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 깊은 ‘마초의 대륙’에도 새로운 남성성 찾는 남자들이 있다

2019.10.22 06:00 입력 2019.10.22 14:51 수정

멕시코 남성들이  헨데의 ‘탈마초 교육’에서 서로를 끌어안고 있다. 주먹, 어깨를 부딪치는 기존의 폭력적 인사 방식에서 벗어나 부드러운 인사법을 익히기 위한 것이다.

멕시코 남성들이 헨데의 ‘탈마초 교육’에서 서로를 끌어안고 있다. 주먹, 어깨를 부딪치는 기존의 폭력적 인사 방식에서 벗어나 부드러운 인사법을 익히기 위한 것이다.

1970년대 초 멕시코시티 로마 지역을 배경으로 한 영화 <로마>에는 ‘못난 남자’들이 등장한다. 이 지역에서 나고 자란 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자신이 목격한 마초들의 ‘남자다움’이 무엇이었는지 조명한다. 주인공 클레오의 남자친구 페르민은 벌거벗은 채 근엄한 표정을 하고 여관방 커튼봉으로 봉술을 뽐낸다. 클레오가 임신 사실을 밝혔을 때 그는 줄행랑치고 결국 무예로 다져진 몸으로 클레오를 위협한다. 주인집 가장 안토니오는 또 어떤가. 의사인 그는 일을 핑계로 밖을 돌지만 실은 외도 때문에 가족을 버린다. 어린 쿠아론의 눈에도 남성들의 위선과 비겁함이 뚜렷이 남았던 모양이다. 40여년이 지났다. 멕시코에선 여성을 향한 폭력이 여전하다. 그러나 달라진 게 있다면 지난 과오를 반성하는 남성들이 있다는 점이다.

■ 마초, 폭력을 고백하다

지난 7월15일 멕시코시티에 위치한 비영리기구 헨데의 탈마초 교육에 참가한 멕시코 남성들이 둥글게 마주 앉아 서로 폭력 경험을 고백하고 경청하고 있다. 이곳을 찾는 남성 대부분은 이혼 등으로 가정이 해체됐거나 위기에 놓인 경우가 많다.

지난 7월15일 멕시코시티에 위치한 비영리기구 헨데의 탈마초 교육에 참가한 멕시코 남성들이 둥글게 마주 앉아 서로 폭력 경험을 고백하고 경청하고 있다. 이곳을 찾는 남성 대부분은 이혼 등으로 가정이 해체됐거나 위기에 놓인 경우가 많다.

지난 7월15일 오후 7시, 멕시코시티의 날씨는 변덕스러웠다. 한낮 도시를 달구던 해는 온데간데없고 천둥과 함께 억수 같은 비가 쏟아지다 그치길 반복했다. 이 시각 로마의 한 건물에선 20~50대 남성 10여명이 동그랗게 마주 앉아 명상을 하고 있었다.

멕시코 비영리단체 헨데(GENDES)의 탈마초 교육 ‘요 레알’(진정한 나)이다. 웃음기 쪽 빠진 분위기에 절로 까치발이 됐다. 10평 남짓 단출한 공간을 둘러보자 한쪽 벽에 붙은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당신은 마치스모(마초이즘)에 맞서는 단체에 있다.’

헨데의 탈마초 교육이 열리는 안채 1층 벽에 ‘당신은 마치스모(마초이즘)에 맞서는 단체에 있다’고 적힌 문구가 붙어 있다.

헨데의 탈마초 교육이 열리는 안채 1층 벽에 ‘당신은 마치스모(마초이즘)에 맞서는 단체에 있다’고 적힌 문구가 붙어 있다.

2분쯤 흘렀을까. 눈을 뜬 이들이 테라피스트의 진행에 따라 자기소개를 시작했다. 이름과 참가 횟수, 폭력 사용 여부 순이다. “제 이름은 로베르토(가명)이고 오늘 두 번째 참가입니다. 지난주에 폭력을 저질렀어요.” “저는 미겔(가명)입니다. 열 번째 참가이고 이번엔 폭력을 쓰지 않았어요.” “저는….”

‘진정한 나’는 남성이 폭력적·차별적인 마치스모에서 벗어나 ‘새로운 남성성’을 받아들이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다. 남성 스스로 폭력의 경험을 증언하고 공유하는 과정이 필수다. “나와 타인의 감정, 폭력 안에 녹아든 사회·문화적 맥락을 읽어내는 훈련을 거듭하면 미세한 폭력도 감지할 만큼 예민한 촉수를 갖게 된다”고 테라피스트 우고 바르보사(43)는 설명했다.

