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기 선거 막판 하차, 기탁금 회수 못해

2011.08.28 21:50 입력 2011.08.28 22:50 수정

지난해 서울시교육감 선거는 곽노현 교육감(57)으로 후보를 단일화한 진보진영과 이원희 전 한국교총 회장(59) 등 6명의 후보가 난립한 보수진영의 대결 구도로 치러졌다. 보수진영은 모두 합하면 60% 이상의 표를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34.2%를 득표한 곽 교육감에게 패했다.

진보진영의 후보 단일화 과정이 처음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28일 구속영장이 청구된 박명기 서울교대 교수(53)는 지난해 2월2일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되자마자 진보 후보 가운데 제일 먼저 등록을 마치고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박 교수는 전면적 개혁으로 교육부패를 일소하고, 현 정부의 경쟁교육을 철폐하겠다고 강조했다. 곽 교육감처럼 ‘친환경 무상급식’ 공약도 내걸었다.

박 교수 외에도 곽 교육감, 이부영 교육위원(65), 최홍이 교육위원(68), 이삼열 전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사무총장(70) 등이 후보로 나섰다.

당시 진보진영에서는 2008년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진보성향 주경복 후보(61)와 이인규 후보(52)의 단일화가 무산돼 공정택 후보(77)에게 근소한 표차로 패배한 경험을 반면교사 삼아 후보 단일화에 대한 요구가 거셌다.

4월14일 진보성향 교육운동단체 등 100여개 단체 인사로 구성된 ‘민주·진보 서울시교육감 시민추대위’는 곽노현 후보를 진보진영 단일 후보로 뽑았다.

그러나 5명의 진보진영 후보 가운데 박 교수와 이삼열 후보가 불참 의사를 표명해 ‘반쪽짜리 단일화’에 그쳤다. 이들은 “선거가 특정 후보에게 편파적이다” “선거 구도가 주로 운동권 계파별로 정해져 있다”며 곽 교육감을 겨냥한 주장을 펼쳤다.

진보진영에선 이대로 선거를 치렀다가는 2008년의 패배를 되풀이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을 느껴 곽 후보와 나머지 후보 간 단일화 작업에 집중했다.

이 후보는 정식 후보 등록 전 곽 후보와 단일화했고, 박 교수는 5월19일 마지막으로 단일화에 합의하며 “대승적 차원의 용퇴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박 후보가 공식 사퇴한 5월21일은 이미 그의 이름이 적힌 투표용지까지 인쇄가 끝난 시점이었다. 박 교수는 자연히 기탁금 5000만원도 돌려받지 못했다.

이 때문에 교육계에서는 ‘곽 후보가 박 후보의 선거비용을 보전해주기로 했다더라’는 풍문이 나돌았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를 부인해왔지만, 결국 ‘풍문’이 ‘제보’가 되고 ‘제보’가 ‘수사단서’로 변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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