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앞에서 “동성애 혐오 발언 사과하라” 기습시위···인권활동가 13명 경찰 연행

2017.04.26 14:25 입력 2017.04.26 15:56 수정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 앞에서 열린 ‘천군만마 국방안보 1000인 지지선언’ 기자회견에서 인사말을 하는 도중 성소수자의 인권을 상징하는 ‘무지개 깃발’을 든 성소수자 활동가들이 항의구호를 외치며 문 후보에게 달려들고 있다.  권호욱 선임기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 앞에서 열린 ‘천군만마 국방안보 1000인 지지선언’ 기자회견에서 인사말을 하는 도중 성소수자의 인권을 상징하는 ‘무지개 깃발’을 든 성소수자 활동가들이 항의구호를 외치며 문 후보에게 달려들고 있다.  권호욱 선임기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의 동성애 관련 발언에 항의하는 기습 시위를 벌인 성소수자 활동가 10여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성소수자 인권단체 모임인 ‘성소수자 차별반대 무지개행동’은 26일 오후 1시쯤 긴급 성명을 내고 “문 후보의 ‘동성애 반대’ 발언에 대한 사과 요구 항의를 하던 중 성소수자 활동가 13명이 경찰에 불법 연행됐다”며 “당장 성소수자를 석방하고 문 후보는 혐오를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앞서 문 후보는 전날 JTBC 대선주자 초청토론회에서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군대에서 동성애가 심하다. 동성애는 국방전력을 약화시키는데 어떻습니까”라고 말하자 “네, 그렇게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문 후보는 홍 후보가 재차 “동성애에 반대하는 것이냐”고 묻자 “반대하지요. 그럼요”라고 말했다. 홍 후보가 국회에 제출된 차별금지법에 대해서 묻자 “차별금지하고 합법하고 구분을 못합니까?”라며 “저는 (동성애를)뭐 좋아하지 않습니다. 합법화 찬성하지 않습니다”라고 말했다.

문 후보는 토론 막바지에 홍 후보가 다시 동성애 입장을 묻자 “동성애를 합법화할 생각은 없지만, 차별은 반대한다”고 답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26일 국회 본청 계단 앞에서 열린 ‘천군만마 국방안보 1000인 지지선언’ 기자회견에서 인사말을 하는 도중 성 소수자의 인권을 상징하는 ‘무지개 깃발’을 든 성소수자들이 항의구호를 외치며 문 후보에게 달려들고 있다.  권호욱 선임기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26일 국회 본청 계단 앞에서 열린 ‘천군만마 국방안보 1000인 지지선언’ 기자회견에서 인사말을 하는 도중 성 소수자의 인권을 상징하는 ‘무지개 깃발’을 든 성소수자들이 항의구호를 외치며 문 후보에게 달려들고 있다.  권호욱 선임기자

이날 오전 11시30분쯤 국회 본관 앞에서는 문 후보를 지지하는 국방전문가 1000명으로 구성된 ‘천군만마 국방안보 1000인 지지선언 기자회견’ 행사가 열렸다. 문 후보가 연설을 끝마치자 무지개행동 소속 활동가 10여명이 동성애자 인권을 상징하는 무지개 깃발을 들고 “내가 동성애자다. 내 존재를 반대하시냐. 혐오 발언을 사과하라”며 문 후보에게 다가갔다.

항의하는 활동가들과 이를 제지하는 경호원·경찰들 사이 몸싸움이 벌어지고 고성이 오갔다. 이 아수라장에서 문 후보는 행사장을 빠져나갔다. 문 후보가 떠난 뒤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의 장서연 변호사 등 활동가 13명은 집회·시위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체포돼 서울 영등포경찰서, 강서경찰서, 동작경찰서 등으로 연행됐다.

문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유은혜 수석대변인은 “문재인 선대위는 체포된 활동가들의 사법처리를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경찰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무지개행동은 이날 오후 3시 영등포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후 7시 광화문 광장에서 성소수자의 권리 보장과 문 후보의 사과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 계획이다.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박한희 변호사는 “차별은 안 되지만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모순된 말이 얼마나 개인을 모욕하고 존엄성을 훼손하는지 문 후보는 알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추천기사

바로가기 링크 설명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추천 이슈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