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LL 정쟁’ 여야 성적표 10 : 0… 민주, 새누리에 사실상 완패

2013.07.30 06:00 입력 2013.07.30 09:20 수정

‘10 대 0.’

지난달 검찰 수사결과 발표 이후 시작된 서해 북방한계선(NLL) 정국과 29일 국가정보원 국정조사가 재개된 시점까지 새누리당과 민주당 간 부닥쳤던 정국 주도권 다툼의 결과다. 사실상 민주당의 완봉패라는 것이 정치권 평가다. 전략 부재, 무력한 지도부 리더십, 친노무현(친노) 세력의 강경론은 번번이 새누리당 역공에 꺾였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오른쪽)가 29일 국회 당 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자료를 보며 생각에 잠겨 있다. | 정지윤 기자

민주당 김한길 대표(오른쪽)가 29일 국회 당 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자료를 보며 생각에 잠겨 있다. | 정지윤 기자

■ 민주당의 ‘10전 10패’

NLL 논란 동안 문재인 의원의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원본 열람’ 주장, 국정원의 회의록 공개 및 “NLL 포기 맞다” 성명 대응 실패, 새누리당의 회의록 사전입수 의혹 이슈화 실패, ‘귀태’ 막말 파문, 새누리당에 발목 잡힌 김현·진선미 의원 국조특위 사퇴, 회의록 실종, 뒤통수 맞은 회의록 실종 검찰 고발, 선점당한 NLL 종식 선언과 여야 대표회담 제안, 결국 비공개에 합의한 국정원 기관보고 등이 민주당의 10전 10패로 꼽힌다. 번번이 주도권을 놓치거나 한 수 앞을 못 본 강경론으로 양보를 거듭한 사안들이다.

검찰은 지난달 14일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불구속기소했다. 국정원 불법 정치개입이 확인된 수사결과였다.

지난달 20일 국회 정보위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은 국정원 회의록을 단독 열람하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 포기 발언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17일 민주당 박영선 의원이 “노 전 대통령의 NLL 포기 논란은 국정원과 새누리당이 짠 시나리오”라고 주장한 것을 빌미 삼았다. 국정원 정치개입 정국이 순식간에 NLL 정국으로 전환된 것이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하루 뒤 최고위원회의에서 ‘선(先) 국정조사·후(後) 회의록 공개’를 제안했다. 그러나 반나절도 안돼 문재인 의원은 블로그를 통해 “정상회담 회의록 공개를 제의합니다”라고 반격했다. 그러자 국정원은 사흘 뒤인 24일 2급 비밀문서이던 회의록 전문을 일반문서로 재분류한 뒤 전격 공개했다.

‘NLL 정쟁’ 여야 성적표 10 : 0… 민주, 새누리에 사실상 완패

논란 끝에 여야는 지난 2일 국회 본회의에서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등 자료 제출 요구안’을 의결했다. 같은 날 시작된 국정원 국조특위는 ‘민주당 김현·진선미 의원 특위 제척’을 주장하는 새누리당 공세로 10여분 만에 파행됐다. 민주당도 새누리당 정문헌·이철우 의원의 사퇴를 촉구했다. 정문헌·이철우 의원이 며칠 뒤 국조특위에서 물러나면서 파행 책임론은 거꾸로 민주당을 향했다. 김현·진선미 의원이 자진사퇴하면서 국조특위는 재개됐지만 이미 보름을 허비한 뒤였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 홍익표 전 원내대변인의 ‘귀태’ 발언으로 민주당은 막말 논란에까지 휩싸였다.

지난 22일 정상회담 회의록 실종이 확인되면서 NLL 논란은 엉뚱한 ‘사초(史草) 증발’ 정국으로 전환됐다. 민주당은 막다른 골목에 몰렸고, 건건이 새누리당의 물타기·시간끌기 전략에 말려들며 점점 수렁으로 빠졌다.

지난 24일 김 대표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정쟁 종식을 제안했지만 다음날 새누리당은 정상회담 회의록 실종 사건을 검찰에 단독 고발, 이마저도 일축했다.

■ 당 내부는 부글부글

민주당은 분노와 자괴감으로 뒤엉켜 내홍을 겪고 있다. 이날 양승조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양보에 양보를 거듭해온 민주당은 더 이상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목희 의원은 페이스북에 “지금 민주당 모습이 답답하고 부끄럽다. 참으로 아프다”라고 썼다. 신경민 최고위원은 TBS 라디오에서 “국정원 기관보고 비공개는 대단히 만족스럽지 못한 협상”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여야 대표회담 대책을 지도부에 물었지만 모두 묵묵부답이었다고 한다. 김 대표는 이어진 공개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민주당이 하나로 뭉쳐 제대로 역할을 해야 할 때”라고 말한 뒤 입을 닫았다. 김 대표 발언은 약 30초에 그쳤다.

추천기사

바로가기 링크 설명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