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현지시간) 치러진 아르헨티나 대통령 선거에서 집권당인 페론주의연합 후보인 세르히오 마사(51)가 예비선거 때 극우 돌풍을 일으킨 하비에르 밀레이(53)를 누르고 ‘깜짝 1위’를 차지했다. 최종 승자는 다음달 19일 열릴 결선 투표에서 가려질 전망이다.

라나시온 등 현지 매체와 로이터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개표율 90.17%인 상태에서 현 경제장관인 마사 후보가 36.29%를 얻어 1위를 기록했다. 밀레이 후보는 득표율 30.19%로 2위를 차지했다.

아르헨티나에서는 대선 1차 투표에서 한 후보가 45% 이상 득표하거나, 40% 이상 득표하고 2위 후보보다 득표율이 10%포인트 이상 앞서면 당선이 확정된다. 1위인 마사 후보의 득표율이 이에 미치지 못함에 따라 아르헨티나는 다음달 19일 결선에서 차기 대통령 당선자를 확정하게 됐다.

이날 개표 결과는 전문가들의 예상에서 크게 빗나간 결과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지난 8월 예비선거에서 돌풍을 일으킨 밀레이 후보가 1차 투표에서 당선을 확정짓거나 1위로 결선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 경제장관인 마사 후보는 아르헨티가 경제가 세 자릿수 인플레이션을 기록하는 등 어려움에 처한 상황에서 경제 수장을 맡고 있는 만큼 고전이 예상됐으나, “장관직을 수행한 것은 몇 개월에 불과하다”며 현 정부와 거리를 둔 것이 선거에 유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아르헨티나의 트럼프’로 불리는 극우 성향 밀레이 후보는 지난 8월 예비선거에서 30.04%의 득표율을 기록해 마사 후보(21.40%)를 크게 앞선 바 있으나, 지나치게 극단적인 성향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추측된다.

그는 장기매매를 자유롭게 허용하자거나, 기후변화는 거짓말이라는 등의 극단적인 주장을 펼쳐왔다. 특히 아르헨티나 출신의 프란치스코 교황이 소외계층을 돕는 ‘사회정의’ 교리를 내세운다는 이유로 “지구상의 대표적 악마”라는 막말을 쏟아왔다.

로이터통신은 마사 후보가 1위를 차지하는 이변을 일으키면서 오는 11월19일 결선이 예측불허의 상황으로 흘러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향후 마사 후보와 밀레이 후보는 1차 투표에서 23%대의 득표율로 3위를 차지한 중도우파 성향 파트리시아 불리치 후보(67) 지지자들의 표를 확보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이날 투표율은 약 74%를 기록해 아르헨티나가 민주화된 198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