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암컷 막말’ 여론 들끓자 최강욱 중징계

2023.11.22 21:08 입력 2023.11.23 09:54 수정

“엄정 대처 필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엄정 대처 필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 당원 자격 6개월 정지
제명 다음으로 높은 처분
당 ‘경고’에도 발언 이어가
사흘 만에 최고위 직권 처리
총선 표심 악화 ‘리스크’ 털기

더불어민주당은 22일 “암컷이 나와서 설친다”고 발언해 파문을 일으킨 최강욱 전 의원에 대해 당원 자격 정지 6개월 비상 징계를 의결했다. 당원 자격 정지는 제명 다음으로 높은 수위의 징계 처분이다. 최 전 의원의 발언에 대한 비판 여론이 확산되자 사흘 만에 징계를 결정한 것이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당헌 제77조 및 당규 제7호 제14조, 제32조에 따라 최강욱 당원에 대해 당원 자격 정지 6개월 비상 징계를 의결했다”고 말했다.

민주당 당규 7호 32조는 ‘당대표는 선거 또는 기타 비상한 시기에 중대하고 현저한 징계 사유가 있거나 그 처리를 긴급히 하지 아니하면 당에 중대한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제13조 및 제25조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최고위원회의 의결로 징계처분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당 윤리심판원 의결을 거치지 않고 최고위원회에서 전격적으로 최 전 의원에 대한 징계 처분을 내린 것이다.

당규상 징계 처분에는 제명, 당원 자격 정지, 당직 자격 정지, 경고가 있다. 당원 자격이 정지되면 당직 해지는 물론 징계 기간 동안 당원의 권리 행사도, 당직을 맡는 것도 할 수 없다.

민주당이 윤리심판원을 거치지 않고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신속하게 징계한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암컷’ 발언에 대한 부정 여론이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악재가 겹친 것도 발빠른 징계의 이유다. 민주당은 청년층을 대상으로 “정치는 모르겠고 나는 잘살고 싶어” “경제는 모르지만 돈은 많고 싶어”라는 내용의 현수막 문구를 확정했다가 청년 비하 논란에 휩싸였다. 당 지도부는 이번 사건이 2030세대, 여성, 부동층 표심에 악영향을 미칠까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 대표는 전날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으면 국민이 용납하지 않으실 것”이라고 했고, 친이재명계인 정성호 의원과 우원식 의원이 나서 최 전 의원 발언을 비판했다.

특히 전날 당의 경고 조치에도 최 전 의원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It’s Democracy, stupid!(이건 민주주의야. 멍청아)”라고 적으며 반발하자 당 차원에서 확실히 선을 그어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박 대변인은 이 대표가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기강 해이라든지 발언 논란이라든지 이런 것이 당의 부담이고 당의 위기가 된다”며 “당이 느슨해졌는데 다시 당이 전환하는 계기로 삼아야 하고 엄정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날 최 전 의원에게 내려진 당원 정지 6개월 처분은 당 윤리심판원에서 재심이 진행 중인 성희롱 발언 건과는 별개이다. 최 전 의원은 지난해 5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관련 당내 온라인 화상회의에서 동료 의원과 당직자 등에게 성희롱 발언을 해 윤리심판원에 회부됐다. 지난해 6월20일 윤리심판원은 당원 자격 정지 6개월 처분을 내렸지만 최 전 의원이 불복해 재심이 진행 중이다. 윤리심판원은 지난해 8월18일과 11월1일 재심을 진행했지만 심의가 연기됐다. 그 이후 1년여 동안 사실상 재심이 중단됐다.

박 대변인은 당내 언행 문제가 또다시 불거졌을 때 같은 기준을 적용할 것인지에 대해 “바로미터가 된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다만 북콘서트에서 최 전 의원의 발언에 웃음으로 동조한 김용민·민형배 의원에 대한 논의는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최 전 의원은 지난 19일 광주에서 열린 민 의원의 책 <탈당의 정치> 북콘서트에서 윤석열 정부를 향해 “암컷이 나와서 설친다”고 말해 파문을 일으켰다.

민주당 전국여성위원회는 성명을 내고“민주당은 이번 사안을 일회적인 반성과 비판으로 끝낼 것이 아니라 대전환의 계기로 삼아 진정한 혁신을 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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