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찰 무마 의혹’ 유 전 부시장 2016~2017년 금융위 재직 때
장남 고졸 이후 2차례, 차남도 같은 곳서…검찰, 압수수색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55·사진)이 2016~2017년 금융위원회 고위직으로 근무할 때 장남(22)이 사모펀드(PEF) 운용사 ㄱ사에서 2차례 인턴십 활동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유 전 부시장이 부산시에서 근무를 시작한 2018년에는 차남(19)이 같은 업체에서 인턴십을 했다. 유 전 부시장의 금품 수수 의혹과 청와대의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 무마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ㄱ사를 압수수색했다.
5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유 전 부시장의 장남은 2016년과 2017년 서울 서초동의 ㄱ사에서 인턴십을 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장남이 2016년 가을 미국 대학에 입학하기 전인 그해 여름 인턴십 활동을 했다. ㄱ사 대표도 직원들에게 유 전 부시장 장남을 잘 챙기라고 당부했고 실제 유 전 부시장도 아들의 사회성이 좋아졌다며 크게 만족해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2017년 여름방학에도 장남이 ㄱ사에서 인턴십을 했다”면서 “사모펀드 운용사가 이제 막 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을 인턴으로 채용해 줄 수 있는 업무가 많지 않은데 2년 연속으로 인턴십을 한 게 이상했다”고 말했다. 유 전 부시장 장남은 그해 9월 입대했다.
2018년 여름에는 차남도 ㄱ사에서 인턴십 활동을 했다고 한다. 차남은 2000년 2월생이다. 인턴십은 고교 재학 중이거나 졸업했을 때 인턴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유 전 부시장은 장남의 인턴십 활동 기간에 금융위원회 기획조정관과 금융정책국장을 지냈다. 금융정책국장은 금융위 국장급(고위공무원 나급) 중에서도 상임위원, 사무처장,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 등 1급(고위공무원 가급) 승진 대상 1순위인 핵심 보직이다. 유 전 부시장은 2018년 6월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내정됐다.
ㄱ사는 2011년 5월 설립됐고 한때 부산으로 본점을 이전하기도 했다. 대표 정모씨(45)의 부친은 옛 신한국당과 한나라당(현 자유한국당)에서 3선 의원을 지냈다. 검사 출신의 옛 한나라당 의원이 고문변호사를 맡았던 곳이기도 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ㄱ사가 운영하는 경영참여형 사모펀드는 3개이고 전체 출자약정액은 4806억원이다. 업계 10위권 규모로 알려져 있다.
업계 관계자는 “ㄱ사는 그동안 한국당 주요 인사들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는데 2017년 정권이 바뀌자 이전부터 친분이 있던 유 전 부시장을 통해 회사 운영에 도움을 받으려 한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ㄱ사는 사모투자 규정 위반으로 2018년 12월 금감원에서 임원(1명) 주의 제재를 받았다. 당시 업계에서는 유 전 부시장 덕분에 경미한 징계만 받았다는 말이 나왔다고 한다. 유 전 부시장은 참여정부 청와대 1부속실 행정관을 지냈고 문재인 정부 주요 인사들과도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향신문은 ㄱ사 대표 정씨와 전화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ㄱ사 사무실도 찾아갔으나 만나지 못했다. 유 전 부시장도 연락을 받지 않았다.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는 금융위원회를 압수수색한 지난 4일 ㄱ사 사무실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유 전 부시장이 ㄱ사 등 여러 업체에서 각종 편의와 유학비 등을 제공받았다는 의혹과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이를 감찰하고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수사 중이다.
김태우 전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실 특별감찰반원은 유 전 부시장 감찰 무마 의혹과 관련해 지난 2월 조국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전 법무부 장관), 박형철 반부패비서관 등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했다.
ㄱ사 관계자는 경향신문 보도 후인 6일 “(유 전 부시장 자녀들의) 인턴십은 다른 인턴십과 동일하게 진행됐고 실제 인턴 업무도 수행했으며 해외 유학비를 지원한 사실도 없다”면서 “금감원 제재 무마를 시도한 적이 없고 제재 수위가 낮아졌다는 의혹도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