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성 없는 ‘쪽지 사과’에 더 참담…그 사람 안 변했구나 생각”

2014.12.17 22:44 입력 2014.12.17 23:40 수정

박창진 사무장 밝혀…“임원이 확인서 10차례 쓰게 해”

‘땅콩 회항’ 당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으로부터 폭언·폭행을 당한 박창진 사무장(44)은 17일 “확인서 작성 과정이 저로 하여금 국토교통부를 불신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박 사무장은 이날 KBS에 출연, 이같이 밝혔다.

박 사무장은 8일 국토부 첫 조사를 받은 1시간 뒤 대한항공 임원이 자신을 불렀다고 밝혔다. 이 임원은 승무원들이 작성해 제출한 사실관계 ‘확인서’가 국토부의 시간대별 항공기 동선이나 내부 상황 관련 자료와 맞지 않는다며 다시 써줄 것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조현아 전 부사장이 박창진 사무장에게 보낸 사과 쪽지.     KBS 화면 캡처

조현아 전 부사장이 박창진 사무장에게 보낸 사과 쪽지. KBS 화면 캡처

박 사무장은 “국토부가 조사 상대인 회사에 (확인서를) 작성해서 가져 오라 얘기를 했고, 저는 회사 관계자들 앞에서 그걸 작성해야 하는데 과연 제 의지대로 작성할 수 있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초등학생이 받아쓰기를 잘못 했을 때 선생님이 ‘다시 써 와, 다시 써 와’라고 하는 것처럼 10여차례 썼다”고 말했다.

또 “국토부 조사관에게 제가 (확인서를) 보낸 것처럼 재전송하라고 해서 그 내용을 그대로 카피해서 전송했다”고 말했다.

박 사무장은 조 전 부사장이 자신의 집에 남긴 사과 쪽지도 공개했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 14, 15일 박 사무장을 찾아갔다가 만나지 못하고 사과 쪽지를 남겼다. 찢어낸 수첩에는 ‘직접 만나 사과드리려고 했는데 못 만나고 간다’고 적혀 있다. 박 사무장은 이 ‘쪽지 사과’에 “더 참담했다”며 “솔직히 조금이라도 진정성을 갖고 사과를 할 것이라 생각했으나 그 사람은 변하지 않았구나(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는 “저의 자존감을 찾기 위해서 스스로 대한항공을 관두는 일은 하지 않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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