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적인 색채로 빚어낸 고대 이집트···빛의 향연 뮤지컬 ‘아이다’

2022.06.08 14:11 입력 2022.06.08 19:46 수정

올해 여섯 번째 시즌으로 돌아온 뮤지컬 <아이다>는 정교하게 조명으로 고대 이집트의 풍광을 환상적인 색채로 빚어낸다. 신시컴퍼니 제공

올해 여섯 번째 시즌으로 돌아온 뮤지컬 <아이다>는 정교하게 조명으로 고대 이집트의 풍광을 환상적인 색채로 빚어낸다. 신시컴퍼니 제공

새벽의 푸른 어스름이 깔린 이집트의 강가. 이국적인 선율의 음악과 함께 머리에 커다란 바구니를 올린 여인들이 사뿐하고 관능적인 걸음걸이로 등장한다. 바구니에서 빨랫감을 꺼낸 이들의 춤은 음악과 함께 격렬해지고, 푸른빛 나일강은 곧이어 환상적인 붉은빛으로 물든다. 뮤지컬 <아이다>는 고대 이집트의 풍광을 환상적인 색채로 빚어낸다. 거대한 무대를 화폭 삼아 조명으로 그림을 그렸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다.

디즈니가 제작하고 팝의 거장 엘턴 존이 작곡한 브로드웨이 뮤지컬 <아이다>가 2년 만에 여섯 번째 시즌으로 돌아왔다. 디즈니의 작품 새 단장 계획에 따라 당초 2020년이 마지막 시즌이 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변수로 인해 다시 한 번 한국 관객과 만난다.

주세페 베르디의 오페라를 원작으로 한 <아이다>는 이집트에 노예로 끌려온 누비아 공주 아이다와 이집트 장군 라다메스의 비극적인 사랑을 그린다. 이야기는 현대의 한 박물관 이집트관에서부터 시작된다. 고대 이집트 왕국의 여왕이었던 암네리스가 이집트 사원의 제단 밑에서 발굴된 남녀의 유골에 얽힌 슬픈 이야기로 관객들을 초대한다.

디즈니의 또 다른 뮤지컬 명작 <라이온킹>이 연상되는 화려한 무대는 여전하다. 정교하게 설계된 조명이 아프리카의 풍부하고 화려한 색감을 극대화한다. 때로는 푸른 빛으로 때로는 저녁 노을이 비친 붉은 빛으로 일렁이는 나일강, 주홍빛 돛을 펄럭이는 라다메스의 함선, 사막의 밤을 촘촘하게 밝히는 별빛, 영롱한 색채의 암네리스의 목욕탕 등 다채로운 빛과 색의 무대가 공연 내내 관객 시선을 사로 잡는다. 이처럼 섬세한 ‘빛의 무대’를 만들기 위해 900대의 고정 조명과 90대가 넘는 무빙 라이트를 사용했다고 한다.

뮤지컬 <아이다>의 한 장면. 신시컴퍼니 제공

뮤지컬 <아이다>의 한 장면. 신시컴퍼니 제공

뮤지컬 <아이다>의 한 장면. 신시컴퍼니 제공

뮤지컬 <아이다>의 한 장면. 신시컴퍼니 제공

이야기는 단순하지만 빠른 장면 전환과 풍부한 볼거리가 넘치는 공연이다. 이집트 왕실의 거대한 욕탕이 무대 전면을 꽉 채우며 두 명의 배우가 와이어 액션으로 공중을 유영하듯 욕탕 속에서 헤엄치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이집트 공주 암네리스의 방에서 펼쳐지는 패션쇼 장면은 이집트 왕실의 분위기를 살리면서도 현대적인 화려함이 돋보인다. 반면 공연의 처음과 끝에 배치된 박물관 장면은 소품을 적절히 활용하며 차갑고 단순한 세련미를 살렸다.

뮤지컬 배우 윤공주·전나영·김수하가 아이다로 분해 폭발적인 가창력을 보여준다. 김우형·최재림이 라다메스를, 아이비·민경아가 암네리스를 연기한다. 배우들은 강렬한 표현보다는 내면의 갈등이나 아픔을 섬세하게 드러내는 것이 이번 시즌 <아이다>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윤공주는 지난달 열린 프레스콜에서 “이전 시즌에선 한 나라의 공주로 강인한 모습을 보여줬다면, 이번엔 사랑과 조국을 놓고 갈등하는 감정을 좀 더 섬세하게 표현했다”고 말했다. 최재림 역시 “전체적으로 대사 톤이나 움직임에서 힘을 뺐다. 서로가 서로에게 느끼는 감정과 이야기에 포커스를 맞췄다”고 했다.

공연의 또 다른 주역은 앙상블 배우들이다. 2020년 한국뮤지컬어워즈 ‘앙상블상’을 수상한 배우 20명이 다시 뭉쳤다. 고난도 안무와 웅장한 합창이 압권인 넘버 ‘댄스 오브 더 로브(Dance of the robe)’와 ‘더 갓즈 러브 누비아(The Gods love Nubia)’는 배우들의 탄탄한 합이 돋보이는 명장면이다.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8월7일까지.

뮤지컬 <아이다>의 한 장면. 신시컴퍼니 제공

뮤지컬 <아이다>의 한 장면. 신시컴퍼니 제공

뮤지컬 <아이다>의 한 장면. 신시컴퍼니 제공

뮤지컬 <아이다>의 한 장면. 신시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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