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수 2관왕 포효… 쇼트트랙 남자 1000m

2010.02.21 18:46 입력 2010.02.22 09:47 수정

이호석과 나란히 금·은메달

27일 3관왕에 도전… 여자도 은·동 추가

금메달을 확정한 뒤 오른 플라워 세리머니 시상대 상단. 자신을 향해 플래시 세례와 함성이 쏟아졌다. 팬들은 서로 꽃다발을 달라며 아우성쳤다. 어디를 바라봐야 할지 시선 둘 곳을 찾지 못했다. 아예 눈을 감은 채 꽃다발을 던졌다. 어린아이처럼 수줍은 미소를 짓던 ‘순수청년’ 이정수(21·단국대)는 “오늘은 정말 좋다”며 모처럼 활짝 웃었다.


이정수가 21일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 콜로세움에서 열린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결승에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후 환호하고 있다. 밴쿠버 | 로이터뉴시스

이정수가 21일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 콜로세움에서 열린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결승에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후 환호하고 있다. 밴쿠버 | 로이터뉴시스

이정수가 21일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 콜로세움에서 열린 2010 동계올림픽 남자 쇼트트랙 1000m 결승에서 대표팀 선배 이호석(24·고양시청)을 간발의 차로 제치고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지난 14일 1500m에서 한국선수단에 첫 금메달을 안긴 데 이어 올림픽 2관왕이다.

밴쿠버 올림픽 전까지 이호석, 성시백(23·용인시청) 등 선배들에게 가려 각광받지 못했고, 스스로도 “주목받는 게 부담스럽다”고 했다.

언론의 관심에 대해서도 “카메라 울렁증이 있다”고 할 만큼 이정수는 조용한 스타일이다. 그러나 이제는 그런 부담도 극복하고 즐겨야 할 한국 쇼트트랙의 간판으로 자리매김했다.

이정수는 “호석형이 일찍 치고나가 외국 선수들이 체력을 소모하는 바람에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선배에게 공을 돌리는 겸손함도 보였다.

얌전한 그이지만 스타트 총성이 울리고 난 뒤에는 물불을 가리지 않는 승부사로 변신한다. 21일 1000m 결승에서는 결승선 앞에서 이호석과 날 내밀기로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이정수는 “부담스럽다고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정신이 하나도 없이 레이스를 펼쳤다”고 말했다. 그는 1500m에서 반칙 논란에도 은메달을 딴 안톤 오노(미국)를 지칭하며 “시상대에 올라서는 안 될 선수”라고 일침을 가했고, 이 말은 전 세계 언론을 탔다.

2006 토리노 올림픽 3관왕 안현수(25·성남시청)의 뒤를 이을 한국 남자 쇼트트랙의 에이스로 떠오른 이정수는 오는 27일 5000m 계주에서 3관왕에 도전한다. 동계올림픽에서 3관왕에 오른 한국 선수는 안현수와 진선유(22·단국대)뿐이다.

한국은 이날 금메달 1개와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를 추가해 메달 합계 금메달 4개, 은메달 4개, 동메달 4개로 미국(금 6), 노르웨이(금 5), 독일(금 4)에 이어 종합 4위로 뛰어올랐다.

한국은 26일 여자 피겨의 김연아(20·고려대)와 27일 쇼트트랙 남자 500m, 5000m 계주, 여자 1000m에서 추가 금메달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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