남성성이란 무엇인가. 지금 한국 사회가 직면한 질문이다. 미투 운동과 버닝썬 게이트는 남성들이 지닐 수 있는 폭력성과 그 연대를 그대로 드러냈다. 올 초 외신들이 버닝썬 사태를 보도하며 던진 화두도 ‘유독한 남성성(Toxic Masculinity)’이었다. 타인에 대한 지배욕이나 지나친 경쟁심, 감정표현 억제 등을 특징으로 하는 유독한 남성성은 사실 한국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마초 문화가 뿌리 깊은 중남미는 남성성의 왜곡된 발현으로 신음하는 대륙 중 하나다.

지난 7월 멕시코와 콜롬비아를 찾았다. 두 나라 곳곳에서는 기존의 남성성을 대체할 ‘새로운 남성성’을 찾으려는 시도가 피어나고 있었다. 이들 교육은 ‘해독제’가 될 수 있을까.

이날 대표 분석 사례자로 나선 로베르토가 가운데로 자리를 옮겼다. 건장한 체격의 그는 시선을 떨군 채 이야기를 시작했다. 회색 반팔티셔츠 소매 아래로 문신이 빽빽하다. “현관문을 열었는데 개 6마리가 앞을 가로막고 짖어댔어요. 순간 짜증이 나 발로 차버렸습니다. 나가떨어지더군요.” 그가 허공에 발길질하며 말했다. “그건 어떤 폭력이냐”는 누군가의 질문에 로베르토는 “신체적 폭력”이라고 대답했다.

이번엔 모임의 도우미 아르투로(28)가 “왜 그런 행동을 했냐”고 물었다. 주저 없이 나온 첫 번째 대답과 달리 망설임이 느껴졌다. 로베르토가 입을 뗀 것은 그의 오른손이 애꿎은 왼 손목을 한참 주물러댄 후였다. “지적장애가 있는 이모와 둘이 살아요. 이모를 보살펴야 한다는 압박이 크죠. 그 스트레스를 개에게 푼 것 같아요.”

질문이 이어졌다. 이모의 장애는 정당화를 위한 핑계가 아닌지, 스트레스는 스스로 만들어낸 감정이 아닌지 묻고 또 물었다. 로베르토는 거듭되는 질문에 자신이 저지른 폭력을 마주하고 되새겨보는 듯 보였다. 다부진 그의 몸이 조금씩 흔들렸다. 하지만 한숨을 내쉬고, 목이 막히는 듯 목젖을 잡아당기고, 턱을 괴어 수염을 쓰다듬고, 괜스레 신발 끈을 만지작거리면서도 답변을 피하지 않았다. 누구 하나 휴대폰 한 번 들여다보는 일 없었다.

150분 넘게 진행된 수업에서 서로 나무라는 말은 철저히 배제됐다. 수업 말미 로베르토가 “화가 날 땐 60분간 혼자 시간을 보내 감정을 가라앉히겠다”는 해결책을 내놓았을 땐 “당신을 지지한다” “변할 수 있을 거라 믿는다”는 응원이 이어졌다. 몇몇 참가자들은 쭈뼛쭈뼛 로베르토에게 다가가 어깨를 토닥이고 포옹을 했다.

헨데의 공동창립자인 리카르도 아이욘이 ‘탈마초’ 포스터가 빼곡한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포스터에는 "임신중지는 오직 여성의 결정" "마치스모가 없는 삶을 살자" "이웃의 가정폭력을 용납해서는 안 됩니다" 등 문구가 적혀있다.

헨데의 공동창립자인 리카르도 아이욘이 ‘탈마초’ 포스터가 빼곡한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포스터에는 "임신중지는 오직 여성의 결정" "마치스모가 없는 삶을 살자" "이웃의 가정폭력을 용납해서는 안 됩니다" 등 문구가 적혀있다.

■ 시작은 ‘아버지’

마치스모에 맞선 헨데의 교육은 2003년 설립과 함께 시작됐다. 직접 운영하는 주 3회 프로그램 외에 정부 기관과 학교에서 강연을 하기도 한다. 마치스모에 대한 연구 자료를 인터넷에 무료로 공개하고, 관련 정책을 의회에 제안하는 등 전방위로 힘쓰고 있다. 칠레, 온두라스, 파나마 등 같은 문제를 안고 있는 이웃 국가와도 협력한다.

