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첫째주 활동을 마무리할 예정인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새 정부 출범 직후 추진할 정책과 국정 청사진을 속속 내놓고 있다. 코로나19 손실보상과 관련해 출범 직후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해 소상공인·소기업 551만곳에 피해지원금을 차등지급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한국형 녹색분류체계에 원자력발전소를 포함하는 방안을 공식화하고, 예술인 지원체계를 확충하는 등 환경·문화정책 관련 국정과제도 공개했다.

안철수 인수위원장은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기자회견장 브리핑에서 ‘과학적 추계 기반의 온전한 손실보상을 위한 코로나19 비상대응 100일 로드맵’을 발표하고 소상공인·소기업 551만개사가 2019년 대비 2020년과 2021년 입은 손실이 약 54조원으로 추계됐다고 밝혔다. ‘매출이 감소한 사업체에서 방역조치를 했던 시기에 발생한 영업이익 감소액’을 손실로 집계했다는 게 인수위의 설명이다. 인수위는 이 손실추계액을 바탕으로 2차 추경이 통과되는 대로 개별 업체의 규모와 피해 정도, 업종별 피해 등을 고려해 소상공인 피해지원금을 차등지원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후보 시절 공약이었던 ‘600만원 일괄 지급’은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인수위는 구체적 지원금액과 차등 기준 등은 새 정부가 출범 후 추경안 발표 때 내놓기로 했다.

현금지원과 함께 손실보상 제도도 개편한다. 손실보상금이 실제 손실보다 적고 영세소상공인에게 실질적 도움을 주기에 부족하다는 지적에 따라 올 1·2분기 소상공인 손실보상제의 보정률을 90%에서 100%으로 올리기로 했다. 현 50만원인 하한액도 인상할 계획이다. 자영업자 단체 등에서 소상공인 손실보상제가 시행된 지난해 7월7일 이전의 손실도 소급해 보상해야 한다는 요구도 있었지만 인수위는 소급적용이 어렵다는 결론을 냈다. 장상윤 인수위 코로나비상대응특위 정책지원단장은 “손실보상을 소급하려면 법을 개정해야 하고 소급을 한다고 해도 행정부담이나 자료가 남아있지 않은 문제로 확인이 어렵다”며 “그래서 피해지원금이라는 틀에 담아 실질적으로 소급보상의 목적을 달성하려고 제도를 짰다”고 말했다. 인수위는 소상공인 채무부담을 줄이기 위한 금융지원, 소득세·부가세·지방세 납부기한 연장, 세액공제 확대 등의 방안도 함께 내놨다.

인수위 사회복지문화분과는 이날 새 정부 환경분야 주요 국정과제를 발표하며 한국형 녹색분류체계에 원전을 포함하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했다. 녹색분류체계는 환경을 개선하는 재화·서비스를 생산하는 산업에 투자하는 녹색금융 투자 기준이다. 지난해 12월 확정된 한국형 녹색분류체계에는 원전이 포함되지 않았다.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이행을 위해 실현 가능한 탄소중립 달성 방안을 만든다. 윤 당선인 임기 내에 초미세먼지를 30% 줄이겠다는 목표 아래 화석연료 발전비중 축소, 무공해차 보급 확대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문화정책으로는 ‘코로나19로 붕괴된 문화생태계 복원과 문화산업 성장’을 제시하고 예술인들에게 2023년부터 매년 200호씩 공공임대주택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청년 예술인 창작준비금 지원 범위 확대, 예술인 사회보험 지원 강화 등의 계획도 내놨다. 콘텐츠진흥원 등 문화수출 지원기관을 ‘문화산업 분야 코트라’로 재편해 영세 콘텐츠기업의 해외수출을 지원하기로 했다. 인수위는 또 보이스피싱 범죄 대응을 강화하기 위해 유관기관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통합신고대응센터를 조기 설립하는 등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