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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전 경남지사는 28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내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며 출소 후 첫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는 ‘원조 친문재인계’ 정치인 김 전 지사의 역할론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 전 지사는 이날 배우자 김정순씨와 함께 봉하마을에서 권양숙 여사를 예방한 뒤 고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방명록에는 ‘대통령님께서 왜 그렇게 시민민주주의와 국민통합을 강조하셨는지 이제야 조금 알 것 같습니다. 남아있는 저희들이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보고 싶습니다. 사랑합니다, 대통령님’이라고 적었다.

김 전 지사는 참배 후 기자들과 만나 “왜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 대연정 제안까지 하면서 지지자들에게 비난을 받고 등 돌림을 당하면서까지 국민통합에 신경을 썼는지 우리가 다시 되돌아봐야 한다”며 “어느 정부가 개혁하더라도 정권이 바뀌면 사상누각이 되는 일들이 반복되는 것이 국가적으로 불행한 일”이라고 말했다.

김 전 지사는 앞으로 계획을 묻자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고 마지막에 저도 생각을 정리해서 기회가 되면 말씀드리겠다”고 말을 아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양산 사저 방문 계획을 묻자 “조만간 인사드리러 한번 가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앞서 김 전 지사는 전날 출소 후 약식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면은 저로서는 받고 싶지 않은 선물을 억지로 받게 된 셈”이라고 윤석열 정부에 쓴소리했다.

민주당 내에서는 한때 대선 잠룡으로 꼽혔던 김 전 지사가 모종의 정치적인 역할을 맡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김 전 지사가 이재명 대표의 대안이라는 확대 해석은 경계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전재수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전 지사를 “노무현 가문의 정치인”으로 규정하면서도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와 김 전 지사의 행보를 연결하는 것은 “굉장히 정치공학적”이라고 선을 그었다. 박주민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포스트 이재명이라기보다는 당의 유용한 인재로 쓰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신년 특별사면을 두고 받고 싶지 않은 선물 운운하는 김 전 지사의 모습은 우리 정치의 발전과 국민통합의 목적마저 퇴색시킨 채 실망마저 안겨줬다”며 “특별사면이 됐다고 해서 원죄가 사라진 것으로 단단히 착각이라도 하고 있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