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3사 고성능 모델 ‘남다른 질주’

2014.04.06 21:23
김형규 기자

아우디 ‘S’ 라인·BMW ‘M’ 등 가격 비싸도 ‘차별화 욕구’ 충족

판매 비중은 작지만 매년 성장… 벤츠 ‘AMG’는 대기 고객 밀려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 3사의 고성능차 판매량이 해마다 큰 폭으로 늘고 있다. BMW의 ‘M’ 시리즈와 아우디의 ‘S’ 라인, 메르세데스 벤츠의 ‘AMG’ 모델 등 각 업체의 고성능차 라인업은 전체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3%에 불과하지만 매년 고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수입차 대중화에 따른 소비자들의 차별화 욕구와 갈수록 성능을 중시하는 국내 자동차시장의 트렌드에 따라 고성능차의 ‘질주’도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BMW 뉴 M6 쿠페

BMW 뉴 M6 쿠페

고성능차는 엔진과 브레이크, 변속기, 서스펜션 등 차량 전반의 성능을 대폭 업그레이드한 차를 말한다.

주요 자동차 메이커들은 모터스포츠 등을 통해 검증된 기술력을 소수의 고성능차에 집약시켜 내놓는다. 이처럼 브랜드를 대표하는 고성능차는 기본 모델보다 가격이 1.5~2배 이상 비싸지만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지난해 국내 수입차 고성능 모델 시장에서 가장 뛰어난 성과를 낸 곳은 아우디다. 아우디는 지난해에 고성능 모델인 S와 초고성능차 ‘RS’를 더해 총 638대를 팔았다. 전년 실적 227대와 비교하면 판매량이 187%나 늘어난 폭발적인 성장세다.

베스트셀링 모델은 S7으로 147대가 팔렸다. S7은 최고출력 420마력에 최대토크 56.1㎏·m의 힘으로 시속 100㎞에 이르는 데 4.7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S7은 국내 판매가격이 1억2000만원대로 기본 모델인 A7보다 4000만원 이상 비싸지만 수입차 고성능 모델 가운데 가장 많이 팔렸다.

아우디 S7

아우디 S7

아우디의 고성능 모델 중 최초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SQ5는 출시 6개월 만에 103대가 판매되며 2위 자리에 올랐다. 르망 24시 레이스를 제패한 터보차저 3.0 TDI 엔진이 적용된 SQ5의 가격은 8690만원이다. 슈퍼카 수준의 성능을 갖춘 스포츠 쿠페 RS5도 1억원을 훌쩍 넘지만 81대나 판매됐다.

아우디는 올 들어서도 2월까지 고성능차 판매량 129대를 기록했다. 이 같은 추세를 유지한다면 올해도 무난히 지난해 실적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BMW는 지난해 고성능차 시장에서 M시리즈 336대를 팔아 전년 235대보다 30%가량 성장했다.

5시리즈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M5가 114대로 가장 많이 팔렸고 M3 쿠페가 107대로 뒤를 이었다. BMW M카 중 가장 뛰어난 퍼포먼스를 내는 뉴 M6 쿠페는 1억8600만원에 이르는 가격에도 지난해 출시하자마자 38대가 팔려나갔다.

BMW는 지난해 10월 M시리즈 소유 고객 120명을 초청해 트랙 주행 행사를 열고 독일 현지에서 초빙한 M 드라이빙 트레이너들의 특별 강연과 시범 주행을 선보이는 등 고성능차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M시리즈 차량의 세세한 성능 차이와 실제 운전의 재미를 구매자에게 전달하며 지속적으로 호응을 이끌어내려는 전략이다.

BMW는 M의 성능을 일부 적용한 M 퍼포먼스 에디션과 M의 스포티한 스타일을 차용한 M 스포츠 에디션 등 다양한 M 파생 모델도 판매하고 있다.

벤츠 E 63 AMG 4MATIC

벤츠 E 63 AMG 4MATIC

벤츠는 고성능 모델인 AMG 판매량이 지난해 446대로 전년(540대)보다 17.4% 줄었다. 독일 3사 중 유일하게 감소했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글로벌 수요 증가로 국내 물량이 줄다보니 어쩔 수 없이 실적이 나빠진 경우다. 팔고 싶어도 물건이 없어 못 팔았다는 것이다.

벤츠 관계자는 “최근 들어 AMG 고객의 경우 차량의 사소한 부분까지 직접 지정해 주문 생산을 하는 사례가 많아 실제 차량 인도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며 “AMG 모델은 대기 고객이 꽤 밀려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AMG는 최고 실력을 갖춘 1명의 엔지니어가 엔진 하나의 조립을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지고 엔진에 본인 이름까지 새기는 ‘1인 1엔진’ 시스템으로 유명하다.

독일 3사가 고성능차 시장을 치고 들어오면서 기존의 대표 스포츠카 브랜드인 포르쉐도 덩달아 시장 확대 효과를 누리고 있다. 포르쉐코리아 관계자는 “고성능차 시장이 커지면서 소비자의 선택폭이 넓어지고 경쟁의 긍정적 효과도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윤대성 한국수입차협회 전무는 “수입차의 주고객인 30대가 고성능의 스포츠카를 선호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고성능차에 대한 수요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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