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주 ‘막말’ 논란에 사과한 민주당…당 주류, 강성 당원들은 ‘응원’

2024.07.03 17:11 입력 2024.07.03 17:13 수정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일 성일종 국회 국방위원장이 개의를  취소한 가운데 국방위 회의실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일 성일종 국회 국방위원장이 개의를 취소한 가운데 국방위 회의실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전날 ‘해병대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 외압 의혹에 관한 특별검사법’(채 상병 특검법)의 국회 본회의 상정이 불발된 계기가 된 김병주 민주당 의원의 발언을 두고 3일 원론적인 사과를 내놨다. 강성 당원들의 호응 속에 당 의원들의 거친 발언이 끊임없이 논란이 되고 있는 점은 문제로 지적된다.

박찬대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3일 국회 본회의에서 “어제 대정부질문 등에 있었던 여러 공방 중에 우리 당 의원의 거친 언사에 유감을 표하는 바”라고 말했다. 그는 “대정부질문이 파행된 것에 대해 안타깝고 안타깝게 생각하고 유감”이라며 “서로 입장이 달라도 상대를 존중하고 거친 언사보다 정제된 모습으로 국회 운영에 임할 수 있길 바란다”고도 했다.

전날 본회의에서 김 의원은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질문하던 중 “정신 나간 국민의힘 의원들은 논평에서 한·미·일 동맹이라고 표현했다”고 말해 여당 의원들의 강한 반발을 샀다. 수차례의 고성과 막말이 오가면서 회의는 멈춰섰고, 속개도 불발됐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까지 막말 논란을 ‘반일 프레임’으로 반격하는데 집중했다. 박 직무대행은 최고위원회의에서 “호시탐탐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일본과 우리가 동맹 맺을 일이 있는가”라며 “독도를 일본에 넘겨주자는 건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국민의힘이 김 의원을 제명시키겠다고 하던데, 그럼 ‘쥐약먹은 놈들’이라 말한 윤 대통령도 제명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는 전날 ‘채 상병 특검법’ 본회의 상정 불발의 책임을 여당에 돌리고, 정부·여당에 대한 반대 여론에 불을 지피려는 취지로 해석됐다. 다만 이날 본회의를 개의해 ‘채 상병 특검법’을 신속히 상정해야 하기 때문에 입장을 바꿔 사과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박 직무대행의 사과로 막말 논란에 따른 국회 파행은 일단락됐으나, 거칠어지는 민주당 의원들의 발언은 문제로 지적된다. 최근에도 막말 논란이 잇따랐지만 당내에서 이를 문제삼지 않는 분위기가 강해졌다는 평가가 많다. 양문석 의원은 같은당 우상호 전 의원에게 “맛이 갔다”, 기자들을 향해선 “기레기”라고 해 논란이 됐지만 당 차원의 경고는 나오지 않았다.

여기에는 강성 당원들의 입김이 세지는 당 분위기가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이 ‘당원 중심 정당’을 표방해 당 시스템 손질에 나서면서 보다 강한 메시지로 강성 당원들에게 소구하려는 의원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가 내부의 자성 등 ‘제어 장치’ 작동을 막는다는 의견이 나온다.

김 의원의 경우에도 이번 논란이 오히려 호재가 될 분위기다. 김 의원은 최근 당 최고위원 경선에 출마했는데, 민주당 강성 당원들이 모인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김 의원을 두둔하며 “최고위원으로 밀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당의 다른 의원들도 그를 옹호하는 메시지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연이어 띄웠다. 김 의원도 논란이 된 이번 본회의 발언 영상을 유튜브에 올려 홍보했다.

당내에서는 다음달 열리는 전국당원대회와 맞물려 이런 분위기가 더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당대표와 최고위원, 시도당위원장 등의 예비경선과 본경선에서 권리당원의 표심을 대폭 반영하는 룰을 새로 설정했기 때문이다. 한 의원은 “대의원들과 달리 강성 당원들에게 소구하려면 공개석상에서의 ‘센 발언’이 중요해질 것”이라며 “어느 정도로 발언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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