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청와대 앞 시위···문 대통령 헬기 향해 ‘주먹 불끈’ 구호 외쳐

2019.04.23 20:54 입력 2019.04.24 09:24 수정

23일 오후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패스트트랙 저지 및 의회민주주의 파괴’ 규탄 기자회견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23일 오후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패스트트랙 저지 및 의회민주주의 파괴’ 규탄 기자회견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이 23일 청와대 앞에서 ‘기습 기자회견’을 열었다. 한국당은 다른 여야 4당이 추진하는 선거제 개편·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등 법안 신속처리안건 지정(패스트트랙)을 두고 “제왕적 대통령제를 더욱 강화해 이제 좌파독재·장기집권을 완성하겠다는 것 아니냐”고 문재인 대통령을 비판했다. 7박8일 중앙아시아 3국 순방을 마치고 이날 귀국한 문 대통령이 탄 것으로 추정되는 헬기를 향해 규탄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한국당은 이날 더불어민주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4당이 패스트트랙 합의안을 추인하자 의원총회를 열어 2시간 동안 대응방향을 논의한 뒤 청와대로 향했다. 제1야당인 한국당을 ‘패싱’하고 패스트트랙을 추진하는 배경에 청와대가 있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이 순방 후 귀국하는 날이란 점도 청와대행에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소속 의원 114명 중 90여명이 참석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청와대가 모든 걸 기획하고, 하수인인 민주당이 실행하고, 들러리인 민주당 2중대 세력들이 같이 하면서 좌파집권 플랜은 완성되고 있다”며 “우리는 민주국가를 원한다. 우파정당·좌파정당이 자유롭게 국민의 선택을 받아서 집권하는 그런 국가를 원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파의 씨를 말리려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공수처를 우리는 단연코 거부하면서 가열차게 투쟁할 것”이라며 “국회가 민생을 챙기고 어려운 경제를 챙길 수 있는 국회로 돌아갈 수 있도록 제발 더 이상 민주당에게 이러한 지시를 내리지 말아주길 바란다”고 했다.

한국당 내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인 권성동 의원은 “공수처는 국민의 삶이나 국가의 부를 창출하는 것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 문 대통령이 청와대 민정수석·비서실장을 할 때부터 주장한 것이라고 그걸 관철하기 위해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엿바꿔 먹는 것”이라며 “결국 좌파집권 20년 전략을 수행하기 위해 반대하는 자들의 목소리엔 귀 기울이지 않고 무시하는 염치없는 행위”라고 말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여론이 패스트트랙 추진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여당과 여당 같은 야당이 의회민주주의를 파괴한다고 해도 국민은 옳은 선택을 할 것”(김영우 의원), “문 대통령을 비롯한 여야 4당 대표는 막판에 어떻게 감당하려고 이렇게 하느냐. 계속 이렇게 하면 국민이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박완수 의원), “울산 현대 등 특정 팀을 제외하고 축구경기의 룰을 정하면 팬들이 받아들일 수 있느냐”(김태흠 의원) 등이다.

안상수 의원은 “이런 꼼수로 민주주의를 파괴하면서 나중에 역사적으로 아주 나쁜 대통령으로 평가받는 일이 없도록 하라”고 했고, 임이자 의원은 독일 나치의 유대인 학살 등 만행을 들어 “야당을 탄압해서 전체주의로 흘러가고, 결국 독재로 가는 것 아닌가. 등골이 오싹하다”고 주장했다.

민경욱 의원은 “한국당은 의원수를 10% 줄여 270석으로 한다고 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국민들이 누구를 찍는지도 모르는데 의석수가 마음껏 불어서 500석도 넘을 수 있는 제도”라고 ‘가짜뉴스’에 가까운 주장을 펴기도 했다.

한국당이 1시간 가량 규탄 발언 끝에 “문재인 대통령 의회민주주의 파괴, 선거법·공수처법 날치기, 즉각 중단하라”는 구호를 외치고 7시26분쯤 해산할 때, 상공에서 갑자기 헬기 소리가 크게 들렸다. 마침 해외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문 대통령이 탑승한 것으로 추정되는 헬기였다. 나경원 원내대표 등 일부 의원들은 돌아서서 헬기를 향해 주먹을 치켜들고 규탄 구호를 외쳤다. 한국당은 이날부터 국회에서 철야농성을 벌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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