설립자 리카르도 아이욘(44)은 헨데의 출발이 ‘아버지’였다고 말했다. “16년 전 가출 청소년 지원단체에서 일했어요. 그런데 그곳 아이들에겐 공통점이 있었죠. 바로 ‘폭력적이고 바람을 피우는 아버지’였습니다. 그 폭력은 아이들에게 대물림됐고요. 이 굴레를 끊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실제 헨데를 찾는 남성 대부분은 이혼 등으로 가정이 해체됐거나 위기에 놓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 변화를 측정하는 가장 확실한 리트머스도 가족이다. 교육 참가 6개월이 지나면 테라피스트가 불시에 배우자나 자녀에게 전화를 건다. 리카르도는 “‘더 이상 남편·아버지가 두렵지 않다’며 고마워하는 이들이 많다”고 했다.

그러나 마치스모라는 공고한 벽은 쉽게 깨지지 않는다. 남성들은 감정을 내보이는 것은 물론 의사소통에도 익숙하지 않다. “남자들은 술·축구·여자 외 주제로 대화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남자다움을 강요받고 자란 탓에 분노가 아닌 감정은 표현할 줄 모르죠. 이는 자연히 폭력으로 이어지고요.”

헨데 사무실 벽에 붙어있는 포스터. 폭력적인 마초 문화에 길들여진 남성(맨 위)이 탈마초 교육을 통해 변화해나가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한껏 뒤틀렸던 얼굴이 아래로 내려갈수록 편안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헨데에서는 '최소 16번, 1년 이상' 교육을 받아야 '새로운 남성성'을 받아들이게 된다고 말한다.

헨데 사무실 벽에 붙어있는 포스터. 폭력적인 마초 문화에 길들여진 남성(맨 위)이 탈마초 교육을 통해 변화해나가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한껏 뒤틀렸던 얼굴이 아래로 내려갈수록 편안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헨데에서는 '최소 16번, 1년 이상' 교육을 받아야 '새로운 남성성'을 받아들이게 된다고 말한다.

헨데가 말하는 ‘새로운 남성성’이란 뭘까. 리카르도는 “폭력을 쓰지 않고 평등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이어 타인뿐 아니라 나 자신을 향한 폭력도 포함한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나에 대한 폭력이라. 의아한 표정을 짓자 그는 이렇게 말했다. “술·마약에 빠지거나 아파도 병원에 가지 않는 등 자기 몸과 정신을 돌보지 않는 걸 말합니다. 그러다 병이 든 남성은 누가 돌보나요? 여성들이죠. 여성을 착취하고 책임을 전가하는 것도 마치스모의 특징입니다.”

마치스모 탈피란 재사회화요, 평생 학습해온 삶의 방식을 통째로 ‘버리는 일’이란 그의 말이 조금씩 이해됐다.

마치스모라는 껍데기를 한 꺼풀씩 버리고 나면 삶이 뒤집힌다. 2017년 11월부터 교육에 참여해온 이스마엘 오캄포(34)는 그 변화를 온몸으로 겪었다. 계기는 연인과의 이별이었다. “헤어지자고 한 여자친구를 꽤 귀찮게 했어요. 날 찼다는 사실이 화가 났죠. 왜 친구로 남는 것마저 거절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어요.”

그때 친구가 권한 것이 탈마초 교육이었다. 친구는 좀처럼 분노를 가라앉히지 못하는 오캄포에게 “넌 지금 상대를 ‘통제’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내가 뭘?’ 은근한 억울함을 품고 교육받길 2년. 오캄포는 자신의 행동이 폭력이었음을 깨달았다. “나는 친절하고 좋은 사람이라 생각했어요. 괴롭힌 것도 아니고 그저 조금 귀찮게 했을 뿐이니까요. 그런데 때리는 것만 나쁜 게 아니더라고요. 감정적·경제적 압박도 다 폭력이죠.”

하지만 그 2년이 순탄하기만 했겠는가. 오캄포는 “지금껏 정당화해온 것들, 당연하게 여겨온 것들이 폭력이란 걸 인정하기 힘들었다. 무엇보다 보고 싶지 않은 내 모습을 마주하는 게 괴로웠다”고 했다. 친구도 잃었다. 그가 여성·성소수자를 비하하는 농담에 웃지 않게 되자 남자인 친구들은 “이제 페미니스트 된 거냐”며 고까워했다.

대신 스스로 행복해지는 법을 배웠다. 감정을 다스릴 줄 알게 되면서 몸도 마음도 건강해졌다. “‘엄마, 여자친구가 챙겨주는 삶’에서 벗어난 거죠.”

