 20만주의 주식을 대부분 현금화하면서 오 교수가 시도한 ‘보은의 기부’는 최종 결실을 맺게 됐다. 카이스트 관계자는 “카이스트 교내에 창업한 기업이 낸 발전기금 중 가장 큰 금액”이라고 말했다. 카이스트는 오 교수가 낸 기부금에 ‘오준호 기금’이라는 이름을 붙인 뒤 학교 발전을 위해 활용할 계획이다.

오준호 전 카이스트 교수. 카이스트 제공

오준호 전 카이스트 교수. 카이스트 제공

오 교수는 KAIST 기계공학과 명예교수로 활동하면서 동시에 ‘레인보우 로보틱스’의 최고기술책임자(CTO) 역할을 하고 있다. 그는 현재 인간형 이족보행 로봇 플랫폼, 4족 로봇, 협동로봇 등 로봇 기능을 고도화하기 위한 각종 기술 연구·개발을 총괄하고 있다. 오 교수의 로봇은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DRC-휴보’라는 이름으로 개발한 로봇은 세계 재난 로봇 경진대회인 ‘다르파(DARPA) 로보틱스 챌린지’에서 미국·일본 등 로봇 강국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오 교수는 “대학에 지원된 연구비의 결과가 창업으로 이어지고 다시 대학으로 환원되는 선순환 구조의 선례를 남기게 되어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광형 카이스트 총장은 “(오 교수가 기부한 돈을)후배 교수들과 학생들이 기술 창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는데 쓰겠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25일 오후 카이스트 대전 본원에서 오 교수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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