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대한민국… 시장도, 공항도, 놀이공원도 ‘사람이 없다’

2015.06.18 22:24 입력 2015.06.18 22:41 수정

영화관객 ‘절반’·면세점 매출 ‘뚝’… 세월호보다 더 충격

항공기 예약 취소 사태로 공항 이용객 26% 줄어 ‘한산’

병·의원 세무조사 유예… 무디스 “한국 신용등급 부정적”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공포가 사람들의 일상을 바꿔놓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엔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겼고 외국인 관광객들로 한창 붐벼야 할 인천국제공항과 서울 명동거리는 한산한 모습이다. 사람들은 외출을 자제하는 수준을 넘어 몸이 아파도 병원 가는 걸 꺼리는 등 전국이 메르스 공포에 휩싸인 분위기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발병 30일째를 맞은 18일 쇼핑객이 줄어든 서울 남대문시장은 한산하고(위 사진), 평소 국내외 관광객으로 북적이던 서울의 한 대형 면세점은 텅 비어 있다(아래 사진). | 김창길 기자 cut@kyunghyang.com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발병 30일째를 맞은 18일 쇼핑객이 줄어든 서울 남대문시장은 한산하고(위 사진), 평소 국내외 관광객으로 북적이던 서울의 한 대형 면세점은 텅 비어 있다(아래 사진). | 김창길 기자 cut@kyunghyang.com

국내에서 메르스가 처음 발병한 지난달 20일부터 지난 17일까지 대형마트 매출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한 결과 이마트는 1.5%, 롯데마트는 4.2% 하락한 것으로 18일 나타났다. 같은 기간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 매출도 각각 1.0%, 5.9% 떨어졌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메르스 초기에는 큰 영향이 없었지만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손해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공항도 메르스 사태로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 5월 인천공항 하루 평균 입출국객은 13만∼14만명이었으나 메르스가 본격화된 이달 초순부터 감소세를 보이더니 지난 16일에는 9만1096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6% 줄었다.

인천공항 면세점 매출도 이달 들어 감소세로 바뀌었다. 인천공항 이용객이 줄면서 18일 현재 인천공항 면세점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20% 줄었다. 특히 중국인 관광객이 끊기면서 시계와 패션 등의 매출은 20% 이상 줄었다. 중국인들은 인천공항 면세점 매출의 35%를 점유하고 있다. 인천공항 관계자는 “중국인 의존도가 80%인 시내면세점은 단체 여행객이 줄어 매출이 40% 이상 줄었다”며 “예약 취소와 신규 예약이 저조해 최소한 8월까지는 감소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항공기 예약 취소도 잇따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17일까지 9만명 정도가 예약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도 지난 1일부터 15일까지 중국인 관광객 등 8만여명이 예약을 취소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중화권에서 최근 한 달 동안 예약을 취소한 관광객이 11만8700여명에 이른다.

다중이용 시설에도 사람들 발길이 끊기고 있다. 지난해 세월호 정국보다 더 가라앉은 분위기다. 놀이공원 입장객은 6월 첫째 주에만 전년의 같은 기간보다 60.4% 감소하고, 영화 관객도 54.9% 줄었다. 반면 온라인 매출은 늘었다.

메르스 여파로 시장이 얼어붙자 국세청은 이날 “메르스 확산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모든 병·의원에 대한 세무조사를 유예하겠다”고 밝혔다. 또 확진자와 격리자에 대한 세무조사도 미루기로 했다. 메르스 확진자와 격리자, 메르스로 인해 직접 피해를 입은 병·의원은 이달 30일까지 해야 하는 종합소득세 신고·납부를 최대 9개월까지 미룰 수 있다. 여행, 공연, 유통, 숙박·음식업 등 피해업종의 영세 납세자가 신청할 경우 납세담보 면제기준을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상향조정하기로 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메르스 사태가 한국 국가 신용등급에 부정적이며, 이에 대응하는 경기부양책 또한 신용도에는 부정적인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다고 평가했다.

텅 빈 대한민국… 시장도, 공항도, 놀이공원도 ‘사람이 없다’

추천기사

바로가기 링크 설명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