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 기사' 채팅방서 좌표 찍고 댓글…"혐오 여론 사회적 논의 필요"

2021.08.10 15:26 입력 2021.08.10 16:45 수정

반페미니즘 성향 단체 ‘신남성연대’가 남녀 문제를 다룬 기사에 ‘좌표’를 찍어 조직적으로 악성 댓글을 달거나 공감 비율을 조작하는 데 대해 전문가들은 이런 행위가 사회적으로 끼칠 영향에 대해 진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정 진영의 혐오 표현이 과다 대표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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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웅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10일 “영미권에서는 시위를 할 때 시내에 유인물을 얼마 이상 뿌리면 어떻게 처벌한다는 판례가 수백년 동안 쌓여 있는데 우리는 그런 논의가 부족하다”며 “이런 행위가 민주주의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토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남성연대가 만든 디스코드 대화방에 특정 기사를 향한 여론 조작 지시가 내려지는 모습. 이들은 지난 2일부터 이 대화방을 만들어 기사 링크를 올리고 있다. 이 대화방에는 10일 오후3시 현재 3만8000여명이 가입했다.

신남성연대가 만든 디스코드 대화방에 특정 기사를 향한 여론 조작 지시가 내려지는 모습. 이들은 지난 2일부터 이 대화방을 만들어 기사 링크를 올리고 있다. 이 대화방에는 10일 오후3시 현재 3만8000여명이 가입했다.

위법의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양재규 언론전문 변호사는 “위계나 위력이 없었다면 조직적 행동 자체를 처벌하기는 어렵다. 다만 댓글 중 특정인에 대한 명예훼손, 모욕 등 표현은 규제 가능하다”고 했다. 손지원 오픈넷 변호사는 “운영진이 직접적으로 특정인을 향한 악플을 지시하거나 암시를 했다면 문제 소지가 있다”고 했다.

일부의 혐오 표현이 과다 대표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김성순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미디어언론위원장은 “(신남성연대의) 의견이 다수처럼 잠깐 보여질 순 있겠지만 그건 착각이다. 기사에 대한 실제 여론도 그분들 생각과는 많이 다를 것”이라면서도 “차별금지, 소수자·약자 보호를 어떻게 할 것인지 문제의식은 필요하다”고 했다.

손희정 문화평론가는 “페미니스트를 사상검증하고 공격하는 문화가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면서도 “최근에는 그런 백래시가 ‘안티 페미 코인’, 즉 여성혐오를 통해 돈을 벌게 해 주는 미디어 환경과 연결된 것이 문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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