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서 여당 깃발’ 이정현, 새누리 의총도 빠진 채 연이틀 지역 돌며 인사

2014.08.01 22:34 입력 2014.08.01 22:36 수정

“노코멘트.”

7·30 재·보궐선거를 통해 하룻밤 새 ‘스타’가 된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56)은 1일 박근혜 대통령 축하 인사를 언제 받았느냐는 물음에 짧은 한마디와 미소로만 답했다. 이날 하루 동행취재에 나선 기자에게 대통령과의 일이니 말할 순 없지만, 축하를 받았다는 긍정 표시를 건넨 것이다. 슬쩍 청와대 홍보수석을 그만두고 나올 당시 ‘경질된 것이냐’고 찔러보니 “고향 호남을 위해 일하고 싶어 스스로 택했다”고 했다.

7·30 보궐선거에서 승리한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왼쪽)이 1일 순천시 승주읍 시가지에서 지지자에게 감사인사를 하고 있다.  순천 | 나영석 기자

7·30 보궐선거에서 승리한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왼쪽)이 1일 순천시 승주읍 시가지에서 지지자에게 감사인사를 하고 있다. 순천 | 나영석 기자

이틀째 자신을 ‘여권의 영웅’으로 만들어 준 순천과 곡성 곳곳을 당선사례를 위해 누비면서 다리는 팍팍하게 저려왔지만, 그럴수록 지금이 짧은 여름밤의 꿈이 아니란 실감에 얼굴엔 웃음이 번졌다. 선거 도중 논란이 일었던 ‘예산 폭탄’을 언급하며 호남예산을 지원받으려면 국회 예결특위에 들어가야 하지 않느냐고 했다. “아직 국회에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에 말할 수 없다”는 원론이 답으로 돌아왔다. 새누리당은 이날 이 의원을 국회 예결특위에 배치했다. ‘김무성 대표와의 불편한 관계는 어떻게 해소할 것이냐’ ‘세월호특별법 지지 여부’ 등 민감한 정치적 질문에는 “서울(국회)에 올라가 봐야 판단할 수 있다”며 답변을 피했다.

이 의원은 이날 오전 10시30분 순천시 조례동 새누리당 전남도당 사무소에서 ‘7·30 보궐선거 해단식’을 했다. 해단식에는 지지자는 물론 순천지역 유력 인사들도 대거 참석했다. 지난 6월30일 출마 선언 당시 먼발치에서 그의 ‘예산 폭탄 세례’ 공약을 지켜보기만 하던 이들이 이날 모습을 비친 것이다. 이 의원은 인사말에서 “잊지 않겠다” “고맙습니다”를 수차례 강조했다.

이어 오전 11시쯤 주민들에게 당선인사를 하기 위해 선거 기간 내내 쓰던 유세차량에 올랐다. 차량이 과속 방지턱을 지날 때 엉덩방아를 찧기도 했다. 차량은 어느새 복숭아와 복사꽃이 유명한 순천 월등면에 들어섰다. 한 복숭아 과수원 원두막에서 만난 장모씨(76)는 이 의원에게 공직에 있는 자신의 아들을 소개했다. 승주읍 시가지에서 만난 박병구씨(78)는 “이 의원이 공약한 ‘예산 폭탄 세례’를 듣고 친지들과 함께 지지키로 결정했다. 결과를 지켜보겠다”고 했다.

이 의원은 오후 2시30분 고향인 곡성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해단식에 참석한 뒤 당선사례를 이어갔다. 주민 수백명이 찾아와 ‘이정현’을 연호했다. 이 의원은 “초심을 잃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새누리당은 이틀째 이 의원을 ‘대표 얼굴’로 치켜세우며 축제 분위기다. 김무성 당 대표는 이날 오전 의원총회에서 “이정현 의원의 당선은 정말 큰 의미를 갖는 승리였다”며 “13대 총선 때 소선구제로 전환된 이후 26년 만에 새누리당이 전남에서 당선됐다”고 말했다.

정작 이 의원은 의총에 불참했다. 이날 의총은 새누리당 소속 재·보선 당선자 11명의 상견례를 겸한 것으로, 불참자는 이 의원이 유일했다. 의총 사회를 맡은 박창식 원내부대표는 “이정현 의원이 오늘도 자전거를 타고 곡성과 순천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다음주 의총에 정중히 인사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이 의원에 대한 ‘공개 찬사’도 쏟아졌다. “감히 선거혁명이라 평가하고 싶다”(민현주 당 대변인), “혁명이라고 열 번을 불러도 모자란다”(이인제 최고위원), “위대한 정치의 역사적인 순간”(홍문종 의원) 등 표현도 다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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