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구, 유승민 겨냥 “당 정체성 훼손 인사, 대가 치러야”

2016.03.14 22:46 입력 2016.03.14 23:05 수정

새누리 ‘공천 물갈이’ 격랑

뒤늦게 시동을 건 새누리당 ‘공천 물갈이’가 격랑에 휩싸였다.

여당 공천의 ‘뇌관’인 대구에서 14일 하루에만 현역 의원 4명이 한꺼번에 날아가면서 ‘공천 학살’은 현실화됐다.

<b>시간 다 됐나 </b>새누리당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14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총선 지역구 17곳에 대한 여론조사 경선 결과를 발표하기에 앞서 시계를 보고 있다.  강윤중 기자 yaja@kyunghyang.com

시간 다 됐나 새누리당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14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총선 지역구 17곳에 대한 여론조사 경선 결과를 발표하기에 앞서 시계를 보고 있다. 강윤중 기자 yaja@kyunghyang.com

하루 종일 관심을 모았던 유승민 의원(대구 동을)의 컷오프(공천배제) 여부는 발표 날짜를 하루 미뤘다. 하지만 이날 발표로 대구 3선 의원 3명 중 남은 이는 유 의원밖에 없다.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은 하루 내내 “당 정체성” “응분의 대가” 등 미묘한 발언으로 ‘유승민 쳐내기’를 예고하기도 했다. 공천관리위가 낙천을 결정해 놓고 발표 시기만 조율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공관위는 이와 함께 막말 통화 파문으로 선거판에 대형악재로 떠오른 친박 핵심 윤상현 의원에 대해서도 발표를 미뤄 ‘패키지 컷오프’의 가능성을 높였다.

이 공관위원장은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브리핑을 열어 “당 정체성과 관련해 심하게 적합하지 않은 행동을 한 사람은 응분의 대가를 지불하게 해야 하지 않느냐”라며 유 의원을 겨냥했다. 이 위원장은 전날 유 의원과 주호영 의원(대구 수성을) 공천배제를 강력히 주장했지만 일부 공관위원들 반발에 막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 위원장은 공관위 내부에서 본인의 뜻이 가로막히자 아침부터 언론과 직접 접촉했고, ‘당 정체성’이라는 힌트를 주며 유 의원 컷오프 의지를 흘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한구, 유승민 겨냥 “당 정체성 훼손 인사, 대가 치러야”

이 위원장은 “국민 앞에 내놓기 전 국회의원으로서 품위가 의심되는 사람을 걸러내는 게 맞다”며 골칫거리로 전락한 윤 의원 컷오프도 시사했다. 공관위원인 홍문표 제1사무부총장도 이날 CBS 라디오에서 “(윤 의원이) 스스로 결단해서 이 문제를 풀어야지, 어떤 기구에서 다룰 정도의 작은 문제가 아니다”라며 자진 불출마를 촉구했다.

공천 관련 발표를 기다리고 있는 현역 의원은 이제 딱 20명이다. 비박 성향 이재오·진영 의원을 비롯해, 김무성 대표 측근인 김성태·김학용 의원, 유승민계로 분류되는 조해진·이종훈 의원 등이 남았다. 황우여(5선·인천 연수갑), 정갑윤(4선·울산 중구) 의원 등 친박 중진까지 ‘유승민-윤상현 패키지’에 함께 물갈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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