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이 “오세훈, ‘내곡지구 협의 과정 서울시 의견 전달했다’ 발언 추가로 드러나”

2021.03.22 10:53 입력 2021.03.22 11:05 수정

야권 후보 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가 시작된 22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야권 후보 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가 시작된 22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과거 서울시장 재임 당시 내곡동 땅 ‘셀프 특혜’ 의혹과 관련된 보금자리주택지구 지정·사업 과정에 관여했다는 추가 정황이 나왔다. 2009년 10월 지구 지정 직전 국회 국정감사에서 당시 서울시장이던 오 후보가 “협의 과정에서 서울시의 의견을 전달했다”고 말한 것이 새롭게 드러나면서다. “국장 전결 사항이라 전혀 알지 못했다”는 그동안의 해명을 뒤집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오 후보가 시장 재직 때인 2009년 10월 국회 국정감사에 나와 그린벨트 해제 지역과 그 상태, 보금자리주택 정책에 대해 분명히 인식하고 있었고, 오 후보가 적극 개입하고 국토부와 협의했음을 드러내는 발언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이 공개한 2009년 10월13일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국정감사 회의록을 보면 당시 강창일 의원이 그린벨트 해제 문제를 상기시키면서 ‘국토부에서 보금자리주택을 10층에서 25층으로 계획했는데, (서울시는) 테라스·타운하우스 등 저층 주택으로 하기를 원했다며, 국토부에 이런 문제를 상의했냐’고 물었다. 그러자 오 후보는 “협의 과정에서 서울시의 의견을 전달했습니다”라고 답했다.

같은 자리에서 박상은 의원이 그린벨트 해제 문제를 지적하면서 ‘보금자리주택에 손을 대게 되면 사실 앞으로 우리 후손들은 자기들이 서울을 위해서 쓸 수 있는 땅이 없다’고 발언하자 오 후보는 이에 동감을 표하면서 “다만 이번 정부에서 활용하는 그린벨트 지역은 대부분 이미 훼손된 지역이라는 게 그나마 위안을 받을 수 있는 부분입니다”라고 답변했다.

김 의원은 “이 같은 오 후보의 발언은 (해당 그린벨트 해제 및 내곡 지구 보금자리주택지구지정 사업을) 전혀 몰랐다는 그 동안의 오 후보의 주장이 거짓이라는 점을 드러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오 후보는 보금자리주택 지정과 관련해 “국장 전결 사안이라 전혀 몰랐다”고 해명해왔다. 민주당은 오 후보가 지구 지정 내용을 사전에 보고 받았을 것이고 여기에 부인 등 명의로 땅을 소유했다가 팔아 이득을 봤다고 보고 있다.

오 후보는 국회 국정감사 사흘 뒤인 2009년 10월16일 서울시의회 도시관리위원회 회의에 나온 서울시 A주택국장의 발언이 나오면서 ‘셀프 특혜’ 의혹 정황이 드러난 바 있다.(경향신문 2021년 3월 22일자 4면 보도)

[단독]오세훈 셀프 특혜 의혹 “친환경 주거단지 언급으로 내곡동 개발 방향 바뀌어”

당시 A국장은 “오세훈 시장께서 ‘이것은 안 맞지 않느냐. 산자락에 어떻게 성냥갑 같은 아파트만 계속 지을 수 있느냐. 우리 시는 앞으로 그린벨트를 해제해서 가는 구릉지 같은 데는 성냥갑 같은 아파트는 배제를 해야겠다. 그래서 가급적이면 테라스나 중정형 같은 친환경적인 주거단지를 만들자’ 이래서 (사업)방향이 조금 바뀌었다”고 말했다. A 국장의 발언은 지구 지정 공표 전 오 시장의 ‘지침’에 따라 시의 보금자리주택지구 사업 방향이 ‘다수의 서민 입주’보다는 ‘고급화’에 방점이 찍히게 됐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오 후보 측은 경향신문에 “2009년 10월이면 국토부에 (지구)지정 요청 공문을 보낸 다음이다. 공문을 보내는 과정은 (오 후보에) 보고 없이 (주택국장) 전결로 이뤄졌다”며 “지구 선정 이후에는 시의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기에 시장에게 보고가 되고 지시가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고 해명했다.

김원이 의원은 이날 회견에서 오 후보 측의 이 같은 해명을 반박했다. 김 의원은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것”이라며 “자료를 확인해보니, 2008년 10월 14일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오 후보는 그린벨트에 고층아파트가 들어서는 데 대한 의견을 묻는 의원들의 질문에 반대 입장을 밝히고, 저층형 주택이 들어서도록 국토해양부와 협의를 거쳐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결국 오늘 경향신문에 대한 오 후보측의 해명도 거짓이었던 것”이라며 “거짓 해명은 계속 거짓을 낳을 뿐이다. 오 후보는 이제라도 사실을 밝히고 후보를 즉각 사퇴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 제공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 제공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2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서울시장 시절 내곡 지구 보금자리주택지구 지정 과정에 개입을 했다는 의혹 정황을 밝히고 있다.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2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서울시장 시절 내곡 지구 보금자리주택지구 지정 과정에 개입을 했다는 의혹 정황을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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