큰 변화를 겪은 그에게 조금 도발적인 질문은 던져봤다. “당신은 마초인가요?” 오캄포는 웃음을 터뜨렸지만, 표정은 복잡미묘했다. “나는 아직 마초이고 아마 앞으로도 그럴 겁니다. 여전히 폭력을 저지를 수 있는 존재이죠. 마초가 되는 건 너무 쉽고 사회도 그걸 유도해요. 죽을 때까지 노력해야 해요.”

■ 뿌리 깊은 마초 문화…폭력의 근원은

마치스모는 중남미를 이해하는 핵심 키워드다. ‘여성에 대한 남성의 우월적·지배적 태도’란 뜻의 마치스모는 이 지역 정치·사회·문화 등 전반에 스며들어 있다.

마치스모의 기원은 16세기 스페인의 신대륙 정복사업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제국이 원주민 사회를 무너뜨리고 거대 식민지를 세우는 방식은 폭력적이었다. 대륙은 수탈당했고, 이 과정에서 힘의 논리만이 작동했다. 강한 것은 긍정됐다. 이때 들어온 유럽의 가부장제도 비교적 성평등했던 원주민 사회 운동장을 기울게 했다.

종교는 결정적 역할을 했다. 중남미 인구 90%는 기독교인이고 이 중 대부분이 가톨릭교도다.

보수적이며 위계가 뚜렷한 이 종교는 남성에겐 마치스모를, 여성에겐 마리아니스모(순종적이고 순결하며 인내하는 마리아적 여성상)를 강요했다. 독립 이후 대륙 내 대부분 국가에 권위주의 정부가 들어서면서 이 현상은 계속됐다.

멕시코와 콜롬비아는 그중에서도 마치스모가 강한 국가로 꼽힌다. 1910년 멕시코 혁명이 일어났다. 35년간 집권한 무능한 독재정권을 무너뜨린 20세기 최초의 사회혁명이었다. 그러나 혁명의 공은 남성이 독차지했다. 여성의 기여는 축소됐으며, 혁명의 의미가 남성의 관점에서 정의됐다. 그들의 ‘남자다움’은 긍정적이고 멕시코다운 것으로 평가됐다.

콜롬비아는 오랜 전쟁으로 폭력성이 내재화한 경우다. 19세기 초 스페인에서 독립한 그란콜롬비아는 현재의 콜롬비아, 파나마, 베네수엘라, 에콰도르 등을 포함한 대국이었다. 그러나 곧 분리주의자들이 활동을 시작했고 콜롬비아를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이 독립전쟁을 통해 떨어져 나갔다. 바로 내전이 이어졌다. 반군(FARC)과 정부군의 전쟁은 2016년 평화협정을 맺을 때까지 60여년간 이어졌다. 콜롬비아인들이 ‘서로 죽고 죽이는’ 폭력에 익숙해진 건 당연한 일이었다.

중남미가 안은 사회문제 상당수는 마치스모에서 비롯된다. 대표적인 것이 폭력, 그중에서도 젠더폭력이다. 여성을 ‘정복’하는 것, 즉 더 많은 여성과 잠자리를 하는 것을 남자다움이라 여기는 탓에 이를 증명하기 위해 폭력도 서슴지 않는다.

유엔 라틴아메리카 카리브경제위원회(ECLAC)에 따르면 2017년 한 해 최소 2795명의 여성이 이 지역에서 살해됐다. 헨데가 활동하는 멕시코에선 2시간마다 여성 1명이 죽임을 당한다. 여성 2명 중 1명은 가정폭력을 경험한다. 10대 임신도 오랜 문제다. 유엔에 따르면 중남미 15~19세 여성 1000명 중 66.5명이 출산을 경험한다. 같은 연령대 전 세계 출산율은 1000명당 46명이다. 그런데도 가톨릭의 영향으로 낙태는 죄악시된다. 사실상 이 지역 대부분 국가가 거의 모든 경우에 낙태를 금지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대륙 차원의 대책이 마련되기도 했다. 1994년 역내 32개국은 마치스모 극복과 여성 권리 증진을 내용으로 하는 벨렘협약을 비준했다. 그러나 오랜 세월에 걸쳐 ‘제도화’된 마치스모를 부수기란 쉽지 않다.

■ 마초

‘마초(Macho)’는 스페인어로 ‘수컷’을 뜻한다. 한국을 비롯한 대부분 문화권에서 주로 ‘남자다움을 지나치게 과시하거나 우월하게 여기는 남자’를 가리키는 말로 사용된다. 스페인어와 영어로는 각각 ‘마치스모(Machismo)’와 ‘마초이즘(Machoism)’이라 쓴다. 스페인 왕립학술원(RAE)은 마치스모를 ‘여성에 대한 남성의 우월적 태도’로 정의한다.



