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에 풍랑특보, 수색 작업 ‘난관’… 실종자 아직 114명

2014.04.27 21:47 입력 2014.04.28 00:24 수정
진도 | 천영준 기자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 12일째인 27일 진도 사고해역에 풍랑특보가 발효되는 등 기상악화로 실종자 구조·수색작업이 난관에 봉착했다. 실종자 가족 일부는 더딘 수색작업에 항의하기도 했으나 상당수는 악화된 날씨를 탓하면서 하염없이 바다만 바라본 채 눈물과 한숨으로 하루를 보냈다.

민·관·군 합동구조단은 이날 새벽부터 잠수사 98명을 동원해 4층 다인실과 왼쪽 중앙격실 등을 집중적으로 수색했다.

4층 선수는 민간 잠수사 30명이, 중앙 부분은 해경 30명·소방방재청 12명·문화재청 해저발굴단 4명이 수색을 맡았다. 선미는 해군이 나섰다. 이들은 6개의 가이드라인을 통해 2인 1조가 돼 선내에 진입했다.

<b>성난 파도… 뒤로 보이는 ‘언딘’</b> 세월호 침몰사고 발생 11일째인 26일 전남 진도군 관매도 인근 사고해역에 유속이 빨라지며 해난구조선의 수색작업이 잠시 중단되고 있다. 세월호 선사 청해진해운과 계약을 맺어 논란을 빚고 있는 민간 구조업체 언딘 마린 인더스트리 명칭이 구조선에 쓰여있다. | 정지윤 기자 color@kyunghyang.com

성난 파도… 뒤로 보이는 ‘언딘’ 세월호 침몰사고 발생 11일째인 26일 전남 진도군 관매도 인근 사고해역에 유속이 빨라지며 해난구조선의 수색작업이 잠시 중단되고 있다. 세월호 선사 청해진해운과 계약을 맺어 논란을 빚고 있는 민간 구조업체 언딘 마린 인더스트리 명칭이 구조선에 쓰여있다. | 정지윤 기자 color@kyunghyang.com

진도에 풍랑특보, 수색 작업 ‘난관’… 실종자 아직 114명

미 해군 기동잠수부대 소속 잠수전문가 4명은 수색 현장에서 기술자문 등을 했다. 하지만 전날 2명에 이어 사고 발생 후 가장 적은 희생자 1명의 시신을 수습하는 데 그쳤다. 전체 111개 객실 중 승객들이 잔류할 수 있는 객실은 64개지만 구조단은 이날까지 29개 객실에 대해서는 진입조차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실종자 구조·수색이 더딘 것은 기상악화와 선체 기울기 등의 영향 때문이다. 지난 24일 물살이 가장 약한 ‘소조기’가 끝난 후 사고해역은 물살이 강해지고 시야도 탁해 수색과 중단이 반복됐다.

이날 사고해역에는 풍랑특보가 발효됐다. 파고가 1~3m로 높았고, 바람도 초속 10~14m로 강해졌다.

설상가상으로 이번주부터 물살이 거세지는 ‘사리’가 시작된다. 사리 때는 썰물과 밀물 간 수위 차가 크고 유속이 빨라 물살 흐름이 멈추는 정조시간도 소조기보다 훨씬 짧다. 그만큼 잠수사를 투입해 수색작업을 할 시간이 적어진다. 여기에 세월호는 왼쪽으로 90도 가까이 기울어져 있다. 일부는 바닥에 닿아 있어 잠수사들이 접근하기 어렵다. 일부 객실은 해저 면과 닿아 있는 왼쪽으로 문이 나 있어 진입마저 쉽지 않다. 통로와 객실이 물에 젖고 부풀어 오른 카펫과 이불 등으로 막혀 있어 수색에 지장을 주고 있다.

범정부사고대책본부는 진입로 확보를 위해 절단기를 사용해 출입문을 자르는 방법을 동원하기로 했다. 또 수색작업이 장기화될 경우를 대비해 가거도와 추자도 중간 수역인 최대 60㎞까지 수색 범위를 확대했다. LED 전구를 이용해 수색구간 구분과 수색통로 표시에 사용키로 했다. 지난 26일 부산항에 입항한 미 해군 세이프가드함도 현장에 투입할 예정이다. 잠수장비와 고속보트 등 장비와 기술 지원을 하게 된다.

이날 팽목항에 모인 실종자 가족들은 슬픔으로 하루를 보냈다. 일부 가족들은 팽목항 가족대책본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구조단의 더딘 수색작업에 강하게 항의하며 분노를 표출했다. 하지만 거센 비바람이 몰아치는 등 실종자 구조·수색작업이 악조건 속에서 진행되는 것을 알기 때문에 수긍하는 분위기다.

한 실종자 가족은 비를 맞으며 팽목항 한쪽에서 사고해역을 한참 바라보다 눈물만 뚝뚝 흘렸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실종자 가족 ㄱ씨는 “하늘마저 돕지 않는다”며 “이젠 누구에게 화를 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아이를 낳은 내가 죄인”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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