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명조끼 양보 정차웅군, 간소하게 떠난 ‘마지막 길’

2014.04.27 21:37

유족 “세금 아껴야” 최하등급 장례용품… 의사자 청원 확산

친구에게 구명조끼를 양보하고 숨진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 희생자 정차웅군(17)의 유족이 저렴한 장례용품만 고집해 또 한번 감동을 선사했다.

고대안산병원 장례식장 측은 “고인의 유족은 ‘국민 세금을 아껴야 한다’면서 가장 값싼 장례용품으로 장례를 치렀다”고 26일 밝혔다. 병원 측의 설명을 들어보면 정군의 유족은 최하등급인 41만6000원짜리 수의를 아들의 마지막 길에 입혀 보냈다.

고대안산병원 장례식장의 최고등급 수의 가격은 400만원을 웃돈다. 정군은 키 180㎝가 넘는 체격에 맞게 특수관을 제작했지만 가격은 27만원으로 가장 저렴했다.

병원 장례담당자는 “유족이 장례용품의 가격을 묻고 나서는 ‘국민 세금으로 장례를 치르는데 비싼 것을 쓸 수 있느냐’며 모두 최하등급의 장례용품만 골랐다”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에 대한 위로의 의미로 단원고에 전달한 목련묘목이 26일 오후 단원고 정문 부근에 심어졌다. | 경기교육청 제공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에 대한 위로의 의미로 단원고에 전달한 목련묘목이 26일 오후 단원고 정문 부근에 심어졌다. | 경기교육청 제공

희생된 단원고 학생들의 장례비는 경기도교육청에서 전액 지원하고 있다.

정군은 세월호 침몰사고 희생자 가운데 가장 먼저 발견됐다. ‘방장’을 맡았던 정군은 사고 당시 자신이 입고 있던 구명조끼를 친구에게 벗어주는 등 다른 학생들을 구하려다가 희생된 사연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정군의 살신성인 정신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타고 급속히 확산되고 있으며 누리꾼들은 의사자 지정 청원운동을 벌이고 있다.

정군은 다른 친구 2명과 함께 지난 22일 발인식을 거쳐 평택 서호추모공원에 안치됐다.

정군 외에 남윤철 교사(35), 최혜정 교사(24·여), 박지영 승무원(22·여), 양대홍 사무장(45) 등이 SNS에 ‘5인의 세월호 의인들’로 꼽히고 있다.

현재 이들을 의사자로 지정하자는 청원운동이 전국적으로 번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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