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대란’ 또 반복될까

2019.12.16 21:04 입력 2019.12.16 21:07 수정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내신시험이라고 한다. 학기마다 두 번의 시험 때가 되면 많은 학생들이 학원에서 시험공부를 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학원들에서는 시험이 시작되기 3주 전부터 ‘시험대비기간’을 설정하고 각 학교별 시험문제 출제 유형에 맞춘 예상문제 풀이를 집중적으로 지도해왔다.

[학교의 안과 밖]‘교육 대란’ 또 반복될까

그런데 그 기간이 최근 들어서 4주로 늘어나더니 이제는 아예 1개월 전부터 시험 대비를 하는 학원이 대다수가 되었다. 요즘 학원들은 대부분 단과반이다. 가장 활발하게 운영되는 과목이 수학이고 영어와 국어가 주요과목으로 운영된다. 학원들마다 경쟁력을 갖고 중요하게 운영되는 과목이 다르다보니, 시험기간이 되면 각 과목마다 성적이 잘 나올 수 있도록 예상문제를 학생들에게 넘치도록 건네주고 무슨 일이 있어도 다 풀어오도록 압박한다. 그렇다보니 심지어 학교에서도 학원숙제를 해야 겨우 나눠준 문제풀이를 마치고 등원할 수 있는 상태가 된다.

이즈음이 되면 학원과 학교 양쪽에서 문제가 터지기 시작한다. 학교에서는 수행평가를 본격적으로 진행할 때다. 학기별로 중간고사와 기말고사가 각각 30% 비중이고 수행평가는 40%나 되기 때문에 수행평가도 시험만큼 중요하다. 그러나 얼마 전 학종 논쟁 때 나왔던 “수행평가를 준비하느라 시험공부를 할 시간이 없다”는 볼멘소리가 자연스럽게 나온다. 모둠 발표를 준비한다거나 주제탐구활동을 하는 수행평가는 교과 학원에서 도와줄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니 고가의 컨설팅이 필요한 ‘불공정’이라는 주장도 이 때문에 등장하게 된다.

12월 중순에 대다수의 중·고등학교에서는 2학기 기말고사가 마무리된다. 이후에는 학생들이 조금은 쉴 수 있는 기간이 될까? 그러나 이 시기는 학원가에서는 추가 매출을 챙길 수 있는 기간이다.

학기 중에는 학교 수업이 끝난 뒤 학원에 와서 겨우 2~3시간 수업하는 것이 전부이지만 방학기간에는 하루를 모두 학원에서 보낼 수 있다. 그래서 기숙학원도 아닌 일반학원에서 ‘10 to 10 특강’이라고 하여 오전 10시부터 밤 10시까지 12시간 동안 시간을 보내는 방학 특별 프로그램도 있다. 물론 그 시간에 비례해서 비용이 든다. 요즘은 방학이라고 해도 중·고등학생들에게는 재충전이나 뭔가를 도전할 수 있는 기간이 아니다. 다음 학기를 준비하는 또 다른 학습 시즌에 불과하다.

내신이든 수능이든 남보다 앞서기 위해서 선행학습을 하고, 사교육에 많은 투자를 하는 것은 이제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하는 일상이 되었다. 2019년은 입시에 대한 논란이 사회적 이슈가 된 한 해였다. 그러나 사교육 현장은 이전과 조금도 변하지 않았고 오히려 더 치열해졌다. 지난 교육 논쟁이 이런 비정상적인 경쟁을 완화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었음을 올 겨울방학을 준비하는 학원가의 분위기가 증언하고 있다.

내년 총선이 지나고 2022년 3월에는 대선이 치러진다. 총선을 앞두고 교육 이슈가 이 난리를 겪었는데 대선을 앞두고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정말 걱정된다. 교육이 정치를 위한 도구로 전락하게 되면 많은 가정들과 우리 청소년들이 피해를 입게 된다. 부디 내년에는 조금이라도 달라졌으면 좋겠다. 이를 위해서 누가 먼저 욕심을 내려놓고 국가의 미래비전을 제시해야 하는지를 국민 모두가 고민해 보는 연말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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