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지’ 옮긴 세월호특조위…“국민과 함께 진실규명 계속”

2016.11.15 22:18 입력 2016.11.15 22:22 수정

정부, 특조위 강제 종료에 서교동 YMCA 건물로 이사

“규명 의지 정부가 못 꺾어”…이웃 주민 “끝까지 응원”

4·16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 소속 조사관들이 15일 서울 마포구 YMCA 건물 4층에 새로 둥지를 튼 사무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4·16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 소속 조사관들이 15일 서울 마포구 YMCA 건물 4층에 새로 둥지를 튼 사무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1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위치한 YMCA 전국연맹 건물 입구에는 커다란 노란 리본이 걸려 있었다. 이 곳은 4·16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이하 특조위)가 새 둥지를 튼 곳이다. 특조위 조사관들은 당초 사무실이 있던 서울 중구 저동 나라키움빌딩에서 전날 이 건물 4층으로 이사했다. 1300㎡ 정도였던 기존 사무실에 비해 새 사무실은 단출했다. YMCA는 사무총장이 쓰던 공간을 특조위에 배려했는데 넓이는 26㎡ 남짓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 9월30일 특조위 활동을 ‘강제’ 종료한 후 지난주 저동 사무실을 철거했다. 이에 특조위 조사관들은 지난 14일 보도자료를 내고 “정부가 특조위 사무실의 집기를 모두 철거하고 출입에 필요한 지문인식 시스템도 제한하는 등 기존 사무실에서 조사하는 게 불가능해졌다”며 “국민 속으로 들어가서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지속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급하게 이사를 한 탓인지 새 사무실은 어수선했다. 사무실에 있는 물건이라곤 회의용 책상 하나에 의자 열 개, 화이트보드 하나가 전부다. 화이트보드 뒤엔 미처 정리하지 못한 짐들이 쌓여 있다. 새 사무실에는 김경민·김성훈 조사관 둘만 있었다. 장소가 협소해 다른 조사관들은 외부에서 일정을 소화하고 있었다. 하지만 조사관들은 “이 작은 공간마저도 감사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경민 조사관은 “정부가 특조위 사무실을 강제로 철거하면서 갈 곳이 없던 차에 YMCA 측에서 먼저 사무총장실 사용을 제안해 왔다”며 “너무 감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충재 YMCA 사무총장은 “세월호특조위가 잘되는 것이 우리 사회에 새로운 변화를 일으키는 핵심이라고 생각한다”며 “특조위 활동이 정부로 인해 난항을 겪는 모습을 보고 활동 공간을 무상으로 지원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조사관들의 표정은 밝아 보였다. 김성훈 조사관은 “계속 해오던 일을 하는 것이지만 새로운 공간에 왔으니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할 각오가 돼 있다”며 “특조위 위원들은 출근과 회의를 이어가며 진상규명 의지를 다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민 조사관은 “정부가 특조위 활동을 정지시키는 것으로 진상규명 의지를 꺾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면 오산”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특조위는 4·16연대 등 세월호 참사 유족과 연대해 자체적으로 진상조사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이웃 주민들도 특조위 활동을 응원했다. 특조위 사무실 옆 건물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김정희씨(32)는 “항상 세월호특조위를 응원하고 있었는데 이웃 식구가 돼 기쁘다”며 “하루빨리 진상규명이 이뤄지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인근 주민 박정민씨(45)도 “박근혜 정부가 세월호특조위 사무실까지 폐쇄한 건 용서받지 못할 행동”이라며 “특조위 활동을 끝까지 응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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