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탈레반에게 미군 정보 제공

2010.07.26 18:21 입력 2010.07.27 00:29 수정

‘아프간 문건’ 내용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그동안 숨겨져왔던 미군의 기밀이 25일 폭로 전문 사이트인 ‘위키리크스’에 의해 밝혀지면서 미국은 또 한 번 곤경에 처하게 됐다.

<b>“내 친구 못봤어요”… 아프간 실종 미군 수색작업</b> 실종된 미국 해군 병사 수색작업을 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주둔 국제안보지원군 소속 병사들이 25일 로가르주 풀 에 알람 검문소에서 미니버스를 멈춰세우고 있다.  풀 에 알람 | AP연합뉴스

“내 친구 못봤어요”… 아프간 실종 미군 수색작업 실종된 미국 해군 병사 수색작업을 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주둔 국제안보지원군 소속 병사들이 25일 로가르주 풀 에 알람 검문소에서 미니버스를 멈춰세우고 있다. 풀 에 알람 | AP연합뉴스

총 9만2000여건에 달하는 이 비밀 문건에는 민간인 오인 사격 사례를 포함해 미국의 아프간 전쟁 실상 은폐, 대테러전의 동맹국인 파키스탄과 탈레반의 유착 등 아프간 전쟁의 치부가 상당수 담겨 있다.

군사 전문가들은 문건에 담긴 내용들이 사실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익명의 한 정부 관계자는 “이번에 폭로된 문건의 내용 중에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보고된 정보와 일치하는 것도 있다”고 말해 신뢰할 만한 내용임을 시사했다.

뉴욕타임스는 파키스탄이 그동안 미국과 탈레반 사이에서 이중플레이를 했다는 사실을 부각시켰다. 신문은 “파키스탄 정보부가 알카에다와 아프간 반군들에게 미군과 아프간 정부군을 공격하기 위한 계획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면서 “파키스탄은 미국으로부터 연간 10억달러의 군사지원금을 받았지만 ‘무늬만 동맹국’이었음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이날 폭로된 문건에 따르면 하미드 굴 전 파키스탄 정보부장 등은 지난해 1월 남와지리스탄의 와나에서 3명의 알카에다 요원과 접촉하고 아프간 반군 지도자들을 만났다. 이들은 또 자살 폭탄 테러리스트를 모집하고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과 정부 인사들에 대한 테러를 계획하는 데 참여했으며 탈레반 지도자들에게 은신처를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파키스탄 정부도 이들이 탈레반과 접촉하는 것을 용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군이 탈레반 요인 체포 및 암살을 위한 비밀 특수부대 조직 ‘태스크 포스 373’을 운영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이 부대는 2007년 탈레반 지도자를 체포하기 위해 비밀 작전을 수행하다 아프간 경찰을 적으로 오인해 7명을 사살하기도 했다. 아프간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이란도 알 카에다와 연계된 아프간 반군들에 무기를 공급하고 군사훈련도 지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144건의 아프간 민간인 사망 사건도 확인됐다. 영국일간 가디언은 “미군과 연합군이 자살폭탄 테러를 우려해 무장하지 않은 아프간 민간인들에게 총격을 가해 최소 195명을 사살했다”면서 “이 같은 사례의 대부분은 정식으로 보고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서방 연합군이 아프간에서 고전하고 있다는 사실을 숨기기 위해 아프간 전쟁의 실상과 탈레반의 저항을 은폐한 정황도 사실로 확인됐다. 이번에 폭로된 문건 중에는 탈레반이 지대공 미사일을 이미 확보하고 있다는 정보를 획득했지만 이를 공개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무선 조종을 통한 미국의 MQ-9 리퍼 무인공격기 이용 내역도 공개됐다.

미군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기밀 유출 사건으로 기록될 이번 사건을 누가 누설했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아프간 정부의 정보 담당자가 흘렸을 것이라는 추측과 미군 쪽에서 흘러나왔을 가능성 등이 제기되고 있다.

백악관은 이 같은 기밀 군사정보가 민간 폭로사이트를 통해 공개된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시했다. 또한 “위키리크스는 미국과 동맹국을 위협할 기밀을 폭로하면서 정부와 접촉하기 위한 어떤 노력도 하지 않았다”면서 강하게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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