■ 마치스모를 부수는 건…춤과 노래!

콜롬비아 학생들이 지난 7월19일 수도 보고타의 클레멘시아 올구인 데 우르다네타 콜레히오(초·중·고 통합 공립학교)에서 열린 탈마초 교육 중 서로의 몸에 기대고 누워 원을 그리고 있다. 타인과 몸을 부딪치고 느끼며 경계를 깨기 위한 것이다.

콜롬비아 학생들이 지난 7월19일 수도 보고타의 클레멘시아 올구인 데 우르다네타 콜레히오(초·중·고 통합 공립학교)에서 열린 탈마초 교육 중 서로의 몸에 기대고 누워 원을 그리고 있다. 타인과 몸을 부딪치고 느끼며 경계를 깨기 위한 것이다.

멕시코 헨데의 교육이 주로 성인 남성을 대상으로 한다면 콜롬비아에는 청소년을 위한 탈마초 프로그램이 있다.

지난 7월18일 오후 3시, 수도 보고타에 위치한 클레멘시아 올구인 데 우르다네타 콜레히오(초·중·고 통합 공립학교)에서 흥겨운 라틴 음악이 흘러나왔다. 소리를 따라 들어간 교실에서는 앳된 얼굴의 남녀 청소년 16명이 경보하듯 교실 안을 휘젓고 있었다.

“이번엔 천천히 걸어보자! 서로 유혹하듯 추파도 던져봐.” 빈센트 마르티네스(17)의 말에 쿡쿡 웃음이 터진 아이들은 이내 등을 동그랗게 말고 걸음을 늦췄다. “자, 이제 둘씩 짝을 지어 서로 안아줘! 하나둘셋!” 쉴 새 없이 떨어지는 지시에 아이들은 분주히 움직였다. ‘셋’ 하는 소리와 함께 우왕좌왕하다가도 곧 짝을 이뤄 포옹을 나눴다. 성별은 상관없었다. 어색했던 포옹은 점점 자연스러워졌다.

언뜻 체육 수업으로 보이는 이 활동은 콜롬비아의 반마치스모 운동단체 ‘경계 없는 청년 모임’이 준비한 탈마초 교육이다. 단체 이름 그대로 몸을 움직이고, 서로를 안고, 눈을 마주치면서 성별의 경계를 무너뜨려 마치스모를 부순다고 믿는다. 학교 졸업생을 중심으로 꾸려진 이 단체는 매주 화·목 재학생을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이날 진행을 맡은 마르티네스도 ‘경계 없는 청년’ 중 하나다.

몸을 풀었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몸을 쓸’ 차례다. 아이들이 바닥에 앉아 동그랗게 앉았다. 그러곤 앞뒤로 몸을 기대 완전히 드러누워 회오리 도넛 모양을 만들었다. “앞사람의 어깨를 안마해주자.” 쑥스러워하는 아이들에게 마르티네스는 “우리는 서로의 몸을 느껴야 한다”며 직접 시범을 보였다.

이어진 것은 댄스 타임. 타고난 춤꾼 콜롬비아인들이 모였으니 춤이 빠질 리 없다. 큰 원을 그리며 선 아이들은 구호에 맞춰 골반을 앞으로 튕겼다 뒤로 당겼다 반복했다.

탈마초 교육에 참가한 남학생의 모자에 ‘총각(Virgen)’이라고 적힌 종이가 붙어 있다. 많은 여성과 성관계를 해야 남성성을 증명할 수 있다고 믿는 문화 탓에 남성들은 이 단어를 모욕으로 받아들인다.

탈마초 교육에 참가한 남학생의 모자에 ‘총각(Virgen)’이라고 적힌 종이가 붙어 있다. 많은 여성과 성관계를 해야 남성성을 증명할 수 있다고 믿는 문화 탓에 남성들은 이 단어를 모욕으로 받아들인다.

가만 보니 온 교실을 누비는 아이들의 등에 손바닥만 한 카드가 한 장씩 붙어 있었다. ‘엉덩이가 큰 여자’ ‘이상한 여자’ ‘꽃뱀’… 대부분 여성을 비하할 때 쓰는 단어다. ‘외국인’처럼 소수자를 가리키거나 ‘필요 이상의 (분노) 표출’과 같이 마치스모의 특성을 나타내는 단어도 있다.

