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청문회

긴장한 조국, 선서하며 연도 잘못 읽어…소회 묻자 “한 달이 20년 같았다”

2019.09.06 21:48 입력 2019.09.06 22:26 수정

6일 인사청문회 무대에 오른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얼굴에는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지난 3일 기자간담회 당시 여유로웠던 표정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조 후보자는 야당 의원들의 공세에 발언을 이어가려 수차례 소리를 높였다. 때로는 고개를 숙이고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조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시작 2시간 전인 오전 8시6분 국회 본청에 들어섰다. 기자간담회 때 멨던 백팩 대신 갈색 서류가방을 들었다. 취재진이 동양대 총장과의 직접 통화 등 최근 제기된 의혹을 물었으나 답하지 않았다. 조 후보자는 대기실에서 머물다 청문회 시작 직전인 9시58분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실에 들어섰다. 뒤이어 들어온 청문위원들에게 다가가 악수를 청했다. 후보자 딸의 학창 시절 생활기록부를 공개해 논란을 일으킨 자유한국당 주광덕 의원과 가장 길게 악수했다.

조 후보자의 ‘긴장 모드’는 청문회 시작 선서에서 2019년을 1919년으로 읽은 데서 확인됐다. 소회에 대한 질문에 “지난 한 달이 10년, 20년 같았다”고 답하는 등 피로감도 보였다. 하지만 야당 의원들의 날카로운 공격이 나오지 않으면서, 평정심을 찾고 적극 반박에 나섰다. 자유한국당 주광덕 의원이 딸의 생활기록부를 거론하며 인턴활동이 허위였다고 공격하자, 질의가 끝나기 전부터 ‘아니다’라고 거듭 항변했다. 딸의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 봉사활동 관련 질의에는 충분한 해명을 하지 못했다며 여상규 법제사법위원장에게 “더 설명드릴 기회를 주시면 안되겠느냐”고 먼저 청했다. “전혀 사실이 아니다” “절대 하지 않았다” 같은 단호한 표현도 이어졌다.

그러나 여당 의원들의 쓴소리에 조 후보자는 여러번 고개를 숙였다.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이 ‘언행불일치’를 지적하며 “젊은 세대에 사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하자 눈을 감고 고개를 끄덕였다. ‘두 개의 조국이 있다’는 무소속 박지원 의원의 지적에도 표정이 굳어졌다.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후보자 딸과 비교하며 “딸이 부모 잘 만나 금수저로 태어나서 여러 혜택을 누렸다”고 하자 조 후보자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직전 채 의원이 이 부회장을 거론하며 “부당하게 얻은 이득은 자발적으로 돌려놓는 게 공정하지 않느냐”고 물었을 때 지체 없이 “동의한다”고 답한 것과 대비를 이뤘다. 채 의원이 딸의 의전원 자퇴를 시사하며 “국민이 납득할 만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질의하자 “딸과 논의 후 결정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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