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첫 공식직함… 북 ‘3대 세습’ 가시화

2010.09.28 22:09 입력 2010.09.28 23:54 수정

‘대장’ 칭호… 김경희·최룡해도 부여

선군정치 유지·군 장악력 강화 의도

당 대표자회, 김정일 ‘총비서’ 재추대

북한이 ‘3대 권력 세습 체제’ 구축에 공식 돌입했다.

김정은 첫 공식직함… 북 ‘3대 세습’ 가시화

북한은 27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셋째 아들 김정은(28)에게 ‘인민군 대장’ 칭호를 부여한 데 이어 28일 노동당 대표자회에서 김 위원장을 당 총비서로 재추대했다.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권력 세습을 대내외에 공식 천명한 것이고, 세계적으로 전례가 없는 ‘3대 세습’ 절차를 밟기 시작한 것이다. 당대표자회에서 김정은에게 부여할 노동당 직함과 후계체제 가시화 이후 북한의 대외 관계에도 변화가 올지 주목된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새벽 “김정일 동지께서 27일 인민군 지휘성원들의 군사칭호를 올려줄 데 대한 명령 제0051호를 하달하셨다”며 “명령에는 김경희, 김정은, 최룡해 등 6명에게 대장의 군사칭호를 올려준다고 지적되어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의 대외적인 공식 발표에 김정은의 실명이 들어간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후계구도의 공식화를 의미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정은의 첫 공식 직함으로 인민군 대장을 부여한 것은 기존의 ‘선군 정치’를 유지하면서 군 장악력을 강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b>평양 개선문 광장 축하 행사</b> 북한 조선노동당 대표자회가 열린 28일 평양 개선문 광장에서 젊은 남녀들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노동당 총비서 재추대를 축하하기 위해 춤을 추고 있다. 이날 평양체육관 광장에서도 청년학생 경축무도회와 청년중앙예술선전대의 축하공연이 열렸다. |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평양 개선문 광장 축하 행사 북한 조선노동당 대표자회가 열린 28일 평양 개선문 광장에서 젊은 남녀들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노동당 총비서 재추대를 축하하기 위해 춤을 추고 있다. 이날 평양체육관 광장에서도 청년학생 경축무도회와 청년중앙예술선전대의 축하공연이 열렸다. |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조선중앙방송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하지 않은 나머지 인민군 대장 3명은 김경옥(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현영철(인민군 중장), 최부일(인민군 부총참모장)이라고 보도했다. 국방위원회는 별도의 ‘결정’을 통해 김정은 체제에서 군의 핵심이 될 것으로 주목받는 리영호 대장(인민군 총참모장)을 차수로 승진 발령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북한의 대외적인 공식 발표에 후계자 김정은의 이름이 들어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고 김정은 후계구도의 공식화를 의미한다”고 밝혔다. 그는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경희 당 경공업부장과, 매제인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최룡해 전 황해북도 당 책임비서에게 인민군 대장 칭호가 부여된 것도 후계체제의 안정적 구축을 겨냥한 포석”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당대표자회를 통해 김정은이 노동당 고위직에 오르는 등 후계체제가 조기 가시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당대표자회를 하루 앞두고 김 위원장이 김정은에게 대장 칭호를 부여한 것은 후계자의 공식화를 예고한 것”이라며 “당대표자회에서 김정은이 당 정치국 상무위원이나 위원, 비서국 비서 같은 고위직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b>평양 학생 악대 ‘기념 행진’</b> 북한의 제3차 노동당 대표자회를 하루 앞둔 27일 평양 도심에서 학생들이 당대표자회를 알리는 기념표지판 옆을 행진하고 있다. 44년 만에 열리는 당대표자회를 기념하기 위해 평양 곳곳에는 표지판과 현수막, 깃발 등이 설치됐다. 평양 | AP연합뉴스

평양 학생 악대 ‘기념 행진’ 북한의 제3차 노동당 대표자회를 하루 앞둔 27일 평양 도심에서 학생들이 당대표자회를 알리는 기념표지판 옆을 행진하고 있다. 44년 만에 열리는 당대표자회를 기념하기 위해 평양 곳곳에는 표지판과 현수막, 깃발 등이 설치됐다. 평양 | AP연합뉴스

북한 노동당은 이날 평양에서 열린 당대표자회에서 김 위원장을 당 총비서로 재추대했다고 조선중앙TV와 조선중앙방송이 전했다. 이들 매체는 “조선노동당 대표자회는 온 나라 전체 당원과 인민군 장병, 인민의 한결같은 의사와 염원을 담아 김정일 동지를 조선노동당 총비서로 높이 추대하였음을 내외에 엄숙히 선언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김일성 주석 사망 후 3년 동안의 ‘유훈통치’를 거쳐 1997년 10월 당 총비서로 처음 추대된 바 있다. 이들 매체는 그러나 당대표자회에 김 위원장이 참석했는지, 총비서 재추대 이외에 다른 어떤 결정이 내려졌는지 등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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