단어의 용도를 알게 된 것은 수업이 끝날 때쯤이었다. 신체 활동을 마친 아이들은 다시 모여 앉아 ‘성찰의 시간’을 가졌다. 1시간 넘게 ‘꽃뱀’ 카드를 달고 있었던 도미닉 벨트란(15)은 분통을 터뜨렸다. “난 꽃뱀이 아닌데, 왜 나를 꽃뱀이라고 하지? 하는 생각에 기분이 나빴어.”

반면 ‘필요 이상의 표출’의 주인공 후안 메르찬(13)은 순순히 자신의 특성을 받아들였다. “실은 이 단어가 나를 잘 표현하는 것 같아. 툭하면 화를 내거든.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되 버릴 건 버려야 한다고 생각해.”

탈마초 교육에 참가한 학생들이 서로를 껴안으며 경계를 무너뜨리는 활동을 하고 있다.

탈마초 교육에 참가한 학생들이 서로를 껴안으며 경계를 무너뜨리는 활동을 하고 있다.

이때, 아이들을 흐뭇한 얼굴로 지켜보는 이가 있었으니 바로 하비에르 오마르(67) 콜렉티보 옴브레 이 마스쿨리니다스(남성과 남성성·콜렉티보) 대표다. 오마르 대표는 1994년 콜롬비아 비영리단체 콜렉티보를 세웠다. 콜렉티보는 콜롬비아 최초로 성과 젠더, 남성성 교육을 전면에 내세운 단체다. 25년의 활동 기간 동안 목표를 공유하는 단체가 잇따라 생겼다. 보고타에만 10개, 콜롬비아 전역에 약 30개의 단체가 있다. 경계 없는 청년 모임도 이 중 하나다. 콜렉티보가 콜롬비아 반마치스모 운동의 ‘조상님’인 셈이다.

■ ‘성기=남성성’ 등식을 깨자

오마르 대표는 ‘아버지란 무엇인가’라는 의문이 활동의 계기라고 말했다. “콜롬비아에서는 아버지가 가정을 돌보지 않고 외도를 하거나 아내와 자녀를 때리는 등 제대로 가정을 꾸리지 못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가정이 무너지는데 사회가 무너지는 게 당연하지 않나요?”

콜롬비아 반마치스모 운동단체 ‘콜렉티보 옴브레 이 마스쿨리니다스(남성과 남성성)’의 하비에르 오마르 대표가 지난 7월19일 보고타의 자택 겸 사무실에서 탈마초 교육의 이유와 목표를 설명하고 있다.

콜롬비아 반마치스모 운동단체 ‘콜렉티보 옴브레 이 마스쿨리니다스(남성과 남성성)’의 하비에르 오마르 대표가 지난 7월19일 보고타의 자택 겸 사무실에서 탈마초 교육의 이유와 목표를 설명하고 있다.

‘아버지’를 공략한 헨데와 달리 콜렉티보는 아이들에게 집중했다. 어릴수록 마치스모를 부수기 쉽다. 아이들 대상인 만큼 몸으로 직접 표현하고 느끼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보디페인팅, 춤, 역할극 등 방법도 다채롭다. 몸을 활용한 경계 없는 청년 프로젝트의 교육 방식은 콜렉티보로부터 전파된 지론이기도 하다.

몸을 움직이는 것과 폭력적인 남성성 극복은 무슨 관계일까. 오마르 대표는 칠판에 남성의 형상을 그렸다. 그러곤 눈과 입, 가슴 등 부위에 엑스 표를, 성기에는 동그라미를 쳤다. 그는 “남성 신체에 씌워진 여러 제약을 걷어내고 자유를 주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남성들은 여러 감각을 차단당합니다. 감정을 표현하거나 느끼는 것 자체를 남자답지 못한 것으로 치부하기 때문이죠. 과묵함이 미덕이니 입도 자유롭지 못해요. 유일하게 억압받지 않는 신체 부위가 성기, 즉 성욕입니다. 제어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니 성폭력으로 이어질 수밖에요. 이런 상황에서 ‘콘돔을 쓰자’고 캠페인을 해봐야 소용이 없습니다. ‘성기=남성성’이라는 등식을 깨는 것이 근본 해결책이에요.”

여성 교육 또한 중요한 축이다. 마리아니스모를 내재화한 여성들은 폭력에 길들여진다. 오마르 대표는 “아직도 콜롬비아 일부 지역에선 여성 스스로 ‘남편이 나를 샀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며 “남성은 원래 폭력적이고 성욕을 참을 수 없으니 내가 당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인식도 만연하다”고 했다. 여성이 폭력에 저항하고, 자신 또한 선택할 권리가 있음을 깨닫도록 콜렉티보는 성별 구분 없이 교육을 진행한다.

