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1 개각

최경환 등 총선 출마길 터주며 ‘진박’ 위주 여당 재편 본격화

2015.12.21 22:56 입력 2015.12.21 22:59 수정

박 대통령 ‘총선용 2차 개각’

당정 장악 옥죄기…친박 결집으로 당내 공천경쟁 대비

유일호·강은희 등 ‘충성파’ 내각 배치 레임덕 차단 뜻도

박근혜 대통령은 21일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4·13 총선 출마를 희망하는 5개 부처 장관을 교체했다. 지난 10월 ‘총선용 1차 개각’에 이어 두 달여 만에 ‘총선용 2차 개각’을 단행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이번 ‘12·21 개각’을 통해 충성파 정치인들과 관료들을 발탁했다. 집권 4년차 국정 장악력을 높이고 레임덕을 막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신임 장관 내정자 5명(정치인 2명, 관료 2명, 학자 1명) 중 그간 예상을 벗어난 깜짝 인사는 없었다.

총선으로 촉발된 개각이지만, 청와대는 이참에 집권 4년차 당정 장악력을 죄겠다는 계산을 하는 것 같다. 특히 박 대통령 최측근인 최 부총리를 새누리당으로 돌려보내는 것은 비주류들이 다수인 여당 지형을 친박 위주로 재편하겠다는 의도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최 부총리를 중심으로 친박을 결집시켜 당내 공천전쟁에 대비하고, 궁극적으론 20대 국회 여당을 ‘진박’(진짜 친박) 의원들로 채우겠다는 계산을 청와대로선 할 법하다.

<b>시·군 자치구 의장 초청 오찬</b> 박근혜 대통령이 21일 오후 청와대에서 전국 시·군자치구의회 의장들을 초청해 오찬을 함께하면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시·군 자치구 의장 초청 오찬 박근혜 대통령이 21일 오후 청와대에서 전국 시·군자치구의회 의장들을 초청해 오찬을 함께하면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황우여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도 내년 4월 총선에 당선된다면 여당 내 진박 역할을 할 인사들이다.

이와 함께 박 대통령은 충성파 정치인(유일호 부총리 겸 기재부, 강은희 여성가족부 장관 내정자)과 관료(홍윤식 행자부, 주형환 산업부 장관 내정자)를 발탁해 내각 장악력을 높이겠다는 뜻도 드러냈다. 특히 최 부총리에 이어 유 내정자까지 연속해서 ‘친박 정치인’을 경제 수장으로 임명한 데서, 박 대통령의 이런 의도가 드러난다. 박 대통령은 총선용 1차 개각에 포함됐던 유 내정자를 두 달여 만에 단행된 개각에 다시 포함시키는 무리수까지 뒀다. 강 내정자도 새누리당 역사교과서개선특위 간사로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 전면에 나서는 등 충성심을 증명했다.

관료 발탁은 전문성을 감안한 것이지만, 부처 사기 진작 등 집권 4년차에 느슨해지기 쉬운 공무원 조직 장악력을 높이겠다는 계산도 엿보인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으로 내정된 이준식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를 두고, 청와대는 교육계뿐 아니라 현 정부 정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것이 발탁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비판도 적지 않다. 총선을 위한 정치적 개각이라는 이번 개각 성격은 그대로인 데다, 최 부총리와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 경제부처 장관들을 한꺼번에 바꾸는 것은 경제위기 관리나 정책 일관성 차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최근 청와대와 여권이 ‘국가 비상사태’라며 경제위기를 부각시켰던 것과도 모순된다.

박 대통령은 이날 전국 시·군자치구의회 의장 226명과 가진 청와대 오찬에서도 쟁점법안 처리를 촉구하면서 “눈앞에 위기의 파도가 밀려오는데 손발이 묶여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할 수 있는 일도 못해서야 되겠느냐”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22일 국무회의에서 개각 의미 등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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