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 길어지는 이재명, 그가 내놓을 출마 메시지는?

2024.06.30 15:26

‘어대명’ 국면에 설득력 있는 연임 명분 필요

2년 전 전당대회와는 차별화된 메시지 고민

대항마 거론 이인영은 “준비 안 돼” 불출마

김두관 출마설엔 “20% 득표 어려워” 비관론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연임 도전을 위해 대표직에서 물러난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마땅한 경쟁자가 없는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국면에서 설득력 있는 연임 명분을 제시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 대표의 고민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이 전 대표 측 관계자는 30일 “아직 구체적인 메시지 방향을 결정하지 않았다”며 “이 전 대표 본인도 (메시지와 관련해) 고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4일 대표직 사퇴 이후 이 전 대표가 내놓은 메시지는 같은 날 경기 화성시 리튬 전지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와 관련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국민 생명을 구하는 데 총력을 다해달라”고 밝힌 것이 전부다.

이 전 대표는 지난 27일 국회부의장과 7개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한 본회의에 참석한 뒤 취재진의 대표 출마 관련 질문에 “계속 생각을 해보겠다”며 말을 아꼈다. 이튿날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공판에 출석하면서도 ‘당 대표 연임에도 지방선거 공천권은 행사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등의 질문에 입을 굳게 다물었다.

이 전 대표 주변인들의 말을 종합하면 이 전 대표가 현재 가장 고민하는 부분은 출마 메시지다. 친이재명(친명)계로 분류되는 한 재선 의원은 “이례적인 대표 연임 도전에 납득할 만한 답을 내놔야 한다는 생각이 강할 것”이라며 “2년 전 전당대회 때와는 상황이 달라졌기 때문에 이 부분도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전 대표는 2022년 전당대회에선 대선과 지방선거 패배를 의식한 듯 “제가 그 결과에 책임지겠다”며 몸을 낮췄다. 그러면서 “패배하는 민주당과 결별하고, 이기는 민주당으로 완전히 바꾸겠다”며 미래, 유능, 강함, 혁신, 통합 등 5가지 키워드를 제시했다.

이번 전당대회에선 22대 총선 대승을 바탕으로 윤석열 대통령을 직접 겨냥한 강경 메시지를 쏟아낼 가능성이 제기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전 대표의 출마 선언이 7월 첫째 주쯤으로 예상되는데, 해병대 채 상병 특검법과 방송3법 처리를 위한 본회의 일정과 맞물려 있다”며 “윤 대통령의 각종 실정을 강조하는 출마 선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전 대표 대항마로 거론됐던 인사들이 불출마를 선언하거나, 출마하더라도 유의미한 결과를 거두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다수 나오면서 이 전 대표가 ‘독주 프레임’에 걸릴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출마설이 나돌았던 이인영 의원은 지난 28일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아직 당원들의 기대에 부응할 만한 준비가 안 돼 있다”며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김두관 전 의원은 아직 출마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김 전 의원이 출마하더라도 이 전 대표 당선을 위한 ‘모양 갖추기’ 의미가 있을 뿐”이라며 “솔직히 김 전 의원이 20% 득표율을 얻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또 다른 중진 의원도 “보통 출마를 고려하면 주변 사람들이 움직이기 마련인데, 김 전 의원은 그런 움직임이 전혀 없다”며 “지금 출마하면 강성 지지자들에게 이상한 소리를 들을 텐데 누가 자신 있게 나설 수 있겠는가”라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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