콜렉티보의 노력으로 현재 남녀 각각 1만명, 6000명의 활동가가 전국 각지에서 마치스모 타파를 위한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경계 없는 청년 모임의 마르티네스는 교육을 받는 학생에서 가르치는 활동가로 변신한 장본인이다.

'경계없는 청년 프로젝트'의 활동가 빈센트 마르티네스가 보고타의 한 공립학교에서 탈마초 교육 프로그램을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경계없는 청년 프로젝트'의 활동가 빈센트 마르티네스가 보고타의 한 공립학교에서 탈마초 교육 프로그램을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마르티네스는 막 모임에 들어온 5년 전 자신을 ‘전형적인 마초’로 기억했다. “당시만 해도 마초끼가 다분했어요. 이미 물들어 있었던 거죠. 처음엔 이 활동에도 흥미를 느끼지 못했어요. 그런데 두세 번 참가하면서 몸이 반응하기 시작했어요.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게 좋아졌고 내 마음을 표현하며 내적 평화가 찾아왔어요.”

평화라곤 했지만 순탄치 않은 5년이었다. 교육을 통해 배운 평등, 배려가 정작 집에선 이뤄지지 않았다. 모든 게 이상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의문이 들었어요. 왜 집안일은 엄마가 다 하지? 왜 나는 청소를 안 해도 되는 거지?”

의문을 행동으로 옮기자 가족에겐 변화가 일어났다. 신체 접촉은 물론 대화도 없던 아버지와 부쩍 가까워졌다. 포옹을 하고, 일상을 나누기 시작했다. 어머니는 집안일 강박에서 벗어났다. 여성에 대한 생각도 달라졌을까. 마르티네스에게 묻자 그는 “질문이 잘못된 것 같다”고 했다. “저는 이제 여자와 남자를 구분하지 않아요. ‘사람’으로 볼 뿐입니다.”

안티마치스모 활동가 브라얀 비얄바가 핑크색 치마를 입은 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안티마치스모 활동가 브라얀 비얄바가 핑크색 치마를 입은 채 포즈를 취하고 있다.

다음날 한 집회 현장에서 만날 브라얀 비얄바(23)도 그중 하나다. ‘아프로’ 헤어스타일에 상냥한 눈을 한 그는 클레멘시아 올구인 콜레히오를 졸업하고 회계학을 공부한다. 그는 대학생들이 주축이 된 단체 카시타스 비블리카스에서 활동하며 학내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비얄바는 아버지의 부재와 남과 다른 성적 지향이 지금의 활동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저는 미혼모 가정에서 자랐어요. 어머니는 늘 일을 하셔서 혼자 있는 때가 많았죠. 내가 게이라는 걸 깨달았을 때 혼란스러웠어요. 얘기할 데가 없었거든요.”

그때 비얄바에게 손을 내민 것이 반마치스모 교육이었다. 9년 전 콜레히오 시절, 콜렉티보 소속인 이 학교 문학 교사 알프레도 센테노(59)는 그에게 자신을 표현하는 방법을 알려줬다. 성소수자에 대한 억압이 마치스모에서 비롯됐다는 것을 깨달은 것도 이 시기다. 비얄바가 성소수자 인권단체가 아닌 반마치스모 단체에서 활동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는 “성소수자를 향한 폭력도 결국 마치스모에서 나온다”며 “보다 근본적인 해결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 갈 길 먼 공교육

헨데와 콜렉티보의 탈마초 프로그램은 학교로 확대될 수 있을까. 공교육은 아직 갈 길이 멀다. 아니, ‘첫발도 안 뗐다’고 하는 편이 더 정확하다.

성교육에 대한 콜롬비아인의 인식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 있다. 1989년 중부 소도시 벤타케마다에서는 학생에게 성지식을 알려준 교사가 부모로부터 피소, 결국 파면되는 일이 일어났다. ‘어린아이에게 성을 알게 했다’는 게 이유였다. 이를 계기로 성교육이 필요하다는 사회적 논의가 이뤄지긴 했지만, 교사들을 위축시키기엔 충분했다. 5년 뒤인 1994년 콜롬비아는 성교육을 의무화했다. 단 ‘종교적으로 악영향을 줘선 안된다’는 단서가 달렸다. 사실상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막은 셈이다. 30년이 지난 지금도 상황은 비슷하다. 불과 3년 전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 금지를 교육과정에 넣으려던 교육부 장관이 교회 반발에 물러나는 일도 있었다.

