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닫고… 문 닫고… 세월호에 멈춘 여의도

2014.04.22 21:46

정치인들, 식사 약속 줄줄이 취소·SNS 활동 중지

토론회 등 각종 모임 연기… 선거 홍보문자도 ‘뚝’

새누리당 ㄱ 의원은 이번주 잡혀 있던 점심과 저녁 약속을 모두 취소했다. 술을 마시지 않더라도 여러 명이 모이는 밥자리 자체가 부담스러워졌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ㄴ 의원은 점심을 주로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보좌진과 피자를 시켜 먹고 있다. 국회 앞 식당은 한산해진 반면 국회 구내식당 이용객은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세월호 침몰사건 이후 여의도의 달라진 풍경이다. 정치인은 술자리는 물론 점심, 저녁 약속까지 대부분 취소했다. 평소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활용도가 높았던 국회의원들은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끊었다. 출판기념회와 토론회 등 각종 모임도 줄줄이 연기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ㄷ 의원은 평소 트위터에 하루에도 몇 건씩 쉴 새 없이 글을 올렸지만 침몰사고가 난 16일 이후 활동을 중지했다. 최근 트위터에 격정적 글을 수차례 게재했던 새누리당 한 중진 의원도 16일 “그들의 생존을 기도합시다”라는 글을 끝으로 트위터에서 사라졌다.

정치 일정이 올스톱되면서 국회를 찾는 단체 참관도 거의 취소되고 있다. 국회 관계자는 22일 “27개팀이 오늘 방문키로 했으나 17개팀이 취소했다”며 “교육청에서 단체 활동을 자제하라고 지시한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4일과 29일 4월 임시국회 본회의가 예정돼 있지만 정부 부처 공무원과 민원인의 발길도 뚝 끊겼다. 국회 정론관에서 하루종일 이어지던 여야 의원들의 브리핑도 사라졌다. 각 당 대변인의 세월호 침몰사고와 관련된 공식 브리핑만 간혹 있을 뿐이다. 6·4 지방선거와 관련해 기자들에게 오던 하루 평균 수백개의 문자메시지와 e메일도 없어졌다.

국회의 각종 모임도 대부분 취소됐거나 연기되고 있다.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은 이날 열기로 했던 ‘통일경제교실’ 강연을 취소했다. 같은 당 손인춘 의원도 이날 개최키로 한 ‘인터넷 게임중독 대토론회’를 연기했다. 같은 당 이노근 의원은 24일로 예정된 ‘조경산업진흥법 제정을 위한 공청회’를 미뤘다. 김상민 의원은 29일 잡혀 있던 출판기념회를 무기한 연기했다. 새정치민주연합도 마찬가지다. 배재정 의원은 23일 예정된 출판기념회를 미뤘다. 전순옥 의원도 24일 개최 예정이던 ‘패션 한류 토론회’를 연기했다.

여야의 친목모임인 ‘우리 차를 사랑하는 국회의원 모임’도 무기한 연기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한반도 생태통일 포럼’ 행사는 화환을 사절하고 테이프 커팅식도 건너뛰었다. 새누리당 한 초선 의원은 “지금은 숨만 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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