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최고의 4분', 김기희도 웃엇다

2012.08.12 16:42 입력 2012.08.12 17:12 수정

“밥상 위에 숟가락 하나 얹었다고 하던데요?” 김기희(23·대구)의 얼굴에는 그저 미소만 흘렀다. 한일전을 앞두고 초조함을 감추지 못하던 모습은 사라지고, 농담을 꺼내는 여유까지 엿보였다.

김기희는 지난 11일 카디프 밀레니엄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의 런던올림픽 축구 3·4위전에서 후반 44분 교체 출전했다. 추가 시간까지 4분여 동안 그라운드를 밟은 그는 종료 휘슬이 울린 뒤 동료들을 꼭 안고 기쁨을 나눴다.

김기희는 “내 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4분이었다”고 했다. 공도 한 번 만져보지 못한 채 마감한 4분이 특별하다고 말한 것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김기희는

올림픽 축구대표팀 김기희가 10일(현지시간) 영국 카디프 밀레니엄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의 경기에서 지동원과 교체되며 홍명보 감독의 지시를 듣고 있다. 김기희는 후반 마지막 경기에 뛰면서 병역면제 자격을 갖게 됐다.  카디프|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올림픽 축구대표팀 김기희가 10일(현지시간) 영국 카디프 밀레니엄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의 경기에서 지동원과 교체되며 홍명보 감독의 지시를 듣고 있다. 김기희는 후반 마지막 경기에 뛰면서 병역면제 자격을 갖게 됐다. 카디프|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한일전까지 홍명보호 18명 중 조별리그와 토너먼트를 합쳐 한 차례도 경기에 나서지 못한 유일한 선수였다. 최근 병무청이 “병역 혜택을 받으려면 1분이라도 경기에 뛰어야 한다”고 유권 해석을 내린 터라 김기희는 자칫 잘못하면 동메달을 따고도 병역 혜택을 받지 못할 상황이었다. 김기희가 고된 훈련에 낙이었던 인터넷을 잠시 멀리한 것도 이런 마음고생 때문이었다. 다행히 홍명보호가 2-0으로 크게 앞서면서 김기희는 짧은 출전으로 꿈에 그리던 동메달은 물론, 병역 혜택까지 받게 됐다. 이에 대해 김기희는 “솔직히 경기에 나서지 못할 것도 각오했던 터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분”이라며 “동료뿐만 아니라 모든 코칭스태프 분들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한편 김기희의 4분은 축구팬들 사이에서도 큰 화제가 됐다. 후보라는 이유로 소외될 뻔 했던 그를 걱정하던 팬들은 ‘44분 이병 45분 일병 46분 상병 47분 병장 48분 제대, 일분마다 진급해 4분 만에 제대한 LTE급 병역’이라고 부르며 축하했다.

추천기사

바로가기 링크 설명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추천 이슈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