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채 상병 특검 24시간 필리버스터···“위헌적 특검, 이재명 구하기”

2024.07.03 18:48 입력 2024.07.03 21:16 수정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이 3일 국회 본회의에서 ‘채상병특검법안’이 상정되자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를 시작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이 3일 국회 본회의에서 ‘채상병특검법안’이 상정되자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를 시작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해병대 채 상병 특검법이 3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자 국민의힘은 반발하며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에 나섰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필리버스터에서 채 상병 특검법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위한 정쟁적 법안이라며 반대했다. 국민의힘은 본회의에 특검법을 상정한 우원식 국회의장을 규탄하는 장외 투쟁을 이어갔다. 여당 의원들과 함께 토론에 나선 민주당 의원들은 사건의 진상 규명을 위해선 반드시 특검법이 필요하다며 맞섰다.

우 의장이 이날 오후 3시34분쯤 본회의에 채 상병 특검법을 상정하자 국민의힘은 곧바로 필리버스터 절차에 돌입했다. 뒤이어 민주당은 오후 3시45분쯤 필리버스터 종결 동의를 제출했다. 국회법상 재적 의원 3분의 1 이상이 종결 동의를 국회의장에게 제출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24시간이 경과된 뒤인 4일 오후 필리버스터 종결 동의의 건이 표결에 부쳐진다. 표결에서 재적 의원 5분의 3 이상이 찬성하면 필리버스터가 종료된다. 채 상병 특검법에 찬성하는 범야권 의석 수가 192석인 만큼 필리버스터는 4일 오후 종료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필리버스터는 채 상병 특검에 반대하는 측인 국민의힘과 특검에 찬성하는 측인 민주당,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진보당이 번갈아가며 참여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에 이어 박주민(민주당)·주진우(국민의힘) 의원이 토론에 나섰다. 나경원(국민의힘)·신장식(혁신당)·서영교(민주당)·송석준(국민의힘)·이준석(개혁신당)·곽규택(국민의힘)·윤종오(진보당) 의원 등도 토론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첫번째 순서로 나선 유 의원은 관례인 국회의장에 대한 인사를 거부하고, 대신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서만 고개를 숙이며 신경전을 벌였다. 유 의원은 우 의장에게 “인사받을 만큼 행동해주시면 인사하겠다”며 채 상병 특검법을 본회의에 상정한 것에 불만을 표했고 우 의장은 “인사해야 한다”고 맞섰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도 “사과시켜야 한다”며 고성을 질렀다.

김민전, 최수진 의원 등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은 필리버스터가 시작된 지 20분 만에 눈을 감거나 졸고 있는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 됐다. 김 의원은 같은 당 의원이 다가와 깨운 뒤에야 연설에 다시 집중했다. 배수진 조국혁신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본회의장은 침실이 아니다. 잠은 집에 가서 주무시라”고 했다.

유 의원은 이날 4시간16분에 걸친 필리버스터에서 채 상병 특검법이 윤 대통령 탄핵의 고리로 활용되는 정쟁 소재일 뿐이라며 통과돼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 특검법이야말로 오로지 대통령 탄핵의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며 “진실 규명을 위한 것이 아니며 위헌적 요소로 가득 차 있다”고 했다. 그는 채 상병 특검법이 다른 특검법과 다르게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고 대통령의 특검 임명권도 침해했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군사법원법 개정 이후 군경찰은 군인 사망 사건에 대한 수사권이 없는데 해병대 수사단이 사건 관계자를 소환하는 등 불법 수사를 벌였다고 주장했다. “군사법원법 위반 행위이자 직권을 남용한 불법적 수사이므로 수사 외압이 논의될 여지조차 없는 사안”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군사법원법 개정안을 발의한 박주민 민주당 의원을 겨냥해 “박 의원에게 확인하라. 부끄러운 줄 알라”고 질타했다. 민주당 의원들이 “법을 왜곡하지 말라”며 고성을 지르자 “공부 좀 하라”고 맞받아쳤다.

유 의원은 전날 민주당이 이재명 전 대표 사건의 수사 검사 등 4명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한 것에 대해서도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국회의원 직권을 남용해 헌법과 법률에 위반되는 탄핵을 무차별적으로 남용하는 민주당의 탄핵소추야말로 탄핵 사유에 해당한다”며 “위헌적 특검, 위헌적 탄핵, 모든 것이 다 연관이 돼 있다. 이재명 대표 구하기”라고 했다.

이어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46분간 국민의힘의 특검법 반대 이유를 반박했다. 그는 유 의원이 문제 삼은 군사법원법 개정에 대해 “군사법원법 개정의 핵심적 목표는 수사기관 외 다른 사람, 특히 상관들이 개입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었다”며 “그런데 이 사건의 핵심은 수사기관이 파악하고 정리한대로 보내진 이후에 소위 말하는 상관들이 개입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검 추천권에 대해서는 “최순실 특검 때 여당에 특검 후보 추천 권한이 없었다. 최순실 씨가 이걸로 헌법재판소에 소를 제기했는데 헌재가 문제 없다고 이미 판단을 내렸다”고 반박했다.

세번째 주자인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 필리버스터 도중 민주당 인사들을 대장동 개발 의혹에 연결짓는 예시를 들자 민주당 의원들이 반발하기도 했다. 주 의원은 “(군에서) 왜 이렇게까지 급하게, 적은 인력으로 빨리 결론을 내려고 했는지가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예를 들어 대장동 비리 같은 경우 일주일이나 열흘 만에 민주당 인사들 10명씩 입건해서 조사받으라고 나오라고 하면 민주당 의원들은 수긍하실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이에 서영교·문정복 민주당 의원 등은 “비유가 부적절하다”고 강하게 비판하며 주 의원의 사과를 요구했다. 주 의원은 “그 정도 예시도 못 드나”라고 되물었다.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와 동시에 장외 농성도 벌였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우원식 의장 사퇴하라’ ‘의회주의 무시하는 편파운영 중단하라’가 적힌 피켓을 들고 연좌 농성을 했다. 이들은 “이성잃은 정치폭력 민주당은 각성하라” “사법방해 방탄세력 특검언급 자격없다”는 구호를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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