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박근혜 입지 ‘반비례’, 정세균·손학규 책임론 ‘기로’

2010.06.01 18:27 입력 2010.06.02 00:52 수정

명운 갈릴 차기 주자들

선거 발뺀 박근혜, 한나라 승리땐 ‘고립’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여야 거물들의 명운도 선명하게 갈릴 판이다. 여야의 차기 대선주자급들이 선거판에 깊숙이 발을 담갔기 때문이다. 선거지원 유세에 나서지 않은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도 ‘박근혜 없는 선거’의 결과에 대한 당 안팎의 평가와 저항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된다. 선거 결과에 따라 차기 주자들의 위상이 급변하고, 각 당의 권력지형도까지 요동칠 수 있는 상황이다.

박근혜

박근혜

박 전 대표는 역설적으로 한나라당의 성적과 ‘역비례’ 관계에 있다. 한나라당이 선거에서 완승을 거둘 경우, 박 전 대표의 입지는 좁혀진다. ‘박근혜 없이 선거에서 승리했다’는 것은 친이계로선 차기 구도에서 ‘박근혜 배제’ 프로그램을 가동시킬 강력한 유혹이다. 실제 친이계에선 지방선거 이후 세종시 수정안과 개헌 등을 밀어붙여 박 전 대표를 압박·고립시킨다는 시나리오까지 나돈다. 반대로 한나라당의 패배로 귀결될 경우, 당장엔 대권주자로서 당 지원에 대한 의무를 소홀히 했다는 비난에 직면할 수 있다. 하지만 선거 패배는 ‘박근혜의 힘’을 재확인시키면서 대안부재론에 탄력을 부여할 공산이 크다.

정몽준 대표의 처지는 박 전 대표와 반비례한다. 선거 유세의 전면에 나선 그로선 여당이 승리한다면 그 공을 고스란히 떠안을 수 있다. 정 대표에 대해 반신반의하던 친이 주류들도 비교적 긍정적인 반응이 나온다. 7월 전당대회에 출마할 것이 유력시되는 그로선 당대표 재선 도전의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된다. 반면 한나라당이 패할 경우 ‘정몽준의 한계’를 당 안팎으로 확인시키면서 사실상 여권의 대선주자 반열에서 탈락하기 십상이다.

손학규

손학규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벼랑 끝 승부다. 만약 지방선거에서 패한다면 선거지휘 및 공천 실패 등의 책임을 모두 뒤집어쓸 공산이 크다. 반면 민주당이 일정한 성적을 거둔다면 정 대표는 7월 전당대회에서의 당대표 재도전에 힘이 실리고, 야권 대선주자로서 위상도 다질 것으로 전망된다.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손학규 전 대표는 경기지사의 선거 결과에 따라 책임론이 부상할 수 있다. 유시민 국민참여당 후보와 민주당 김진표 후보의 지지부진했던 단일화 협상을 촉발시켰던 그다. 유 후보가 단일후보로 선출되면서 한차례 당내 비난에 직면했던 그로선 유 후보가 패할 경우 함께 후폭풍에 휘말릴 수 있다.

정동영

정동영

정동영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번 선거결과에서 한발 비켜 서 있다. 당내 공천 과정 등에서 소외된 까닭에 책임론에서 정세균 대표 등 주류보다는 비교적 자유롭다는 지적이 나온다. 만약 민주당의 패배로 나올 경우, 비주류와 함께 정세균 대표와 주류를 압박하면서 입지를 확대할 수 있다.

선거 출마자들의 정치적 미래도 달렸다. 한나라당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는 재선에 성공할 경우, 차차기 대선주자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할 수 있다. 한나라당 김문수 경기지사 후보 역시 재선 고지에 오르면 마땅한 대선주자가 없는 친이계의 ‘대안’으로 급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야권에선 국민참여당 유시민 후보가 경기지사 선거에서 승리한다면 ‘강력한 대권주자’로 부상하겠지만, 패한다면 사퇴한 심상정 진보신당 경기지사 후보의 표까지 흡수하고도 졌다는 점에서 진보진영 전체의 패배 책임을 떠안게 된다. 접전 지역인 인천에서 민주당 송영길 후보가 시장에 당선되면 야권의 차세대 주자로서 입지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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