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경재, 촛불 끄려는 ‘색깔 발언’

2011.06.08 21:32 입력 2011.06.08 23:17 수정

“등록금 시위 선동정치화”

대학 등록금 인하를 요구하는 대학생들의 촛불시위를 ‘이데올로기 전쟁’으로 몰아가는 색깔론이 한나라당에서 제기됐다.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 시위의 악몽과 긴장이 다시 여권을 맴도는 모습이다.

4선의 한나라당 이경재 의원은 8일 국회에서 열린 중진의원회의에서 “(등록금 인하 요구) 촛불시위에 학생들은 줄어들고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일반 시민단체 등 (2008년) 촛불시위 때 나왔던 세력들이 점점 가세하는 걸 보면 등록금을 핑계로 삼은 선동적 정치로 가고 있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어 “이것은 대선, 총선을 앞둔 정략적이고 정치적인 집회이며 이데올로기적인 전쟁으로 끌고 가고 있지 않나 걱정이 된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어제 이정희 민노당 대표 연설을 들으면 장학금을 늘리거나 일자리 창출을 위해 뭘 덜어주는 것은 필요가 없고, 결과적으로 통계적 수치가 반영되지 않으면 그것(등록금 인하)은 이루어질 수 없다는 선언을 했는데 대학생 일부가 그런 논리로 촛불시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국회에서 실질적인 부담 완화를 위한 조치들이 나올 수도 있고 나와야 되겠지만, 그런 수치에 도달하지 않으면 인정하지 않을 것이고 계속 이념 투쟁의 고리로 활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이경재, 촛불 끄려는 ‘색깔 발언’

지금 촛불시위는 겉으로 등록금을 명분으로 내걸지만 실상은 내년 총선·대선을 앞둔 진보 진영의 정치공세로 변질됐다는 주장이다. 이는 대학생과 학부모의 현실적인 고민 분출을 좌우 대결로 가르고, ‘이념 투쟁’ 문제로 치환하려는 목적으로 보인다. 민생 문제에 사실상 색깔론을 덧칠한 것이다.

배경은 촛불시위 확산에 대한 경계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안형환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을 통해 “대학생 등록금 문제를 핑계로 정치투쟁으로의 변모를 계획하고 있는, 꾀하는 사람이 있다면 용납할 수가 없다. 이것은 순순히 대학생들의 등록금 문제”라고 밝혔다.

미국산 쇠고기 반대 촛불시위가 현 정부에 대한 ‘총체적 반대’로 이어진 전례가 있는 만큼 등록금 촛불시위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한 소장파 의원은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한 번 데었는데 촛불을 보니 또 덜컥 겁이 날 수도 있다”며 “촛불집회의 과도한 정치화를 비판할 수는 있겠지만 지금 해야 할 일은 좋은 등록금 정책을 제시해 국민들의 마음을 사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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