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방송 하겠다고 위법·탈법·특혜 남발했나”

2011.12.02 21:19

공공모니터단 보고서

조선·중앙·동아일보 종합편성채널(종편)이 첫 방송부터 신문 논조의 방송화와 개국 정당성 강변, 선정주의 등의 문제를 보였다는 모니터 보고서가 나왔다.

조·중·동방송 공동모니터단(민주언론시민연합·전국언론노조)은 2일 모니터 보고서 ‘그러면 그렇지 조·중·동방송, 더 늦기 전에 문 닫아라’를 내고 “조·중·동은 이명박 정권의 비호와 지원 속에 특혜와 반칙으로 방송사를 개국했지만, 우려했던 대로 시작부터 부실한 밑천을 고스란히 드러냈다”고 밝혔다.

공동모니터단은 “이런 방송을 하겠다고 위법·탈법·특혜를 남발하고, 광고 달라고 기업들을 협박하며 패악을 부려왔다는 게 어처구니없다”며 “시청자들은 저질·부실 방송을 참고 봐줄 만큼 한가하지도 너그럽지도 않다”고 덧붙였다.

조선일보 종편인 TV조선은 1일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와의 인터뷰 방송 중 ‘형광등 100개를 켜놓은 듯한 아우라’라는 자막을 내보냈다. | TV조선 화면 캡처

조선일보 종편인 TV조선은 1일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와의 인터뷰 방송 중 ‘형광등 100개를 켜놓은 듯한 아우라’라는 자막을 내보냈다. | TV조선 화면 캡처

모니터단은 각사 메인 뉴스에 종편의 문제점이 집약돼 있다고 말했다. 조선 종편은 ‘신문 논조의 방송화’가 3사 중 가장 두드러졌다. 모니터단은 “조선 종편은 메인 뉴스에서 ‘공짜의 역습’이라며 남유럽 국가들의 재정위기가 복지정책 때문이라고 대대적으로 보도했다”며 “포퓰리즘 운운하며 무상급식 등 복지정책 흔들기에 앞장서고 있는 조선일보 논조와 다를 바 없었다”고 말했다.

모니터단은 “동아 종편은 현 정치 상황을 ‘민주주의 대공황’으로 규정하고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국민들이 ‘중대 결심’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며 “그러나 정부·여당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날치기 문제는 쏙 빼고 국회 내 몸싸움, 종로서장 폭행 시비 등을 부각했다”고 덧붙였다.

종편 3사는 또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인터뷰를 일제히 보도해 친한나라당 성향을 드러냈다. 모니터단은 종편이 박 전 대표의 발언과 공약을 검증하기보다 박 전 대표가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홍보할 수 있도록 멍석을 깔아주는 데 그쳤다고 지적했다.

종편들은 개국의 정당성을 선전하는 데도 프로그램을 할애했다. 중앙 종편은 <특집 TBC, JTBC로 부활하다-언론 통폐합의 진실>에서 TBC가 공정한 방송을 하려다가 1980년 전두환 정권에 언론 통폐합을 당했다고 밝혔다. 동아 종편도 <18년의 전설 ‘여기는 동아방송입니다’>에서 독재정권이 동아방송을 탄압한 사실을 부각하며 동아 종편이 동아방송의 정신을 계승했다고 말했다.

모니터단은 “중앙·동아는 군사독재정권 시절부터 최근까지 철저하게 정권 편에서 호의호식해왔다. 특히 동아는 1975년 언론 자유를 위해 싸운 동아일보와 동아방송의 기자, PD 130여명을 해직하고 아직까지 사과와 배상을 하지 않고 있다”며 “그런 입에 언론 자유를 올리는 것은 염치없는 짓”이라고 비판했다.

보고서는 이 밖에도 화면 상·하단이 분리되는 방송사고, 재방송 위주의 졸속 편성을 지적했다. 중앙 종편은 재방송으로도 콘텐츠가 부족해 과거 TBC 시절 프로그램인 <쇼쇼쇼>, 드라마 <청실홍실> 등 1970년대 프로그램을 편성했다. 종편이 개국을 맞아 참신하거나 실험적인 프로그램을 제작한 것도 아니었다. 합동 개국 축하쇼는 정치인과 정부 인사의 축하 인사, 유명인들의 축하 발언, 연예인 축하 공연을 나열하는 데 불과했다.

모니터단은 “시청자들은 안중에도 없는 수준 이하의 방송을 갖고 무슨 배짱으로 개국을 밀어붙였는지 기가 막힐 따름”이라며 “이런 졸속 개국은 최소한의 방송의 공공성도 외면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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