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계자 김정은’ 대내외 천명… ‘체제 안착’ 속단 일러

2010.09.28 22:16 입력 2010.09.28 22:53 수정

軍을 통한 후계 작업… 김정은 업적만들기 돌입

어린 나이·경험 부족·짧은 과도체제 ‘불안’ 잠재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8일 셋째 아들 김정은에게 ‘인민군 대장’ 칭호를 부여한 것은 북한이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3대 권력 세습으로의 공식 절차에 들어갔음을 대내외에 천명한 것을 의미한다. 김정은이 공식 후계자로 선포될 것으로 예상되는 2012년을 앞두고 공식적인 후계자 수업을 밟게 하겠다는 것이다. ‘사회주의적 군주제’ 국가인 북한에서 3대 세습은 불가피한 선택일 순 있지만, 대내외 변수가 많아 ‘김정은 체제’의 안착 여부에 대해선 예상하기가 쉽지 않다.

‘후계자 김정은’ 대내외 천명… ‘체제 안착’ 속단 일러

◇ ‘김정은 대장’ 의미 = 김정은이 ‘인민군 대장’ 칭호를 받은 것은 후계 공식화의 서막이다. 북한의 대외 발표에서 ‘김정은’이란 이름이 들어간 것이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서다. 북한으로선 김 위원장의 건강 상태가 양호하지 못한 상황에서 후계 구도를 조기에 구축해 체제 안정성을 확보하겠다는 의미를 가진다. 북한이 김정은의 지도력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외부 시선을 불식시키기 위해 김정은의 후계자 지위를 조기에 알렸다는 풀이도 있다.

20대 후반의 젊은 나이에 군 경험이 전무한 김정은이 ‘인민군 대장’의 지위에 올랐다는 것은 군을 통한 세습작업이 이뤄질 것임을 시사한다. 북한이 지난해부터 찬양 노래 등을 통해 김정은을 ‘청년대장’ ‘김대장’ 등으로 표현한 것과 궤를 같이하는 측면도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이 김정은을 ‘선군 지도자’로 내세우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김정은의 고모인 김경희 당 경공업부장, 고모부인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의 측근인 최룡해 전 황해북도 당비서를 인민군 대장에 올린 것은 ‘믿을 수 있는 사람들’을 통해 김정은을 보위토록 배려한 측면이 강하다. 이는 북한의 ‘선군 정치’ 기조가 향후에도 계속될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다.

◇ 김정은의 역할과 후계자 수업은 = 김정은이 인민군 대장 칭호를 부여받으면서 그의 후계작업은 군이 중심 무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당대표자회를 통해 당 중앙군사위원 등 군 관련 분야에서 당의 공식 직함을 받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를 통해 북한 체제를 떠받치는 군에서 리더십을 발휘하고 군권을 장악해 종국에는 최고사령관의 지위에까지 오르는 궤적을 밟을 것이란 관측이다.

이렇다 할 성과가 없는 김정은의 업적을 만들어주겠다는 김 위원장의 포석도 엿보인다. 김정은이 김 위원장의 아들이어서가 아니라 능력이 있기에 후계자가 됐다는 점을 주민들에게 심어줘야 하는 것이다. 경제 분야는 북한이 ‘사회주의 경제’ ‘자력갱생 경제’를 내세우지만 현 경제 상황은 극도로 열악하고, 수년 내에 인민의 먹는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는 확신도 어렵다. 북한 체제 안정을 위한 ‘숙원’인 북·미관계 개선 등 대외관계도 변수가 많아 성과를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결국 후계자 수업을 하면서 군 분야에서 업적을 낸 것으로 포장해 김일성 주석이 태어난 지 100년이 되는 2012년 ‘강성대국 건설 원년’을 맞이하겠다는 뜻이 작용했음직하다.

‘후계자 김정은’ 대내외 천명… ‘체제 안착’ 속단 일러

◇ 3대 세습 안착할까 = 김정은이 당대표자회를 거치면서 명실상부한 후계자로 떠올랐지만 전도는 안갯속이다.

북한은 지난해부터 국가 체제 정비에 나서 후계를 대비해왔다. 지난해와 올해 3차례 최고인민회의를 개최해 헌법 개정 작업을 완료한 것이나 44년 만에 당대표자회를 열어 당 조직 정비와 인적 개편을 단행하는 등 나름대로 계획적 준비를 해왔다.

하지만 후계 준비 작업이 과거와 비교할 때 짧다. 김일성에서 김정일로의 2대 세습에는 20년 이상이 걸렸지만, 김정은으로의 3대 세습은 5년이 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후계 작업이 ‘압축’ ‘속성’으로 진행되는 만큼 ‘김정은 체제’의 불안정성이 내연해 있다고 볼 수 있다.

김정은이 김 위원장처럼 국정의 전면에 나서기에는 어린 나이와 경험 부족이 한계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이 때문에 김정은의 직접적 통치보다는 당이라는 시스템을 통한 통치에 의존할 가능성이 많다는 전망이 나온다. 후계구도를 가시화하기 위해 44년 만에 당대표자회를 연 것도 그런 맥락에서 이해된다.

후계 문제를 촉발시킨 김 위원장의 건강 상태도 변수다. 김 위원장이 건강을 유지한다면 김정은의 불안한 리더십을 극복할 시간적 여유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다. 중국도 3대 세습에는 달가워하지 않지만 북한의 안정이라는 현실적 입장에서 김정은 체제의 안정적 정착을 위해 지지, 협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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