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자 가족인 척… 봉사자인 척… 구호물품 ‘슬쩍’

2014.04.27 21:35
진도 | 권순재 기자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 실종자 가족들에게 지급되고 있는 구호물품을 빼돌리다 적발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전남 진도경찰서는 27일 세월호 실종자 가족인 것처럼 행세하며 구호물품을 빼돌린 혐의(사기)로 이모씨(39)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씨는 지난 25일 오후 10시30분쯤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 마련된 자원봉사자 천막에서 구호물품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세월호 침몰사고 이후 지난 21일부터 3차례에 걸쳐 실종자 가족이 모인 진도 실내체육관, 팽목항에서 실종자 가족으로 행세하며 구호물품을 챙겨온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전남도 공무원을 사칭, 실종자 가족들이 머무는 현장에 식재료를 납품하게 해주겠다며 상인 3명으로부터 기부금 명목으로 400여만원을 챙긴 박모씨(30)가 사기 혐의로 경찰에 구속되기도 했다.

진도군에 따르면 전국 각지에서 보내온 모포, 의류, 침구류, 쌀, 생필품류 등 9개 품목 69만여점의 물품이 실내체육관과 팽목항에 있는 실종자 가족들에게 지급됐다. 지난 22일 이후부터는 하루 평균 3만여점의 물품이 사용되고 있으며 현재 15만여점이 보관 중이다.

하지만 관광객과 일반 시민들이 무료 급식소에서 식사를 하거나 구호품을 가져가는 경우가 허다해 정작 실종자 가족들은 불편을 겪고 있다. 일부 양심 불량자들은 자원봉사자인 것처럼 행세하며 의류와 빵, 슬리퍼 등을 무더기로 반출하려다 제지를 받는 모습도 목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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