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 부분 삭제하라” 대한항공 전방위 수사 불가피…국토부도 ‘유착 의혹’

2014.12.17 23:52 입력 2014.12.18 00:23 수정
홍재원 기자

대한항공 임직원들이 ‘조현아 구하기’ 차원에서 e메일 삭제 지시 등 조직적으로 증거를 은폐하려 했다는 승무원 증언이 나왔다.

조현아 전 부사장 뿐 아니라 다른 임원 등에 대한 검찰 수사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에 대한 수사 가능성도 제기된다.

‘땅콩 회항’ 당시 항공기에서 쫓겨난 박창진 사무장은 17일 KBS와의 인터뷰에서 “6일 저녁 도착해 담당 상무로부터 최초 보고 e메일을 삭제하라는 지시를 받았고 이 지시는 관련직원 모두가 받았다”고 밝혔다.

이는 대한항공이 조현아 전 부사장의 책임이 없다는 정황을 만들기 위한 일종의 증거인멸 시도가 있었다는 증언이다.

“조현아 부분 삭제하라” 대한항공 전방위 수사 불가피…국토부도 ‘유착 의혹’

박창진 사무장은 뿐만 아니라 “국토교통부가 대한항공을 통해 (나에게) 확인서를 받아오라고 했고, 회사관계자들 앞에서 작성했다. 그런 상황에서 확인서를 제대로 작성할 수 있었겠느냐”며 “초등학생들이 받아쓰기하며 선생님이 다시써와, 다시써와 하듯 10번 이상 다시 작성했다”고 말했다. 그는 “조현아 전 부사장 관련 부분은 다 빼고, 하기 지시 여부, 시간 맞추기 부분 등을 주로 다시 썼다”고 말했다.

그는 “대한항공이 ‘국토부에 거짓 진술을 해도 믿게 돼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에 대한 검찰의 수사 확대가 불가피해보인다.

국토부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할 전망이다. 박창진 사무장은 국토부 확인서 요구 방식에서 “국토부를 불신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국토부의 재조사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

박창진 사무장은 “국토부 조사 때 대한항공 임원 4명 정도가 함께 자리했다”며 “이들이 문밖에 있어도 (내 진술이) 다 들리는 상황이었다”고 했다.

대한항공은 “검찰 수사중인 사안”이라며 말을 아끼고 있다. 국토부는 “(사무장과 대한항공 임원들이) 조사받으러 올 땐 같이 왔지만, 조사는 각자 조사실에서 한명씩 따로 받았다. 문을 열어놓지도 않았다”고 전날 브리핑에서 해명한 바 있다.

“조현아 부분 삭제하라” 대한항공 전방위 수사 불가피…국토부도 ‘유착 의혹’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맏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지난 5일(현지시간) 뉴욕 JFK공항에서 탑승해 기내 승무원의 땅콩 과자 제공 서비스에 불만을 품고 고성을 지르며 항공기를 되돌려 박창진 사무장을 내리게 해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 검찰은 대한항공 본사 등을 전격 압수수색했으며 조현아 전 부사장도 소환 조사했다.

추천기사

바로가기 링크 설명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