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명” “쿠데타” “미쳐 날뛰는 늑대”…당청, 검찰 비난 총공세

2019.09.06 21:45 입력 2019.09.06 21:47 수정

검찰 ‘수사 개입’ 반발에 “윤석열 총장 언론 플레이…나쁜 정치행위”

더불어민주당과 청와대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을 ‘항명’ ‘쿠데타’라고 비판하며 협공에 나섰다. 조 후보자 국회 인사청문회가 진행된 6일 검찰의 피의사실 공표 의혹 등을 지적하며 지원 사격에 나선 것이다. 전날 “수사에 개입하지 말라”고 한 검찰에 대한 엄중 경고로 해석된다. 인사청문회 이후 ‘청와대·여권 대 윤석열호 검찰’의 ‘포스트 조국 대전’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확대간부회의가 시작되자마자 작심한 듯 검찰을 비판했다. 이 원내대표는 “윤석열 검찰총장은 ‘언론 플레이’를 통해 조 후보자의 피의사실을 공표했다는 시중 의혹에 대해 명확히 대답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검찰의 ‘피의사실 공표’ 의혹에 대해선 “명백히 불법이고 나쁜 정치행위”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은 한 분의 대통령을 피의사실 공표를 통해 떠나보낸 아픔이 있다”고 한 뒤 “검찰은 과거의 불법적 관행과 논란을 끊고 정치개입 없는 공정한 수사로 국민 기대에 부응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했다. 검찰 수사를 받은 뒤 서거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례를 들면서 검찰을 압박한 것이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지난 5일 ‘수사에 개입 말라’고 한 검찰 발언에 대해 “검찰이 검찰개혁에 반대하려고 정권에 항명하고 쿠데타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청와대 내부에서도 격한 반응이 쏟아졌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조 후보자 의혹을 수사한다는 구실로 20∼30군데를 압수수색한 것은 내란음모 사건을 수사하거나 전국 조직폭력배를 일제소탕하듯이 하는 것”이라고 맹공했다. 이어 “조 후보자가 법무부 장관으로 오는 게 두려운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검찰의 전방위 수사가 결국 조 후보자의 검찰개혁에 대한 저항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조경호 청와대 선임행정관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검찰의 전방위 수사를 ‘검란(檢亂)’으로 규정하고 “마녀사냥”이라고까지 지적했다. 그는 “미쳐 날뛰는 늑대처럼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을 물어뜯겠다고 입에 하얀 거품을 물고 있다”며 “토끼몰이식 압수수색으로 공직후보자에 대한 국회의 인사청문권을 침해하고, 인사권자의 뜻을 정면으로 거스르고 있다”고 적었다.

검찰과 전면전을 불사하는 분위기가 강해지자 청와대는 일단 공식 반응을 자제하고 있다. 청와대 측은 “청와대 입장은 검찰 수사에 대해 아무 언급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향후 검찰과 청와대의 ‘조국 대전’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조 후보자 관련 의혹 수사에서 성과를 내지 않는 한 조직 운명도 치명상을 입고, 개혁 대상으로 전락하는 등 총체적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청와대도 검찰개혁을 집권 중반 국정운영의 동력으로 삼아야 하는 만큼 쉽게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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