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미세플라스틱 섞인 모유, 자녀 비만 유발한다

2024.03.28 11:51 입력 2024.03.28 13:33 수정

‘쥐 실험’ 결과 국제학술지 발표

정상 체중보다 10~20% 증가

자료 :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모체가 섭취한 초미세플라스틱이 자손의 체중 증가를 유발하는 과정

자료 :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국내 연구진이 모유로 섭취한 초미세플라스틱 때문에 자손에게서 비정상적 체중 증가가 일어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향후 초미세플라스틱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제도 마련에 중요한 근거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28일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이다용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은 초미세플라스틱이 모유를 통해 전이돼 자손의 체중 증가를 유발한다는 분석 결과를 국제학술지 ‘인바이런먼트 인터내셔널’ 최신호에 실었다고 밝혔다.

초미세플라스틱은 크기가 1㎛(마이크로미터, 100만분의 1m) 이하인 작은 플라스틱이다. 너무 작아 관찰이나 검출이 거의 불가능하다. 버려진 플라스틱 용기 등이 바다로 나가 햇빛과 파도 등에 노출되면서 잘게 부서져 생기는 일이 많다.

연구진은 실험용 어미 쥐, 즉 모체에게 초미세플라스틱을 먹이는 실험을 했다. 그리고 모체의 모유를 섭취하는 새끼 쥐, 즉 자손의 체중을 생후 3주차 동안 관찰했다.

분석 결과, 초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한 모체가 분비하는 모유에서는 비만을 촉진하는 지방 성분인 ‘리소포스파티딜콜린(LPC)’이 증가했다. 이 모유를 먹은 자손의 혈액에서도 LPC가 늘어났다.

LPC가 늘어난 자손의 체중은 정상 쥐보다 10~20% 증가했다. 체지방량과 체지방률이 현저하게 늘어나고, 혈중 콜레스테롤이 높아졌다.

연구진은 이런 현상이 대사 과정을 관리하는 체내 효소인 ‘PLA2’의 활성도가 증가해 벌어진 일이라는 점을 알아냈다. 연구진이 PLA2 활성을 억제하자 모유 내 성분과 자손 체중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연구진은 초미세플라스틱이 섞인 모유를 먹고 자란 자손의 장내 미생물(마이크로바이옴)을 분석했다. 그랬더니 비만 억제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균종이 정상 모체의 자손보다 현저히 줄었다는 점도 확인했다.

이 박사는 “이번 연구가 주변 환경에서 자주 노출되는 초미세플라스틱의 인체 안전성 연구에 대한 기초자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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