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상승세가 달갑지 않은 이재명···‘반개혁’ 몰아붙인 이낙연엔 '호재'?

2021.09.14 15:53 입력 2021.09.14 15:55 수정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오른쪽부터)와 이낙연 전 대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12일 강원 원주시에서 열린 강원지역 순회경선에서 투표 결과를 들은 뒤 연설회장을 내려가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오른쪽부터)와 이낙연 전 대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12일 강원 원주시에서 열린 강원지역 순회경선에서 투표 결과를 들은 뒤 연설회장을 내려가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상승세가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 ‘양강 구도’에 변수로 떠올랐다. 야권 대선 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 국면에서 이 지사쪽 개혁 성향 지지층을 흡수하며 이 지사의 ‘과반 득표’를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선투표에서 승부를 보려는 이 전 대표 입장에서는 그간 대립한 추 전 장관의 선전이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추 전 장관은 지난 4~5일 충청권 경선에서 누적 득표율 6.81%로 4위였다가 지난 11~12일 대구·경북·강원 경선과 국민·일반당원 투표를 거쳐 11.67%를 기록해 3위에 올랐다. 충청권 경선에서 54.72%로 대세론을 형성한 이 지사는 이후 경선에서 다소 주춤하며 51.09%로 과반에 턱걸이했다.

추 전 장관 상승세와 이 지사 주춤세는 상관 관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경선 초반 ‘명·추 연대’로 불린 두 사람의 지지 기반을 보면 개혁 성향 지지층이 겹치기 때문이다. 이 지사 캠프 관계자는 14일 기자와 통화하면서 “지지자들은 이 지사와 추 전 장관 모두 ‘강하게 개혁할 사람’으로 인식한다”고 말했다.

추 전 장관이 장관 시절 대립한 윤 전 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에 상대적으로 강한 목소리를 내면서 이 지사의 개혁 지지층을 흡수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지사 캠프의 핵심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추 전 장관이 결과적으로 윤 전 총장을 키웠다는 비판이 있었지만, 고발 사주 의혹을 보며 우리 지지자들이 ‘추미애가 옳았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고 말했다.

이 지사의 초반 대세론 형성이 추 전 장관 상승세에 기여했다는 시각도 있다. 개혁 지지층이 초반에는 윤 전 총장과 이 전 대표에 맞설 수 있도록 이 지사를 ‘확실한 1위 만들기’에 전략적으로 집중했다면, 이제는 이 지사가 안정적 1위를 확보했기에 추 전 장관을 찍을 여력이 생겼다는 설명이다. 추 전 장관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심정적으로 추 전 장관을 지지하지만 머리로는 이 지사를 찍던 지지자들이 추 전 장관에게 넘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흐름은 이 지사에게 긍정적이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선 최우선 목표인 ‘과반 득표 달성’을 위협할 변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지사 측은 과반 득표에 실패해 1·2위 후보간 결선투표로 가면 네거티브 공방이 심화돼 본선에서 ‘원팀’이 어려울 것으로 우려한다. 반면 결선투표에서 승부를 보려는 이 전 대표에게는 추 전 장관 상승세가 나쁘지 않다.

다만 추 전 장관 상승세가 최종적으로 이 지사에게 힘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 전 대표가 2위로 결선투표에 가더라도 추 전 장관 지지층이 이 전 대표를 지지할 가능성이 낮아서다. 추 전 장관은 검찰개혁 입법에 소극적이었다는 등의 이유로 이 전 대표를 ‘반개혁 세력’으로 비판해왔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결선투표로 간다면 추 전 장관 지지층의 60~70%가 이 지사를 찍을 것”이라며 “다만 결선투표를 없애는 게 목표인 이 지사 입장에서 추 전 장관의 최근 선전이 달갑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지사 측은 개혁 지지층이 두텁게 형성돼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 지사 캠프의 또다른 핵심 의원은 통화에서 “이 지사와 추 전 장관 지지율을 합하면 63% 가량”이라며 “개혁을 바라는 표심이 이 정도 나오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이 지사의 과반 득표가 어려울 경우 개혁 지지층이 이 지사에 다시 힘을 실어주는 전략적 판단을 하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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