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후보 “찬성·반대할 얘기 아냐”
홍성수 교수 “유럽 같았으면 혐오 표현으로 처벌 대상”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64)가 동성애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 후보는 25일 JTBC·중앙일보·한국정치학회가 주최한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의 “동성애에 반대하느냐”는 질문에 “저는 뭐 (동성애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홍 후보가 이어 “좋아하는 게 아니고 반대하느냐 찬성하느냐”라고 묻자 문 후보는 “(동성애) 합법화를 찬성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성소수자들에게 서울광장을 사용할 권리를 주고 있지 않느냐’는 홍 후보 질문엔 “서울광장을 사용할 권리에서 차별을 주지 않는 것과 그것(동성애)을 인정하는 것하고 같느냐”며 동성애 반대를 거듭 밝혔다. 문 후보는 ‘군대 내 동성애가 국방전력을 약화시킨다고 보지 않느냐’는 홍 후보 추가 물음에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홍 후보가 재차 “동성애에 반대하는 것이냐”고 묻자 “그렇다”고 했다.
문 후보의 동성애 관련 발언은 성소수자 차별에는 반대하지만 동성애 자체는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인권 변호사 출신의 유력 대선후보가 공개 토론회에서 한 발언이어서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정의당 심상정 대선후보는 토론회에서 강한 유감을 표했다. 심 후보는 “동성애는 찬성이나 반대를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다. 성정체성은 말그대로 성정체성”이라면서 “저는 이성애자지만 성소수자의 인권과 자유가 존중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노무현 정부 때부터 추진한 차별금지법에서 후퇴한 문 후보에게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홍성수 숙명여대 교수도 페이스북에 “유럽 같았으면 이 정도 발언이면 혐오 표현으로 처벌 대상이 될 수도 있다”면서 “정말 너무너무 실망스럽고 화가 난다”고 썼다.
토론 후반부에 홍 후보가 다시 동성애에 대해 묻자 문 후보는 “동성혼을 합법화할 생각이 없다. 하지만 차별은 반대한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