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당이 보여준 모습 정의가 아니다”

2016.03.23 22:30 입력 2016.03.24 00:32 수정

“친박·비박 편가르기만…” 새누리 탈당, 무소속 출마 선언

오늘 후보 등록 앞두고 이재오·주호영·류성걸 무더기 탈당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58)이 23일 친박계의 ‘비박 학살’ 공천을 두고 “정의가 짓밟힌 데 대해 분노한다”면서 탈당해 4·13 총선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유 의원의 무소속 출마로 수도권에서의 역풍 등 총선 판도에 파장이 일지 주목된다. 이재오·주호영·류성걸 등 낙천 의원들도 이날 대거 탈당,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유 의원은 총선 후보등록 하루 전인 이날 밤 10시50분쯤 대구 지역구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에 의지한 채 오랜 정든 집을 잠시 떠난다. 그리고 정의에 의지한 채 출마하겠다”면서 탈당과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유 의원은 “공천에 대해 지금 이 순간까지 당이 보여준 모습은 정의가 아니다. 민주주의가 아니다. 상식과 원칙이 아니다. 부끄럽고 시대착오적 정치 보복”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당을 사랑했기에 당의 정체성에 맞지 않는다는 말에 참 가슴이 아팠다”면서 “공천을 주도한 그들에게 정체성에 대한 고민은 애당초 없었고, 진박·비박이라는 편가르기만 있었을 뿐”이라고 했다.

유 의원은 “당을 따뜻한 보수, 정의로운 보수로 개혁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온 동지들과 함께 당으로 돌아와 보수 개혁의 꿈을 꼭 이룰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의 뜨거운 지지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앞서 공천관리위원회는 이날 저녁 회의에서도 유 의원 공천 문제에 대해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 이한구 공관위원장은 회의 직후 기자회견을 갖고 “(유 의원 지역구인) 대구 동구을은 논의를 했지만 결론을 못내렸다. 내일(24일) 오전 9시 다시 회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4·13 총선 후보자 등록을 하루 앞둔 날까지 공천 결정을 미루는 ‘꼼수’로 유 의원을 ‘자진 탈당’의 벼랑 끝까지 몰아붙인 것이다.

앞서 김 대표는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공관위에서 합당한 결정을 내리지 않는다면 무공천 지역으로 결정하는 게 옳다”고 말했다. 이에 이 위원장은 “무공천은 있을 수 없다”고 일축했다.

유 의원의 탈당으로 막을 내린 새누리당의 ‘학살 공천’의 출발점은 지난해 6월 “배신의 정치를 심판해달라”는 박근혜 대통령의 지침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박 대통령 뜻을 완수하기 위해 여권 주류는 그동안 민생과 선거, 여론은 안중에도 없이 ‘특정인 솎아내기’라는 목표를 향해 폭주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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