지난 7월22일 콜롬비아 보고타의 헤라르도 파레데스 콜레히오에서 9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성교육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 학교는 콜롬비아에서 유일하게 성교육을 공식 과목으로 채택했다.

지난 7월22일 콜롬비아 보고타의 헤라르도 파레데스 콜레히오에서 9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성교육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 학교는 콜롬비아에서 유일하게 성교육을 공식 과목으로 채택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교육현장은 각개전투다. 콜롬비아에서 성교육을 공식 과목으로 채택한 학교는 딱 ‘1곳’뿐이다. 현지 언론 엘에스펙타도르에 따르면 콜롬비아 학생 5명 중 1명만이 학교에서 성지식을 접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보수적 가톨릭 재단이 1000개 이상의 사립학교를 보유한 콜롬비아의 교육 현실도 이와 무관치 않다.

멕시코는 사정이 약간 나은 수준이다. 1970년대 생물학에 뿌리를 둔 이성애·순결 중심의 성교육이 20년 넘게 이어졌다. 1990년대 들어 초등학교 교과과정에 성적 권리와 쾌락에 관한 정보가 포함됐다. 교회와 학부모들은 항의했고 이 교육이 ‘포르노’라고 비판했다.

■ 이미 시작된 변화

마냥 비관적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변화의 열망이 대륙 곳곳에서 꿈틀대고 있다. 지난해 89년 만에 좌파정권이 탄생한 멕시코에서는 지난 5월 새 교육개혁안이 상원을 통과했다. 개혁안에는 성소수자와 성평등의 개념을 넣은 성교육이 포함됐다. 지난 2월 쿠바에서 ‘성정체성에 기반한 차별 금지’를 명시한 새 헌법이 국민투표를 통과했으며, 아르헨티나에서는 임신중지 합법화 등을 요구하는 페미니즘의 물결이 거세다.

지난 7월19일 오후, 보고타 로우르데스 공원에 치마를 입은 남성들이 나타났다. 핑크, 노랑, 파랑… 색깔도 화려하다. 콜롬비아국립대 학생들이 중심이 된 단체 ‘센티펜산테’(느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젠더폭력 중단과 남성우월주의 타파를 촉구하며 열린 이날 집회는 신생 모임인 센티펜산테가 콜렉티보 측에 조언을 구한 인연으로 이뤄졌다. 치마는 기존 남성성에 대한 저항의 의미다.

콜롬비아 반마치스모운동단체 센티펜산테 회원들이 지난 7월19일 오후 보고타의 로우르데스 공원에서 젠더폭력 중단과 남성우월주의 타파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콜롬비아 반마치스모운동단체 센티펜산테 회원들이 지난 7월19일 오후 보고타의 로우르데스 공원에서 젠더폭력 중단과 남성우월주의 타파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우리는 여성을 억압하는 남성들이었습니다. 이제 여성을 위해 싸우겠습니다.” “마초들이 세상을 망치고 있어. 우리는 밤낮으로 그들과 싸워야 해!”

참가자들은 공원 중앙시계탑 앞에서, 공원에서 한낮의 여유를 즐기는 시민들을 향해, 그리고 차도를 향해 외쳤다.

센티펜산테 회원들이 보고타에서 '젠더폭력 중단'을 촉구하는 집회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몇몇 참가자들은 기존 남성성에 저항하는 의미에서 색색깔의 치마를 입었다.

센티펜산테 회원들이 보고타에서 '젠더폭력 중단'을 촉구하는 집회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몇몇 참가자들은 기존 남성성에 저항하는 의미에서 색색깔의 치마를 입었다.

상점이 몰린 구시가지 중심가로 행진이 이어졌다. “맞지, 맞아!” 작은 노점을 펴고 있던 한 중년 여성은 통쾌한 표정을 지으며 시위대를 향해 엄지를 치켜들었다. 남성들의 반응은 달랐다. 차가운 시선을 보내는 건 물론 지나가는 여성을 향해 보란 듯 휘파람을 불기도 했다. “포포(똥이나 먹어)!” 누군가의 야유도 날아들었다.

그러나 성평등을 향한 세계적 흐름은 물릴 수 없다. 행진 행렬을 구경하며 걷던 앳된 얼굴의 커플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소이 마치스타?(나도 마초야?)” 남성이 여성에게 물었다. 그녀는 뭐라고 답했을까. 대답은 센티펜산테의 구호에 묻혀버렸다.

■ 특별취재팀: 노정연·임소정·김찬호·최민지(모바일팀), 이보라(사회부) 기자
■ 취재지원: 한국언론진흥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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