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구시보 “중국, 탄약 준비…세계 안전벨트 매야 할 것”

2016.12.12 20:57 입력 2016.12.12 21:00 수정

취임 전 고려, 정부 대신 언론들 나서 트럼프에 경고 메시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11일(현지시간) ‘하나의 중국’ 원칙을 부인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선거기간 내내 중국을 공격한 트럼프가 미·중관계의 기본 전제마저 폐기할 수 있다는 뜻을 비추자 중국은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10일 중국 베이징의 가판대에 놓인 신문에 트럼프의 얼굴이 실려 있다.  베이징 |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11일(현지시간) ‘하나의 중국’ 원칙을 부인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선거기간 내내 중국을 공격한 트럼프가 미·중관계의 기본 전제마저 폐기할 수 있다는 뜻을 비추자 중국은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10일 중국 베이징의 가판대에 놓인 신문에 트럼프의 얼굴이 실려 있다. 베이징 | AFP연합뉴스

중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역린(逆鱗)’인 ‘하나의 중국’ 원칙을 건드린 데 대해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정식 취임 전이라는 점을 고려해 정부가 직접 트럼프를 비난하는 것은 자제하되 언론을 통해 강한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는 12일 “‘하나의 중국’ 원칙은 사고팔 수 없다는 점을 트럼프는 잘 들어야 한다”는 제목의 논설에서 이 원칙과 무역·북핵 등 다른 현안을 연계하려는 트럼프를 강하게 비난했다. 이 논설은 “‘하나의 중국’ 원칙은 지금보다 중국의 힘이 약했던 닉슨 전 대통령 때부터 이어져 역대 미국 대통령이 모두 이를 지켜왔다”며 “트럼프는 외교 문제를 겸손하게 공부해야 하고 특히 중·미관계를 알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가 취임 후에도 대만 독립을 지지하면 상응하는 보복에 나서겠다는 점도 언급했다. 이 논설은 “트럼프가 ‘하나의 중국’ 정책을 공개 포기하면 대만해협에 폭풍이 휘몰아칠 것이며 이렇게 되면 중국도 무력을 통해 대만을 수복하는 것이 급선무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환구시보 “중국, 탄약 준비…세계 안전벨트 매야 할 것”

또 “중국은 트럼프가 백악관에 들어간 뒤 ‘하나의 정책’에 대해 어떻게 말하는지 지켜보겠다”며 “중국은 충분한 탄약을 준비하고 트럼프와 함께 중·미관계의 롤러코스터를 탈 각오가 됐고, 세계인들도 안전벨트를 꽉 매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미·중관계와 양안 관계에 무지한 ‘외교 초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리난(李枏) 사회과학원 미국연구소 연구원은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외교 분야에 전혀 경험이 없고, 미국의 기존 외교정책에도 구속받지 않으려 한다”며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보고를 받기 싫어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를 ‘제멋대로 하는 사람’이라고 표현하면서, “트럼프 취임 후 국무부와 충돌이 예상되는데 충돌의 크기나 결과는 국무장관 인선에 달렸다”고 밝혔다.

리하이둥(李海東) 외교학원 국제관계연구소 교수는 “트럼프는 경제 무역 이슈를 빼고는 중·미관계의 복잡한 문제에 대해서 이해가 부족하다”며 “대만 문제가 양국 관계에서 가지는 중요성에 대해서도 잘 모른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만 문제는 중국과 사업할 분야가 아니고 협상할 수도 없다”며 “중국은 외교 면에서 미성숙한 트럼프에게 대만 문제의 심각성을 알려주고 압력을 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의 한 전문가는 “트럼프는 중국이 가장 민감하게 여기는 대만 문제를 북한, 남중국해 문제와 연계해 ‘바게닝칩’(협상카드)으로 삼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취임 후에도 이 같은 행보가 계속되면 중국 정부가 대책을 세울 것이며, 미국을 직접 공격하는 대신 상대적 약자인 대만에 경고를 주는 방식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추천기사

바로가기 링크 설명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추천 이슈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