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5일 “검찰이 저와 가족들 계좌를 확인했다는 통보서가 계속 집에 쌓이고 있다”며 “이제 와서 문제 있는 것처럼 얘기하는 것은 쇼라는 게 제 생각”이라고 말했다. 검찰이 이 대표가 자택에 보관 중이던 현금 흐름을 확인하려 가족 계좌를 수사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격한 어조로 방어에 나선 것이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해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내 계좌와 가족 계좌는 얼마든지 확인하라’고 공개 발언했고, 그걸 근거로 검찰이 저와 가족들 계좌를 수차례 확인했다”며 “이런 식으로 계좌를 털다 보면 계좌가 다 닳아 없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검찰이 최근 자신과 가족들 계좌를 들여다보고 있다는 기사가 나온 데 대해 “연기도 적절히 해야지, 연기 능력도 엉망”이라며 “검찰이 수사를 해야지 쇼를 해서야 되겠냐”고 했다. 그는 “이게 문제인 양 쇼하는 것은 검찰 조직 자체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발언 후 비공개회의에서 “답답한 마음에서 말을 했는데 잘 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고 김의겸 민주당 대변인이 최고위 후 기자들에게 전했다. 검찰이 이 대표 최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정진상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을 구속한 데 이어 자신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하자 심경을 표출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특별위원회는 이날 입장문에서 “검찰의 낙인찍기, 망신주기 수사가 도를 넘었다. 피의사실 공표를 멈추지 않고 있다”며 “서울중앙지검 관련 검사들을 공무상 비밀누설죄로 경찰에 고발 조치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