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기습 배치

수도권 방어 못해, 북핵·미사일 대응은 구실…미 ‘MD망’ 편입

2017.03.07 22:17 입력 2017.03.07 23:46 수정

사드 배치 왜 문제인가

중국 반대 이유는 ‘레이더’…북 SLBM 성공 땐 무용지물

사드(THAAD)는 미국의 무기 생산업체 록히드마틴이 제조하는 미사일방어 무기인 ‘최종단계 고고도 지역방어’ 체계의 줄임말이다. 미국을 향해 날아가는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 단계나 중간비행 단계에서 놓쳤을 경우 대기권에 재진입하려는 최종단계에 파괴하도록 고안됐다.

사드 포대는 지상에 설치되며 레이더, 통제실, 요격미사일, 발사대 등 네 부분으로 이뤄진다. 지난 6일 오산 공군기지를 통해 반입된 것은 2기의 이동식 발사대이다.

이 가운데 중국이 민감해하는 것은 레이더이다. X밴드 레이더로 불리는 이 장비는 방향을 조정할 경우 중국 등 더 넓은 지역을 감시하는 데 쓰일 수 있다. 이미 일본에 해상 기반 X밴드 레이더가 두 대 설치돼 있지만 중국은 자국 주변 지역이 미국의 감시장비로 채워지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애초 미국 본토 방어를 상정하고 개발된 사드가 한국에 설치될 경우 북한의 노동, 스커드 등 단·중거리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용도로 쓰이게 된다. 사드의 요격미사일은 40~150㎞의 높은 고도에서 요격하도록 설계돼 있어서 물리적으로 서울 등 수도권 대부분 지역이 방어 범위에서 제외된다.

사드 배치가 북핵이 아니라 주한미군 방어용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미국의 물리학자 조지 루이스 코넬대 연구원은 “방어 범위에 포함된다는 말도 요격미사일이 해당 고도까지 날아갈 수 있는 지리적 범위를 의미할 뿐 그것이 반드시 적의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미국 미사일방어청(MDA)과 록히드마틴은 다른 미사일방어 시스템의 요격 성공률이 50%도 채 되지 않는 상황에서 사드만 예외적으로 11번 실험에서 11번 명중해 100%의 성공률을 기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2006년 6월부터 2015년 11월 사이에 이뤄진 사드 모의실험 통계는 한국과 미국의 군당국이 사드 배치의 정당성을 강조하기 위해 늘 인용하는 수치다.

하지만 미리 예고된 아군의 미사일을 요격한 이 실험 통계는 실전에서는 무의미하다는 것이 독립적인 전문가들의 견해다. 진짜 탄두와 함께 떨어지는 가짜 탄두를 가려내는 것이 어려운 데다 미사일을 빙글빙글 돌리며 비행하는 방식 등 탄두 명중을 어렵게 하는 적의 기술이 얼마든지 동원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 군당국은 요격미사일에 탑재할 적외선 열감지 장비 기술의 발전으로 진짜 탄두를 식별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애슈턴 카터 전 국방장관은 연구원 시절 이것이 불가능하다고 결론 내린 바 있다.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실험에 성공하면서 사드는 더욱 무용지물이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테드 포스톨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는 “북한이 잠수함에서 사거리 1000㎞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는 것은 곧 한국 영토가 360도 각도에서 위협을 받는다는 의미”라며 “사드 레이더의 탐지 각도가 106도인 점을 고려하면 사드 레이더가 북쪽을 바라보는 1대가 아니라 4대가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고 말했다. 레이더 한 대의 가격은 약 2억달러(2300억원)다.

이 때문에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이 사드 포대를 한반도에 배치하려는 속셈은 한국을 미국의 미사일방어망에 편입시키고 한·미·일 군사협력을 가속화해 동북아에서 자신들에 대한 전략적 우위를 점하려는 것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북한 핵·미사일 대응은 구실일 뿐이라는 것이다. 중국과 러시아는 한국에 사드 배치가 본격화되면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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