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실험 임박했다는데… 국방장관은 사우디 출장 중

2013.02.05 22:21 입력 2013.02.05 22:58 수정

청와대 임기말 치적 쌓기 논란

북한의 3차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상황에서 김관진 국방장관이 해외로 출장을 떠났다. 사안의 시급성보다는 임기말 치적을 쌓기 위한 청와대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여론이 들끓자 김 장관은 일정을 단축하고 급히 귀국길에 올랐다.

국방부는 5일 “김 장관이 5일부터 7일까지 한·사우디아라비아 국방협력 증진을 위해 사우디아라비아를 공식 방문 중”이라며 “김 장관은 5일 살만 빈 압둘 아지즈 왕세제 겸 국방장관과 회담을 갖고 양국 정부 간 국방협력협정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의 공식 출장일정은 5~7일 3일간이었다. 하지만 김 장관의 외국 체류기간은 이보다 이틀 더 길게 잡혀 있었다. 김 장관의 일정은 한국시간으로 4일 밤 사우디아라비아로 출발했다가 8일 새벽 한국으로 돌아오기로 돼 있었다.

북한 핵실험이 언제 실시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안보부처 수장이 자리를 비우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현 정부가 사우디와의 협정을 치적으로 만들기 위해 무리한 일정을 밀어붙였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 장관은 살만 장관에게 이명박 대통령의 친서도 전달했다.

군 관계자는 “이번 협정은 한 달 뒤 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이라며 “현 정부 내 협정을 완료하기 위해 이런 일정을 만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사업부문 얘기도 나올 텐데 방산보다는 도로 등 다른 부분이 더 큰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굳이 국방장관이 가지 않아도 됐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지금까지 외국과 맺은 국방협력협정은 27차례인데 국방장관이 가지 않은 경우도 많았다. 국방부 관계자는 “현 정부 (임기) 내에 했으면 좋겠다는 것이 우리뿐 아니라 사우디 측 뜻이기도 했다”면서 “또 국방장관을 겸하고 있는 왕세제와 격을 맞추기 위해서는 우리도 국방장관이 가야 했다”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자신의 출장을 둘러싸고 논란이 계속되자 국방협력협정 체결식을 마치고 바로 귀국하기로 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직항편이 없어 경유편을 급히 구했다”며 “김 장관은 6일 오후에 귀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장관이 자리를 비우면서 6일 열리는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서는 정승조 합참의장이 북한 핵실험 상황을 보고할 예정이다. 국방위 민주통합당 간사인 안규백 의원은 “이런 위중한 상황에 어떤 이유에서든 장관이 자리를 비웠다는 것은 부적절한 처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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