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이재명’ 후보들 ‘충청’부터 경선 시작하자 속앓이

2021.07.09 16:45

이재명 경기도지사(왼쪽)와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가 지난 8일 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4차 토론회에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경기도지사(왼쪽)와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가 지난 8일 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4차 토론회에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본경선 일정을 충청에서 시작하면서 ‘비이재명’ 예비후보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이 지사가 상대적 강세를 보이는 충청권에서 기선제압에 성공할 경우, 일찌감치 ‘이재명 쏠림현상’이 생길 것이라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8일 본경선 일정을 발표하면서 충청을 첫번째 순회경선 지역으로 꼽았다. 민주당은 다음달 7일~8일 대전·충남과 세종·충북을 시작으로 전국을 돌며 순회경선 일정을 진행한다. 해당 지역의 대의원·권리당원 투표결과는 매번 현장에서 공개된다.

통상 민주당이 당내 선거 및 대선 경선 첫 일정은 제주도에서 시작해 온 점을 비춰볼 때 이번 결정은 이례적이다. 중립성을 고려한 결정으로 보인다. 이 지사 고향이 경북 안동이고, 이낙연 전 당대표가 전남,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전북 출신인 만큼 어느 쪽에도 유리하지 않은 지역을 골랐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다른 대선주자들은 충청 지역에서 ‘이재명 1강 현상’이 상대적으로 강한 곳이라는 점에서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5~7일 실시한 전국지표조사(NBS)를 보면, 대전·충청·세종에서 이 지사의 대선후보 적합도는 25%, 이 전 대표 8%, 정 전 총리 3%로 기록됐다. 서울에서의 이 지사와 이 전 대표 적합도가 28% 대 10%, 광주·전라에서 33% 대 21%, 강원·제주에서 16% 대 11%로 나타나는 점을 감안하면, 충청지역의 이 지사 선호도가 다소 높은 편이다.

특히 예비경선 컷오프가 유력한 양승조 충남지사의 조직표가 이 지사를 향할 경우 시작부터 ‘이재명 쏠림’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경선 시작전부터 양 지사가 이 지사와 연대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실제로 이 지사는 지난달말 양 지사의 출발기념회에 참석했다. 이 지시가 경선 국면에서 다른 대권주자의 행사에 참석한 건 처음이었다. 충청 지역 대의원·권리당원 표심만큼은 양 지사의 영향이 큰 상황이다.

정 전 총리 측 관계자는 9일 “양 지사가 예비경선에서 탈락하면 (그의 조직표가) 이 지사 쪽에 갈 가능성이 높다”라며 “첫 순회경선에서부터 이재명 대세론이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 측도 “충청이 역대 대선 결과를 좌우해 온 역사를 무시할 수 없지만, 선관위가 결정하기 전에 캠프와 상의 과정이 있었으면 한다”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과거 경선에서도 경선 ‘출발지’가 중요하게 레이스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2017년 3월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도 문재인 당시 후보는 ‘반문정서’가 강했던 호남에서 열린 첫 순회경선에서 60%가 넘는 압도적인 득표로 기선제압에 성공한 뒤 이후 안희정 충남지사의 ‘안방’인 충청권에서도 1위 성적을 거두며 대세론을 굳혔다.

민주당 관계자는 “충청권 표심이 가장 전국 단위의 표심을 정확히 반영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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